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이 등장했을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진 못했지만...
수잔 보일
(Susan Boyle).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레미제라블 속
I
Dreamed a Dream은 이 열정 가득한, 현실이 아닌 또 다른 꿈을 갈구하던 47세 여인의 지난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했다.
영국에서 펼쳐진 Britain's Got Talent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그녀는 공교롭게도 같은 영국 출신으로 스타 발굴
(?)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떨친 폴포츠의 뒤를 이어 제 2의 폴포츠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폴포츠 때의 열광적인 반응을 기억하지 못하는터라
(-_- 사실 그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게 거의 없다보니) 굳이 둘을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전문적인 가수가 꿈이라는 순진한 웃음의 47세 무직 여성.
그녀는 아직까지 결혼도 하지 않았으며 영국의 한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있단다.
추측컨데 그런 무료한
(?) 삶을 살아오면서도 그녀의 마음 속에는 가수라는 꿈 하나가 자라고 있었으리라? 역시 추측이지만 전문적인 음악 교육도 많이 받지는 못했으리라. 어쩌면 이런 자리에 서기까지 그녀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생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한 기회...
자신보다 젊고 예쁘고 더 재능있는 재주꾼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을 펼치는 이런 무대에 선다는게 쉬운 일이었을까. 무대 위에서 뽐냈던 그녀의 재기발랄함도 어쩌면 수많은 사람 앞에서 긴장을 감추기 위한 과잉 행동이었을지도. 허나 그녀는 기꺼이 무대 위를 선택했고 세명의 심사 위원 아니 그 뒤에 구름같이 운집한 관객들의 '저 아줌마 뭐야~~'란 시선을 애써 이겨내며 마이크를 쥐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설령 그 꿈이 당장은 다가가기 힘든 아니 영영 다가가기 어려운 그런 종류의 거대한 것일지라도 그 자신에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버텨내는 힘이되고 자신을 지탱하는 이유가 되곤 한다. 수잔이 그랬고 폴포츠가 그랬던 것처럼... 꿈을 잃지 않고 살아왔을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며 내 마음 속에 자리한 역시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꿈 하나를 다시 떠올려봤다.
또 그녀의 노래를 듣고 온몸에 돋는 전률을 경험했다거나 눈가에 촉촉한 무엇이 맺혔다면 당신의 꿈도 그녀의 꿈과 공명한 것이라 믿고 싶다.
고단했을 그녀의 삶, 지나간 그녀의 삶과 꿈을 표현하기 안성맞춤이었던 선곡 I Dreamed a Dream. 레미제라블 콘서트를 통해 그녀가 꿈으로 한다는 전문 가수
(?)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도 들어봤지만 그녀 만큼의 감동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곡은 정말 좋았지만.
참고로 원곡인 I Dreamed a Dream은
공장에서 쫓겨난 코제트의 엄마 판틴이 아름다웠던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부르는 노래로, 세상에 대한 버릴 수 없는 꿈과 미련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 정도면 정말 최고의 선곡이 아닐까?
버릴 수 없는 꿈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수잔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있으니 말이다.
물론 기교나 발성의 부족함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47세의 여성이 자신의 꿈을 노래하는데 부족함은 없었던 것 같다. 이미 세계인에게 주목받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꿈에 한걸음이 아니라 성큼 다가선 그녀에게 찬사를 보낸다.
아... 아름다운 목소리여... 최근 들은 노래 중 전율이 느껴지는 몇 안되는 노래였다.
=_= 갑자기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보고 싶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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