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외엔 별도의 노트북을 갖고 다니지 않을 정도로 데스크탑 PC를 사랑하는 제가 집에서 쓰는 컴퓨터는 지난 2010년에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맞춘 녀석이었습니다. 벌써 햇수로 4년이나 될 정도로 오랫동안 큰 문제없이 써오고 있는데요.
블로그에 글도 쓰고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즐기고, 종종 게임도 돌려주는 바쁜 녀석이니 만큼 멀지 않아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를 저울질 중이었는데 그 중 한가지를 우선 바꾸어 줬습니다. 나머지도 시간을 가지고 슬슬 교체해줘야죠.
어떤 부품이든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라서 미칠듯한 하이 스펙 추구형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빵빵한 성능을 추구하는 게 평범한 이들의 마음아닐까요? 오랜만에 데스크탑 PC의 부품을 바꾸려다보니 적잖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결국 가성비에 휩쓸려 버렸네요.^^
참고로 제가 선택한 그래픽 카드는 AMD의 라데온 R9 280X.
좀 더 정확히는 사파이어사의 라데온 R9 280X OC D5 3GB Dual-X 모델입니다. 시가 36만원 정도하는 녀석이죠.
...라고 쓰면서도 처음부터 이 녀석을 노린 건 절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사실은 이래요.
현재 쓰는 24인치보다 좀 더 큰 고해상도 모니터로 가야지라는 생각을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터라 다른 부품들도 뭘 살지 계속 고민 상태이긴 했었어요. 그렇게 다나와를 구경하던 중 우연히(?) 그래픽 카드 중고 장터를 봤는데 안그래도 가성비다 좋다고 알고 있었던 AMD 그래픽 카드들이 더 가성비가 좋게 나왔더군요. 중고이니 디스카운트됐다고 하기엔 할인폭이 큰 녀석들도 적잖았고요. 그래서 처음엔 R9 290쪽을 살피다가 적당한 매물이 없어서(맘에 드는 건 놓쳤고;;) 덥썩 R9 280X를 물었습니다.
26만원 선인 중고 가격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당장 쓰기에 500W인 제 구형 파워 서플라이에서도 아슬아슬하게 돌아줄테니 파워 교체 비용도 덜고 이래저래 괜찮다 싶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성비를 중시하는만큼 이 녀석을 콱 물었는데요.
거래 자체는 제가 선호하는 직거래로 했습니다.
약속 시간을 잡았는데 판매자분이 다니는 회사에 불이 났다고 하셔서 깜놀. 거래가 취소되나 했는데 다행히 거래가 가능하다셔서 서울대입구역까지 달리고 달려가 제품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12월에 구입하셨다더니 깔끔하게 잘 쓰셨더라고요.
이런 과정 끝에 가져왔으니 빨리 달아주고는 싶었지만 문제는 제 PC의 내부 상태;;;
거미줄까지는 아니지만 엄청난 먼지가 켜켜이 쌓인 그 모습을 보고나니 이걸 어떻게 하나, 확 물에 담궜다 꺼내서 씻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그럴 수는 없고 그나마 떠오른 아이디어가 진공 청소기를 써보는 거였는데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진공 청소기에 연결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솔을 달고 내부 여기저기를 빨아들이니 데스크탑 내부를 채우던 먼지들이 속속 빨려들어가며 제법 깨끗한 내부를 드러내더군요.
그후에 새로운 그래픽 카드를 기존의 라데온 5850과 교체해주고 보조 전원까지 꼼꼼히 연결해서 무사히 이식을 완료했습니다. 5850에선 버벅이던 이카루스도 부드럽게 돌고 전반적인 시스템 상태도 더 양호해져서 흐뭇하네요. 다음 지름이 모니터가 될지 다른 부품이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당분간 요렇게 땡기는 게 있을때마다 쓸만한 중고 물품을 찾아 이식해주는 형태로 조금씩 시스템을 고쳐가봐야 겠네요.
-_- 근데 이제 라데온 5850은 뭘하면 좋을까요.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제가 쓴 것만 4년 가까이 되다보니 중고로 팔긴 어려울 것 같고 일단은 킵해두고 용처를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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