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흐르는 불심의 강... 연등축제 다녀왔습니다.
저는.. 고백하건데.. 무교랍니다. 어린시절 교회 부설 유치원에 다니면서 기독교에 맛만 보고 부활절에 친척의 손에 이끌려 부활절 달걀을 성당에서 얻어 먹기도 하고 군 시절에 법당에 출입하며 초코파이를 받기도 했지만... -_- 어떤 종교에도 순순히 귀의하지 않았죠. 다만 급할때만 찾아댄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런 물렁한 종교관을 가지고 있던 중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연등축제를 한다기에 어머니와 함께 종종 걸음으로 종로로 향했지요. 황사가 온다는 이야기를 뒤로 한체...
아무튼 현장은 와~ 정말 장관이더군요. 어린시절 익산에서 보던 연등축제보다 몇배는 더 길던데요. 흡사.. 불심의 강.. 불자들의 물결이더군요. 크고 작은 조형물들이 쏟아내는 불빛과 손에 손에 연등을 든 사람들.. 그리고 그 행결을 바라보는 저와 같은 사람의 무리들..
어린시절 봤던 연등행사때는 코끼리 같이 큰 조형물과 사람들이 들고 있는 똑같은 디자인의 연등들 뿐이었는데... 최근엔 다 이렇게 바뀌었는지 손에 든 연등의 디자인도 다른게 많던데요. 뭐랄까 더 특색있고 눈길을 끌더군요. 변화무쌍한 사람들의 흐름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축제라는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사실 서울에 올라온 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처음 구경한 행사였는데 현장에서의 그 강한 떨림이라니...
이 아이가 불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두고두고 이날의 기억을 가지게 되겠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온 축제였지만 소중한 추억이 되고 훗날 믿음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어쩌면 불교라는 종교가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종교들보다 조금은 조용하지만 활기차게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종교. 가장 오래된 종교 중 하나인지라 모태신앙으로 혹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에 찾아들어온 종교. 그러나 이렇게 강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내비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중 하나..
앞으로도 종종 이런 행사는 구경을 가보고 싶어지네요. 종종 어머님과 이런 나들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행하지 못했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다행이네요. 여러분도 가끔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보세요. 훗날 두고두고 얘기할 추억거리가 될테니까요. 이런 곳에 가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ㅠ_ㅠ 카메라 좀 좋은걸로 바꾸고 싶어요.(지긋지긋한 수전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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