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회사 앞에서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우연치 않게 게임기 이야기가 화제로 올라왔습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가 게임회사가 아닌지라 이야기는 다소 아마추어적인 흐름을 견지했죠. 뭐 다소 아쉬운 부분이긴 했지만 업무 이야기가 주로 밥상에 올랐던 걸 생각하면 그나마 재밌는 이야깃거리였다고 할까요. 최근 게임기의 경향에 대한 이야기가 약간... 그렇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그다지 프로페셔널하진 않았지요.
그럼. 어젯밤 이야기와는 별도로 그냥 제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들을 조금 풀어놓기로 할까요.
1. Microsoft의 사정
Microsoft의 현재 상황은 대략 녹색이 되고 싶은 황색이랄까요. 야심차게 뛰어든 XBOX의 부진으로 큰 상처를 입었던 Microsoft의 자존심.. 그 자존심 회복을 위한 신머신 XBOX 360이 현재 시장에 투입된 상태죠.
차세대기중 가장 먼저 선보이며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 그 전망이 밝다고 할 수는 없죠. 일단 올 11월로
출시가 늦춰진 Sony의 PS3와의 정면 대결이 남아있으며 그 출시 전에 조금이라도 시장의 쉐어를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아직
일본 시장 등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쟁사의 강력한 모바일 기기에 대항할 대항마가 없는 것도 단점입니다. 물론 은밀하게 대항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풍겨옵니다만 역시나 뚜껑은 열려봐야 알겠죠. 현재 Microsoft는 PS3 출시 이전에 최대한 시장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전력할 것입니다. 이전 XBOX보다는 경쟁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XBOX 360이 시장을 이끌 머신이 되려면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거죠.
2. Sony의 사정
현재 게임기 시장의 절대강자이면서도 가장 속이 타는 것이 Sony입니다. PS2의 넓은 시장지배력과 풍부한 타이틀.. 그리고
아쉬운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PSP까지 게임 시장에서 Sony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그렇지만 Sony는 가전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예전의 영광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만큼 새로운 PS3로 대표되는 차세대기 전쟁에서도 승리를 차지하여
확고하게 시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한 사정 덕분에 최대한 강력하게 시장을 리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스펙만으로는 최고를 지향하는 하이엔드 게임머신을
출시할 예정이니까요. Sony가 차세대 표준으로 밀고 있는 블루레이는 말할 것도 없고 Cell 프로세서 등 최강이라고 불릴만한
스펙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물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고 자꾸 출시시기가 연기되면서 흉흉한 소문에 시달리고
있죠.
또 야심차게 시장에 내놓았던 PSP도 경쟁사인 닌텐도의 NDS에는 미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이래저래 과거의 시장의 영광을 빠르게 잃어가는 모습입니다만.. 아직 한방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쪽도 조용히 기다려봐야 겠지요.
3. Nintendo의 사정
화투패나 만들던 Nintendo가 게임업계의 기린아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얼마나 됐을까요. 그렇지만 그들은 재미라는 컨셉에 최적화된 머신으로 현재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슈퍼패미콤 이후 Sony에게 콘솔게임의 왕좌를 빼앗기고 절치부심했던 그들이 내놓은 물건이 바로 최근 화제가 되는 머신 NDS죠. 모바일 콘솔이면서 듀얼 스크린에 터치스크린 등 기존 게임기와는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면서 모바일 콘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미 GB 부터 모바일 콘솔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최근의 NDS는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터치 스크린이나 듀얼 스크린에 특화된 독특한 방식의 게임으로 밀리언 셀러를 연속으로 기록하면서 하드웨어 판매와
소프트웨어 판매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죠.
이미 전세계에 1300만대를 팔았다는 NDS에서부터 레볼루션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기까지.. 이제 Nintendo의
시대는 갔다고 말하던 이들의 예상을 깨고 Nintendo가 다시 한번 하늘로 비상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4. 재미난 게임기 경쟁
사실 하드웨어인 콘솔이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게임기로서의 재미를 줄 수 없다면 성공하긴 어렵죠. 지나치게 스펙만 강조하는 기기들은 초반에 사람의 관심을 끌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후 재미난 타이틀을 제공하지 못하면 빠르게 잊혀져 갈 뿐입니다. 물론 이 정도는 -_- 모든 콘솔 업체들이.. 아니 모든 게이머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머리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꼭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있듯이 모든 업체가 알고 있는 기본적인 이런 진리도 실제 시장상황에 따라 그리고 각 사의 전략에 따라 그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 통에 언제나 엎치락 뒷치락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_- 은근히 이게 재밌더군요. 당장 어떤 게임을 즐기고 못즐기고를 떠나서 어떤 업체가 흥할지 망할지를 점쳐보는 것. 여러분은 어느 회사의 미래에 한 표를 던지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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