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이냐 아니냐를 구분 짓는 포인트 중 하나가 식사 시간에 긴 줄을 늘어서는 행렬이 있느냐 없느냐 아닐까요? 대체로 긴 줄이 늘어서면 그 집의 음식맛은 일정 수준 보장되는 거라고 흔히 생각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거고요.
...하지만 줄을 선다고 꼭 그 집이 특출난 맛을 자랑하는 건 아니더군요.
한남동의 순천향대학병원 옆 냉면집인 동아냉면 한남점 이야기입니다. 얼마전이었죠. 전날 회식의 여운을 달래기 위해 동료들과 동아냉면을 찾았습니다.
저희가 들어갈때만 해도 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나올때 보니 얼추 20명은 되어보이는 긴 줄이 늘어서 있더군요. 냉면을 위주로 거의 단일 메뉴라고 해도 좋을 구성이니 자리 회전이 빨랐음에도 늘어선 줄. 이쯤되면 음식의 맛에도 기대가 커지기 마련인데요.
덕분에 선불로 돈을 치르고 나온 냉면을 받아들었을때 까지만해도 기대감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함께 주문한 만두 상태를 보니 기대감이 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왕만두라는 이름과 달리 조막만한 만두들은 마트에서 파는 냉동만두와 전혀 다를게 없었죠. 비주얼 뿐 아니라 맛도 참...;; 이게 한알에 1,000원하는 만두라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메뉴였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만두 주문은 비추.
그럼 만두를 넘어 당연히 이 집의 주력 메뉴일 냉면을 살펴볼까요?
제가 주문한 물냉면이 나왔습니다. 넓은 그릇에 살얼음과 함께 등장한 냉면에는 빨간 양념이 얹혀 있었는데요. 이곳은 물냉면이라고 해도 이렇게 양념을 더해 먹도록 하고 있더군요.
적당히 면발을 자르고 시식을 시작했는데요.
처음 마셨던 따뜻한 육수의 맛을 베이스로 양념이 더해진 맛이 입안에 전해지더군요. 하지만 여기서도 조금 실망. 일단 육수에서 필요 이상의 달콤한 맛이 느껴졌던게 마이너스였는데요. 설마 설탕으로 맛을 낸건 아니겠지만 외식하면 달고 짜게 먹을 수 밖에 없다는 정설을 다시 확인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 아쉬웠던 거죠.-_-
뭐 그렇다고 남기진 않았습니다. 깔끔하게 한그릇을 비워냈죠.
한가지 재밌었던 건 독특한 인테리어였는데요. 사장님이 미식 축구팬이신지 여기저기 관련 상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냉면과 미식 축구의 그 이질감이란...
안타깝게도 혹평 일색이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줄을 서는데는 이유가 있겠죠.
...제 입맛이 스탠다드에서 벗어나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러니 한번쯤 도전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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