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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의 일주일... 여행 예능에 데이트를 더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뻔한 판타지 연애기...

N* Culture/TV by 라디오키즈 2016. 6.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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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꿈틀거리는 예능 트렌드 변화 속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것 중 하나가 '여행' 트렌드입니다. 힐링 바람이 잠잠해졌고, 먹방을 위시로한 요리 예능이 시장을 지배하는 끝물에도 여행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은 이어지고 있는건데요. 꽃보다 시리즈부터 최근의 배틀트립까지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 예컨대 여행 자체에 집중하거나 무얼 먹거나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결이 달라지지만, 반복적인 삶에서 일탈을 꿈꾸는 대중의 동경을 풀어주는 여행 예능이 존재 의의를 갖게 된거죠.


이채로운 풍광과 현지인과의 데이트로만 해결하기엔 아쉽기만한 원정 로맨스담의 한계...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 중인 로맨스의 일주일은 어느새 세 번째 시즌을 이어갈 정도로 여행과 로맨스라는 키워드를 버무려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행을 가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집중해서 낯선 곳에서 가지고 되는 새로운 인연이 주는 설렘을 기본으로 깔고 이국적인 풍경과 문화를 양념처럼 흩뿌려 매시즌을 완성하고 있는데요.



연예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자유로운 공개 연예가 어려웠던 이들에게 낯선 곳에서의 두근두근한 데이트를 선물하고 그런 모습을 엿보면서 대리 만족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이 프로그램은 시즌 1에선 조여정과 한고은을 이탈리아로 인도해 이탈리아 남자와 네이티브 수준의 한국인과의 로맨스를 보여줬고, 시즌 2에선 지나와 예지원을 프랑스로 보내 우리말을 곧잘하는 프랑스 청년과 배우와 감독으로 활동 중이라는 프랑스 남자와의 만남을, 이번 시즌 3에선 한채아, 박시연, 김성은을 덴마크로 보내 현지에서 또 다른 특별한 만남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헌데 이런 설정은 조금만 깊이 들여다봐도 허수룩하더군요. 낯선 타국에서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현지인과 사랑에 빠졌다는 얘기는 주변에서 한 두번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고, 그런 이야기들이 로맨스의 일주일이라는 예능을 만들게 된 뿌리가 됐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여행일 때나 가능한 이야기. 미리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사전에 섭외된 기간 한정 연인과의 데이트라는 게 인식되는 순간 작품의 매력은 반감하기 시작합니다. 애초에 주변을 늘 따라다닐 제작진과 드론 카메라까지 밀착 촬영하는 와중에 진짜 연인들처럼 로맨틱해지는 게 가능할리 없다는 건 너무 당연하니까요. 그걸 다 감안해서 페이크 판타지 로맨스를 연출한거라면 할말은 없지만, 리얼리티를 표방한 방송이니 문제;;;




그나마 다행인 건 이 프로그램이 마냥 뻔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리얼리티가 아니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지만 않는다면(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주로 시청할 여성 시청자들의 로맨틱한 상상력을 반영한 스토리 텔링과 현지 풍경을 적절히 전하며 여행 예능으로의 미덕도 적당히 챙기고 있어 제법 볼만한 작품이긴 하거든요. 케이블답게(?) 가혹한 PPL의 향연이랄지 종종 악마의 편집 같이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고, 막상 다 보고나면 일주일 간 나눈 초고속 데이트로 싹튼 정에 이끌려 잘 풀려도 멀리 타국에 사는 남사친 하나 만들었다 그 이상으로 발전하기는 어렵겠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느껴지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이름처럼 로맨스가 품은 판타지의 힘에 기댄 작품이니 그만큼 감안하고 볼 수밖에요.



제작진들도 이런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인지 시즌 1, 2, 3로 넘어오면서 꾸준히 변신을 꾀하고는 있는데요. 특히 시즌 3에서는 반복적인 패턴으로 식상함이 빨리 찾아오는 데이트 모습을 재탕하는 대신 한채아의 로맨스남 찾기라는 추리물의 요소를 더해 로맨스남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을 따라가며 시청자의 흥미를 높이고, 이미 가정을 꾸린 박시연과 김성은을 감초처럼 투입해 공감하고 추억할 수 있는 여행쪽에 포커스해서 좀 더 다수가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여행물쪽에도 힘을 싣는 식이죠.



이런 변화구가 시청자들에게 잘 먹힐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만... 일단 일주일, 24 x 7 = 168시간이란 시간이 누군가에겐 또 어떤 상황 하에서는 로맨스가 시작되어 무르익을 만한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런게 가능하려면 역시 카메라와 제작진이 없어야 가능할거란 사실엔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잘 짜여진 드라마속 연애를 예능으로 녹여 판타지를 추구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뻔히 보이는 한계를 가진 이 예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네요.


[관련 링크 : 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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