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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원과 파견 사이... 드라마와 현실 사이... 파견의 품격(ハケンの品格)

N* Culture/TV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07. 12. 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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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밌게 보고 있는 일본 드라마 한편이 있었으니...
2007년 초 일본 NTV를 통해 방영된 후 최근 SBS 드라마 채널을 통해 소개 중인 '파견의 품격(ハケンの品格)'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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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일본 드라마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터라 파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됐었다는 것도 몰랐지만 어느날 새벽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던 코믹 화법의 드라마를 만난 후 무섭게 빠져들었다. 참고로 국내에선 '만능사원 오오마에'라는 제목으로 방영 중...^^


줄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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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3,000엔으로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초특급 파견사원 오오마에 하루코.
그녀는 수많은 파견처에서 정사원보다 뛰어난 실력으로 일들을 처리해 왔지만 왜 그녀가 파견이 되었는지 훌륭한 실력임에도 왜 3개월이후 파견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지에 대해선알려진 바가 없다.

그런 하루코가 식품회사 S&F의 마케팅과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정말이지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

역시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야 제맛.
파견의 품격에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출연해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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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미상의 그녀. 오오마에 하루코.
어떻게 파견사원이 된 건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격증을 갖고 있는지 비밀에 쌓여있는 전설적인 파견사원이다.

무려 시급 3,000엔을 자랑하는 초특급 파견사원으로 주어진 것이 무엇이든 업무라면 성공시키는 무서운 인물이다. 그 정도 실력에 왜 정사원의 길이 아닌 파견의 길을 걷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 싶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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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의 햇병아리 파견사원. 모리 미유키.
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벗어나긴 했지만 변변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알바만 전전하다 파견사원의 길에 들어선다.

모든 일에 서투르지만 하루코를 모델 삼아 조금씩 일을 익혀간다. 뭐 그렇다고 해도 초기엔 늘상 사고를 쳐 하루코가 뒷처리하기 바쁘지만... 일과 사랑 등 사회 생활의 기본을 S&F에서 배워나가는 또 하나의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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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의 마케팅과 주임. 사토나카 켄스케.
S&F 내에 새로 만들어진 마케팅과를 이끄는 인물로 현실적이기 보다는 이상적인 사고로 종종 회사의 생리에 반하는 행동을 하곤 한다.

쓸만한 기획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거나 자신의 공을 동료에게 돌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번번히 경쟁에서 밀리는 사람 좋은 인물. 재밌는 건 사토나카를 연기한 배우 고이즈미 코타로는 일본의 전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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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의 판매2과 주임. 쇼지 타케시.
진품 곱슬머리를 자랑하는 그는 사토나카와 동기.
파견사원을 제대로 인간 대접하지 않는 정사원으로 그런 성향 덕분에 오오마에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하지만 그런 충돌 속에서 사랑이 꽃피는 어찌보면 뻔한 캐릭터랄까~

회사가 돌아가는 매커니즘에 밝은 편으로 그만큼 기회를 잘 타는 전형적인 성공 지향의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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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 영업부 부장. 키리시마 토시로.
사토나카와 쇼지 등 많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회사가 돌아가는 생리를 너무 잘아는 인물. 덕분에 후반부로 갈수록 조직 내에서 암투를 야기하는 장본인이 되어간다.

하지만 오오마에를 S&F로 끌어들이는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 이로 오오마에의 능력은 인정을 하지만 역시 파견과 정사원간의 괴리는 하늘과 땅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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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세 마케팅과 촉탁사원. 오가사와라 시게루.
키리시마 부장과 동기면서도 회사 내의 위치는 하늘과 땅의 차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에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인물로 현재는 정년을 넘기고 매년 촉탁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입장으로 초라하게 마케팅과를 지키고 있다.

화려했던 과거를 늘 생각하고 있는 탓에 파견제 등이 일반화된 현재 환경에는 심리적으도 적응을 못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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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마케팅과 정사원. 아사노 츠토무
입사 1년차의 신입사원으로 마케팅과에서 사토나카를 도와 일하고 있다.

학교를 마친지 얼마 안된 탓에 정사원과 파견이라는 관계에 더 유연한 입장을 보이며 모리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 허나 일과 사랑 모두에게 자신이 없는 탓에 주변만 맴돌 뿐 뭔가 일을 벌이지는 못하는 조금 우유부단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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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파견사원. 콘 코우사쿠.
컴퓨터에 능한 파견 사원을 원했던 오오마에의 뜻에 따라 마케팅과에 합류한 PC 사용에 능한 파견사원. 매사에 붙임성 있는 모습이 파견사원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면서 아내 대신 아이를 봐주는 등 전형적인 일본의 맞벌이 부부의 모습을 슬쩍 보여주고 있으나 게임 등에 깊은 관심을 갖는 오타쿠 적인 기질이 엿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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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영업부 사원. 크로이와 쿄코.
사토나카, 쇼지와 동기로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똑부러져 보이는 외모 만큼이나 무난한 일처리를 보여주지만 파견을 파견씨라고 홀대하는 등 정사원과 파견사원의 거리를 벌려두고 있다.

오오마에의 업무 능력은 높이 사면서도 그녀의 태도에는 늘 문제를 삼는 인물로 영업부 내에서 의외로 외롭게 지내고 있다. 본디 여성이 적은 부서인 만큼 관심을 받는게 맞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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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파견라이프 사원. 히토츠기 신야.
오오마에나 모리 등의 파견사원을 S&F와 연결하고 관리하는 매니저로 극중 종종 얼굴을 드러낸다.

파견과 정사원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상론을 펴기보다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둘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파견 회사를 굴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또 한편의 정사원.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코믹으로 녹여내다...

2007년 겨울...
영구불멸이라 생각됐던 종신고용, 연공서열 등 일본의 고용형태는 빈사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오래된 불황으로 기업은 스스로를 슬림화 하기 위해 노동력의 아웃소싱화를 진행하고 그 결과  비 정규 고용자. 특히 파견이라 불리는 인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하게 되었다.

현재 파견인구 300만명. 그러나 급료는 시급제로 보너스도 없고 교통비는 원칙적으로 자가부담, 3개월마다 계약 재검토와 같은 불안정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1986 노동자 파견법 시행(파견대상업무는 한정적)
1991~ 버블 붕괴
1997~98 대형은행의 파산 속출
1999 파견법 개정(일반사무파견, 원칙상 자유화)
2000 대졸 취업내정률, 사상최저
2004 개정 파견법 시행(파견대상업무, 제조업에도 확대)
2005 파견시장규모, 4조엔 돌파

드라마의 도입 부분에 나왔던 나레이션에서 일본의 근무 환경을 엿볼 수 있었다.
넘쳐나는 파견 직원들은 정사원들과 거리를 가진 채 3개월마다 이뤄지는 재계약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 회사는 파견을 통해 눈에 보이는 인건비는 줄여가면서도 정사원과 파견의 간극을 좁힐 생각 같은 건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정사원보다 더 갈아끼우기 쉬운 소모품으로 파견을 활용할 뿐...

그런 회사의 방침에 그대로 따르는 정사원들도 파견을 한낱 소모품 정도로 여기고 있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그들도 회사라는 조직에게는 그저 파견보다 좀 더 갈아끼우기 어려운 부속일 뿐임을... 지금은 정사원이라 해도 언제든 철썩같이 믿었던 조직에서 밀려나 한낱 소모품 정도로 생각해왔던 파견이라는 새로운 근무 환경에 뛰어들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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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노동의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 되어온 그간의 정책 변화로 인해 비정규직이 늘면서 불확실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회가 급격히 변하면서 그에 따라 크고 작은 문제도 쉼없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결국 사회는 점점 조각나고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에 파견의 품격에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파견과 정사원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부담없는 코미디로 풀어내고 있잖은가. 또 그렇게 딱딱해 보이는 소재를 가지고 따뜻한 정서를 가득 담은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물론 일본 드라마 특유의 오버 섞인 설정이나 조금은 이상적인 비현실적인 설정도 깔려있긴 하지만 최소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을 담기 위해 애쓴 것 같다.

그렇지만 파견과 정사원의 간극은 현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쉽사리 좁히거나 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드라마는 이상론을 펼쳐보이기도 하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기도  하지만 결국 몇몇 인물들의 마음이 달라졌다는 것을 제외하곤 시스템은 그대로 흘러갈 뿐이다.

그래서 파견의 품격은 재밌게 봤지만 그 재미만큼 개운찮은 뒷끝을 남긴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는 한일 공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PS. -_- 현재 내 상태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 더 와닿는 드라마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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