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목천집 혹은 앵콜칼국수, 예술의전당 앞에서 맛본 따끈 팥칼국수

N* Life/Gourmet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23. 1. 6. 07:00

본문

반응형

평소 외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때는 외식을 해야죠. 앙코르 공연까지 해서 한화클래식 2022을 잘 보고 난 후 집에 가서 저녁을 먹기엔 너무 늦을 것 같은 그런 날이요. 촉촉하게 클래식 선율로 감성을 채웠으니 뭘 먹으면 좋을까 카카오맵을 열고 고민하길 잠시 싸늘한 겨울밤 분위기는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라고 제 발을 떠밀더군요.

 

 

조금 낯선 바로크 음악에 새롭게 매료된 겨울밤, 한화클래식 2022

하루하루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어서 일까요? 생각해보면 듣는 음악들도 빠르게 변해가는 듯한데요. 쉬이 잊히고 또 새로운 걸 만나는 일상 속에서 수백 년 전의 음악을 만난다는

neoearly.net

 

예술의전당 코 앞에서 오랜만에 만난 뜨끈한 팥칼국수


그래서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30년 전통의 두부 전문점 백년옥에 갈까 하고 걸음을 옮기다가 칼국수라는 글자에 끌리듯 목천집(a.k.a 앵콜칼국수)으로 향했습니다. 간판 위에 백년옥 이름이 걸려 있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백년옥 산하의 칼국수 가게인데 2019년에 미슐랭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렸던 곳이더라고요. 빕 구르망(Bib Gourmand)은 미슐랭이 뽑는 가성비 맛집들인데 빕 구르망 기준 가격이 1인 4.5만 원 이하라는 건 이번에 알았네요.

 


계단을 살짝 내려가듯 들어간 가게는 테이블이 여럿, 안쪽으로 공간이 또 있고 2층도 좌석이 있는 듯하더군요. 메뉴를 살펴보니 최근에 가격이 많이 올랐나 봅니다. 카카오맵에 있는 가격보다 1,500~3,000원 이상 오른 메뉴들이 보이는 걸 보면요. 메뉴는 꽤 다채롭습니다. 식사류와 별미(안주?)류로 나눠 옛날 손칼국수와 수제비, 만둣국과 매생이 칼국수, 호박죽, 야채 두부 비빔밥, 그리고 제가 시킨 팥 칼국수까지 같은 육수의 베리에이션이랄 수 있는 메뉴부터 다른 느낌의 음식. 또 백년옥에서 공수했을(?) 듯한 두부 요리와 만두 등 꽤 다채로웠습니다.

 

반응형

 


동지에는 못 챙겨먹었지만, 올 겨울 첫 팥칼국수(13,000원)를 주문한 건 최근에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없는 메뉴였기 때문이 컸습니다. 사계절 챙겨 먹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별미에 가까운 음식이기도 하고 근처에 파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이렇게 싸늘한 밤 뜨끈하게 한 그릇 뚝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제법 여유가 있던 자리가 한화클래식 2022 공연을 본 손님들로 들어차기 시작하고 테이블에 밑반찬과 설탕통이 깔린 후 팥칼국수가 등장했습니다. 뜨끈하고 담백한 팥 베이스의 국물에 새알심 하나 없이 칼국수만 들어있더군요. 아마 새알심은 동지팥죽에 들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당히 꾸덕한 팥국물에 설탕을 두 스푼 정도 쳐봅니다. 아마 설탕을 넣어 먹는 건 전라도식일 텐데 저는 전북 출신이라 친숙한 설탕 조합이 더 반가웠네요. 기본으로 나온 찬이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팥칼국수와 조합이 나쁘지 않아서 맛나게 먹었네요. 면을 먼저 처리한 후 설탕을 한 스푼 더하고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으면 팥칼국수 끝. 팥죽은 아니지만, 또 동지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뜨끈한 팥칼국수를 해치웠으니 올 겨울 근처 잡귀들도 좀 쫓아내고 건강하게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 듯하네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소원 한 번 품어보면서 서울을 떠나 다시 집으로 향했네요.^^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