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평소라면 갈일이 거의 없는 그곳, 강남역에 다녀왔습니다.
네이버에서 일련의 IT 블로거들에게 보낸 메일 때문이었는데요. IT 블로거 대상의 모임을 갖겠다는 내용과 함께 초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더군요.
행사의 정식 명칭은 네이버 블로거 토크.
초대장에 별다른 내용이 없긴 했지만 대개 이런 행사는 행사를 준비한 네이버가 뭔가 새로운 서비스나 정책에 대한 부분을 블로거들에게
브리핑하고 의견을 듣는게 일반적이라서 이번에도 2012년 네이버 블로그의 정책이나 서비스 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잘 살펴보고 오리라 마음먹고 강남역을 찾았는데요.
초대장을 받고 가보니...
막상 행사가 진행되는 나무와 카페에 들어서니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더군요. 점심 시간에 블로거들을 소집(?)한 만큼 식사가 나온 것까지는 일반적이었는데 일반적인 행사와 달리 네이버 직원들이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더라는 반전이 있었던 거죠.
대신 네이버 블로그를 쓰면서 불편했던 점이나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다는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어쨌든 블로거들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니 네이버 토크란 행사명에 부합은 하지만 다소 의외이긴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살짝 낭패스럽더군요. 아시다시피 전 티스토리에 뿌리를 둔 그들이 보기엔 변방의 블로거일테니 말이죠. 물론 제게도 네이버 블로그가 있긴 합니다. 새글 업데이트가 멈췄고 미러링으로도 쓰고 있지 않아 사실상 휴면 블로그라서 문제죠.^^;;
하지만 저 말고도 네이버 블로그를 그다지 활용하지 않는 블로거들이 현장에 많았는데요.
애초에 네이버 블로그를 쓰면서 느끼는 불편 뿐 아니라 IT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소회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유도하는 분위기였기에 멍석이 깔리자 블로거들의 이야기들이 술술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말하기보다 듣겠다는 네이버...
제일 먼저 이슈가 된건 네이버 외부 블로거에게 특히 민감한 검색 유입 증가 이야기였는데요. 얼마전부터 네이버를 통한 검색 유입이 늘어난 걸 느끼고 계신가요?
키워드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네이버 내부 블로그의 글이 우선 검색되고 티스토리 등은 몇 페이지 뒤로 밀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티스토리 블로그라고 해도 검색 결과 첫페이지에 걸리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검색 유입이 늘고 있는 건데요. 저만해도 이전에 비해 최소 몇천명 이상의 일방문자가 늘었죠.^^;; 네이버의 정책이 언제 또 뒤집힐지 모르겠지만 블로거라면 자신의 글이 더 많이 읽히길 바라는 만큼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그건 번외편이고 좀 더 본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IT 기기 리뷰를 많이하는 IT 블로거들의 니즈에 맞게 리뷰용 제품을 네이버가 직접 공급하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네이버 직원에게 나오더군요. 아마 그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고간 거겠죠.
IT 기기를 체험하고자하는 블로거의 니즈에도 맞고 업체와 블로거 사이에서 네이버의 활동에 따라 긍정적인 시너지가 예상되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였지만 800만을 넘는 네이버 블로거 중 IT 블로거들만해도 꽤 많을텐데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수량 확보는 가능할지. 이후 투명한 선발과 운영까지 네이버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는 아이디어인지라 섣불리 동의하기 어렵더군요.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며...
네이버가 이런 프로젝트를 잘 풀어준다면 블로고스피어 전체, 그리고 블로그 마케팅을 펼치는 관련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되겠지만 다수의 블로거가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듣자하니 네이버 블로거가 많았던 다른 테이블에선 네이버 블로그의 기능 개선 요청도 많았다는데 저희 테이블은 좀 더 큰 그림의 이야기 혹은 당장 네이버가 실현해주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흘러다녔죠.^^;;
저희 같은 IT 블로거 외에도 자동차 등 다른 카테고리 블로거 대상의 행사도 진행됐다고 하던데요. 그들은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냈을지 궁금했지만 그런 걸 차치하고라도 사용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겠다는 이번 블로거 토크는 네이버의 단순한 제스처 이상의 기대를 갖게하는 행사였습니다.
당장 네이버 블로그가 어떻게 바뀔지, 또 티스토리 등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 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자신의 주장을 펼친 블로거들의 이야기, 크게 의식하지 않고 던진 이야기 속에 담긴 블로거들의 생각을 꼼꼼히 체크했고 실행할 의지가 있다면 네이버 블로그가 좀 더 나은 서비스를 내년에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를 품어볼만 하겠죠. 내년에도 전 네이버 외부 블로거로 남을 듯 하지만 네이버의 행보 기대하고 지켜보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로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유혹해 주세요~
-_- 근데 네이버 블로그 특유의 분위기와 제 블로그와는 앞으로도 잘 안맞을거 같은데 어쩌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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