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타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 트레키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이야기, 그리고 빛과 그림자의 대립...

N* Culture/Movie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16. 9. 12. 06:00

본문

반응형

감독이 J.J 에이브람스에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저스틴 린으로 바뀌었지만, 렌즈 플레어를 사용하는 스타트렉 극장판 특유의 미장센은 어느 정도 살렸고, 모험과 액션을 적절히 배합해 펼치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특유의 스토리까지 스타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는 대체로 흠잡을 때 없는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갖추고 있더군요.


행성연방을 위협하는 과거의 그림자와 맞서는 엔터프라이즈호 크루들... 스타트렉 비욘드...


대작들에 밀려 상영관을 잃기 직전에 봤는데, 안 봤으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특히 마음에 든 건 오리지널 TV 시리즈와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면서 극장판 이전에 하나의 스타트렉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치들을 섞어 트레키(Trekkie, 스타트렉 팬보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스타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맥락을 심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건데요. 문득... 내가 트레키였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엔딩 크레딧을 다 올려 보내고 극장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레너드 니모이와 안톤 옐친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스타플릿 산하의 요크타운 기지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엔터프라이즈호 앞에 나타난 외계인.

그녀는 자신의 우주선이 난파했다며 도움을 요청해옵니다. 그녀를 돕기 위해 아직 탐사한 적도 없는 성운을 향해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나아가는 엔터프라이즈호. 하지만 그저 낯선 곳에서 하는 일상적인 구조 업무일 걸로 생각하고 뛰어든 그곳에서 낯선 드론 우주선들을 만나게 됩니다.



크롤이 이끄는 낯선 드론 우주선들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엔터프라이즈호는 산산이 부서져 알타미드 행성에 추락하게 되고, 크루들 역시 모두 납치를 당합니다. 이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줄거리는 대충 이렇게만 언급할게요. 더 많이 쓰다 보면 스포일링이...



- 이 뒤에는 스포일의 가능성이 있는 얘기들이 나오니 아직 스타트렉 비욘드를 보지 않으셨다면 참고하세요. -




영화는 그렇게 또다시 엔터프라이즈호와 그 안에 탑승해 우주를 향해 탐사를 떠나던 크루들에게 찾아든 위기.

나아가 행성연방으로까지 확대될 거대한 위협에 주인공들이 어떻게 맞서냐를 2시간 여의 러닝타임을 통해 풀어놓습니다. 이 지점에서 살짝 아쉬운 건 매 작품마다 이어지는 이야기의 패턴이 어딘지 반복적이라는 건데요. 악당들이 엔터프라이즈호를 비롯해 인류를 위협하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행성연방이 쌓아 올린 업보이거나 뒤틀린 욕심 등 반전의 끝을 뒤집어보면 늘 우리 가까이 벌어지는 일상적인 것들에서 시작된 뒤틀림이 사람을 어떻게 망치게 되는지. 그런 존재와 맞서면서 커크를 비롯한 인문들이 보여주는 인간미라는 게 어떻게 힘이 되는지 등을 반복적으로 풀어내는 식이랄까요?



뭐 그렇다고 영화가 나빴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선 한층 더 성장한 엔터프라이즈 크루들의 이색 조합이 그런 이야기를 만드는 데 양념처럼 작용해 흥미를 더하니까요. 커크와 체코프, 그리고 구조를 요청했던 카라라가 한 조를 이뤄 크루들을 찾으려고 할 때 스팍과 본즈는 논리와 유머라는 어색한 조합으로 관객을 웃음 짓게 하고 혼자 낙오된 스코티는 크롤과 함께 이번 작품의 키를 쥔 제이라와 만나 반전을 이끌 열쇠가 되어주죠. 술루와 우후라 역시 크롤에게 잡힌 와중에도 크롤의 음모를 파헤치면서 주요 멤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요. 이렇게 2~3인조로 구성한 팀은 이색적이든 찰떡궁합이든 커크와 스팍 조합에 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었던 엔터프라이즈호 크루들에게 더 강렬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돋보이게 만들어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1:1의 격투 액션부터 엔터프라이즈호 안과 알타미드 행성에서 펼쳐지는 소규모 전투씬, 나아가 별천지 요크타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우주전까지...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충실히 쌓아가며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엉성한 CG가 튀어나와 살짝 놀란 장면도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비주얼과 속도감 있는 연출을 보여주며 엔딩을 향해 착착 달려가는 편입니다.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해 투쟁하는 파괴적인 형태로 우리 자신을 증명할 것인가.
낯선 존재와의 조우 과정에서 희생과 믿음, 사랑으로 우리 자신을 증명할 것인가를 크롤과 커크로 대비해 보여주는 이번 작품 역시 단순히 커크로 대비되는 스타플릿의 밝은 면뿐 아니라 크롤로 대비되는 스타플릿의 그림자. 아니 우리 안의 그림자를 대비시켜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줬는데요. 문득 몇 해전부터 인터넷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타인에 대한 혐오의 감정을 어떻게 흘려보내면 좋을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 영화의 배경인 우주항해력의 시대, 행성연방은 다양한 우주인이 섞여 함께 평화를 도모하는 세상이지만, 그 안에서 피어나는 반목과 화해, 혹은 대립의 이야기를 이렇게 영화로 펼쳐놓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 끝의 해결 방안이 스타트렉처럼 결국 한쪽이 우주에서 아예 사라지는 식으로 끝나면 안 될테지만... 빛과 그림자만큼이나 선명하게 나뉘어 존재하고 일방적으로 한쪽을 없애기 힘든 혐오와 몰이해... ...즐겁게 본 영화를 복기하다 보니 왠지 입맛이 쓰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키라면 스타트렉 비욘드를 추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극장에선 거의 내려가서 보시려면 좀 기다리셔야 하겠지만,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클래식함과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변해가는 스타트렉의 매력에 충분히 빠지실 수 있을거에요.^^


[관련 링크 : Movie.daum.net]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