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가 향한 곳은 부자피자였습니다.
이태원에서 한강진역에 한참이나 가까운 작은 피자집. 얼마전 2호점이 리움 미술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줄을 서지않고 먹을수 있지않을까라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2호점이란 곳을 찾은 건데요.
본점이라 생각하는 곳을 리뉴얼 중인것 같아서 아예 가게를 옮기고 있는 건지 정말 2호점을 따로 오픈한 건지는 알수 없었지만 혹시나 하던 걱정이 적중했더군요. 평알 낮에도 길게 늘어선 줄. 제게 부자피자를 소개해준 지인은 이곳이 두산의 박용만 회장이 트 위터에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던데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핫 플레이스이긴 한가봅니다.
웨이팅 시간을 물어보니 30분은 걸릴거라고 하더군요.-_-;;
뻔한 직장인의 점심시간. 30분이나 대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태원 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기다 들어간 곳이 바로 붓처스컷 이태원점.
이태원답게 할로윈 장식 몇개가 계절의 흐름을 말해주는 것 같더군요. 제법 아늑한 자리를 차지하고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세명이 함께였지만 소식하시는 여성 동지들과 함께였기에 햄버거 하나와 몬테크리스토. 사이드 메뉴로 맥앤 치즈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사실 햄버거와 몬테크리스토에는 뭔가 수식어가 붙어있었지만 기억이 잘 안나네요.-_-;;
그래서 이런 글은 갔다온 직후에 써야 하는 법인데...
아무튼 식전빵과 샐러드가 나오고 주문한 요리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는데요.
접시를 채우고 있는 버거의 위용은 거대하진 않았지만 패스트푸드의 빈약함과는 다른 묵직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죠. 나이프와 포크 없이는 감히 정복할 수 없는 위용이랄까요. 아니나 다를까 한차례 분해작업이 이뤄졌고 삼등분된 햄버거는 각자의 접시를 거쳐 흡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국산과 미국산 쇠고기를 섞어쓴다는 패티지만 뭐... 어느새 익숙해져버린 미국산이니.
말없이 처묵처묵했죠. 몬테크리스토는 다소 짰지만 녀석도 아구아구, 맥앤치즈 역시 간간히 포크를 휘두르며 적당한 스피드로 흡입을 끝내니 조금씩 접시가 비워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붓처스컷 이태원점에서의 호젓한(?) 식사가 마무리됐지만 마음의 짐은 여전하네요.
이번에 함께한 아낙들과 함께 부자피자에 가긴해야 할텐데... 점심을 노리는 건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 뭐 이 가을이 가고 새해가 찾아오기 전까지야 공략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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