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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이 멋진 애니메이션이 말하고픈 건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편견과 마주해 맞서란 것...

N* Culture/Movie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16. 4.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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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Zootopia)가 개봉한 게 지난 2월 중순 쯤이었죠.

개봉한지 한참이나 시간이 흘러서인지 극장에도 띄엄띄엄 걸려있던데 이제서야 조카들과 주토피아를 보고 왔습니다. 한 번 봤는데 또 보고 싶다니 안 보여줄 수가 없더라고요. 이 뒤에 스포일러는 아마 거의 없을거에요.^^;;



아메리칸 드림 이상의 진지한 메시지를 전해준 동물 친구들, 주토피아...


극장은 익산 CGV. 작은 관에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를 살던 포유류들이 진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고 살게 됐다는 뭔가 비현실적인 설정 위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떻게 봐도 자그마한 토끼인 주디 홉스의 꿈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경찰. 하지만 힘있는 포식자(포유류를 잡아먹는;;)도 아니고 자그마한 토끼에게 경찰이라는 꿈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200마리 넘는 형제 자매를 만들어준 부모님이 말리는군요.




하지만, 주변에서 더 그렇게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 말릴수록 어린 주디의 꿈은 단단해져가고 토끼 최초의 순경이 되어 모든 동물이 어울려 사는 이상향 주토피아에 발령을 받게 됩니다. 사바나부터 밀림, 툰드라 등 다양한 자연 환경 속에 살아가는 크게는 코끼리부터 작게는 생쥐 같은 여러 동물들. 그 안에서 하루빨리 인정받는 경찰이 되고 싶어하지만, 경찰학교 수석졸업이라고 해도 거친 동물 경찰들 사이에서 자그마한 토끼를 경찰로 인정하려는 이는 없고 서장의 명령으로 받은 일이라곤 주차단속원. 포기하지 않고 경찰의 꿈을 쫓아온 주디에게 꿈꾸던 미래가 열릴까요? 우연히 엮이게 된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와의 만남으로 좀 더 아슬아슬한 모험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는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답게 주토피아는 다른 종류의 동물들이 어우러져 사는 이상향 속에서 꿈을 찾거나 현실과 타협해 꿈을 접은체 살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소 평이하게 풀어냅니다. 이루지 못할 꿈에 도전하는 토끼 경찰의 이야기가 메인에 깔린 이유가 그것이겠죠. 포식자들에 비해 힘이 부족한 토끼가 강한 포식자인 범죄자들과 맞서겠다는 어찌보면 무리한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토끼가 보여주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를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에 빗대어 표현하는 건 이미 너무 익숙한 방식이니까요.




대신 제가 주토피아에서 느낀 메시지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서로를 편가르고 다투게 만드는 편견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요즘의 우리의 모습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도록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로웠죠. 프랑스부터 벨기에, 파키스탄 등 최근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그 테러를 바라보고 서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디즈니식 타산지석이랄까요. 수많은 동물들은 물론 포식자와 그들에게 먹힐지 모른다는 공포를 안고 사는 동물들 간의 관계를 테러를 벌이는 자와 희생되는 자,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며 적의와 공포를 키워가는 사람들에 이입해 자연스럽게 무슬림과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 또 나아가 인종, 성별, 연령 등으로 편을 가르고 대결 구도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맞춰 타인의 시선에 의해 불만을 키워갈지도 모를 이들에게 이 메시지들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무려 영화를 본 제가 가지게 되는게 요즘의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처음부터 디즈니가 테러로 얼룩지고 쪼개져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상처를 품게 된 대중에게 편견의 문제를 얘기하려고 했던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저 약한 토끼는 경찰 같은 위험한 직업을 가질 수 없어! 교활한 여우는 믿을 수 없고 다 사기꾼들이야! 같은 어찌보면 평범한 관습적인 시선이 고착시킨 일상의 편견을 깨는 정도로 다양한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이상향을 배치하고 편견이란 화두를 던졌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제겐 좀 다르게 읽힌 건지도 모르죠. 허나 감독이 바이론 하워드(볼트)와 리치 무어(주먹왕 랄프)였다는 걸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노린 게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테러나 난민, 아니 그 이전부터 편견으로 서로를 상처내는 건 엄청나게 역사가 오래됐으니까요.




아무튼 다양한 개성이 묻어나는 동물이 총출동하고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굳이 비교하자면 잘 설계된 최첨단 동물원 정도?) 주토피아를 표현하는데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기술력이 발군의 힘을 발휘했다는 것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성있는 외모는 물론 자연스런 표정에 털날림 하나하나 신경쓴 움직임으로 극장을 찾은 모두를 다 사로잡을 기세인지라 친구나 애인, 가족 등과 극장을 찾았던 분들이 꽤 만족하지 않으셨을까 싶은데요. 샤키라가 선보인 매력적인 음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토피아의 매력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네요.^^ 주토피아는 최근 픽사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준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가가 새삼스러울 정도의 수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PS1. 잊지 않으마, 플래시. 너의 질주 본능...
PS2. 그런데 포식자들은 뭘 먹고 살지? 콩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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