사면에 바다를 접한 섬이고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보니 제주에는 많은 횟집이 존재하는데요. 많은 가게 중에서도 이름 있는 횟집은 따로 있는 법. 용출횟집 정도라면 아마 제주여행을 앞두고 가볼만한 횟집으로 한 두 번은 추천을 받아보셨을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주의 식당이 의례 그렇듯 낮 12시부터 시작해서 밤 9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영업을 종료하는 이 곳은 메뉴도 단출한 편입니다. 무게 단위로 몇몇 생선을 회로 팔 뿐이거든요. 물론 회와 탕, 튀김 등 코스로 나오니 풍성하게 맛볼 수는 있지만요.ㅎ
당일 미리 예약을 하고 6시쯤 30분쯤 도착한 용출횟집. 저희가 주문한 회는 황돔회였고 다양하지는 않지만 신선한 부찬이 조금씩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하더군요.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던 뿔소라와 뼈째로 얇게 썰려 나온 이름 모를 생선, 내장인 게우와 함께 얇게 썰려 등장한 전복, 기름 위에서 삶의 마지막을 불태우던 산낙지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살린 신선한 부찬, 쓰키다시(つきだし)들이었죠.
꼭꼭 씹어 가며 하나하나 맛보는 사이에 주인공인 황돔이 멋진 위용을 드러내며 테이블 위에 놓였습니다. 부위가 달라 색도 다른 것일 회와 그물처럼 묘한 무늬를 얹고 있던 황돔회. 천사채 같이 인위적이지 않은 플레이팅의 투박함이 좋네요.
초향을 풍기며 함께 나온 초밥과 함께 회를 맛보기 시작했는데요. 듣자니 제주에선 이렇게 초밥 위에 회를 얹어 먹는다고 하던데 마치 쌈처럼 싸 먹는 회가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이건 또 이것대로 맛있더라고요. 일본의 마끼와는 또 다른 초밥 쌈의 매력~ㅎ
이어서 고구마튀김과 옥돔 구이, 묽게 끓인 어죽과 맑은 탕까지 소박한 코스 요리들이 이어졌는데요. 고가의 재료인 황돔이지만, 과한 꾸밈없이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마 용출횟집의 전략인 듯하더군요. 이것저것 종류만 많고 막상 젓가락이 가지 않는 부찬들만 가득한 일반적인 횟집과 달리 꾸밈보다는 본연의 맛으로 승부할 것 같은 정갈함이 어쩌면 이 작은 횟집을 제주의 네임드 횟집으로 만든 게 아닐까 싶은데~ 기회가 된다면 꼭 경험해 보세요.^^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요.ㅎ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