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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노아', 교회 오빠나 교회 친구와 함께 보라고 추천하기 꺼려지는 이유... 본문

N* Culture/Movie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노아', 교회 오빠나 교회 친구와 함께 보라고 추천하기 꺼려지는 이유...

라디오키즈 2014. 3. 26. 06:00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앞으로 늘어놓을 이야기에는 영화의 내용이 담겨 있으니 스포일이 걱정되신다면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세요.^^


잠깐의 논쟁으로도 사람들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을 낼 수 있는 소재 중에 하나가 종교가 아닌가 싶은데요.

특히 종교에 대한 신념이 강한 이들은 종종 상상도 못 할 짓들을 하기도 하죠. 신의 뜻이라는 미명 아래 나쁜 일도...



신실한 이들에게 추천하긴 어렵지만 영화적 재미는 무난...


일단 영화 '노아(Noah)'는 기독교에 심취한 혹은 신실한 신자에게는 비추해야 할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감독의 머릿속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우리가 아는 노아의 이야기에서는 거리가 확 느껴지거든요. 저 같이 기독교에 관심이 없는 무신론자가 보기에도... 찾아보니 노아는 영화 뿐 아니라 미국에서 그래픽 노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두 작품 모두 뿌리에는 감독인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있더군요. 그래픽 노블의 스토리도 그가 담당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노아의 이야기에 심취했었다고 하니까요.



그런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풀어놓은 노아 이야기는 꽤 참신합니다.
묵묵히 신의 뜻에 따라 거대한 방주를 만들고 수많은 동물을 태워 홍수에 대비했다는 성경 속 노아의 무언가 힘 빠지는(?) 이야기를 비틀어 창조주의 뜻과 인간의 감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설정을 가미해 자신만의 터프한 노아를 재창조했으니까요. 그 재창조의 과정에서 판타지라는 양념을 추가했고 감히(?) 창조론까지 건드렸더군요.



어둠 속에서 빛이 태어나고 7일의 시간을 거쳐 완성되어가는 세계를 묘사함에도 미생물에서 물고기로 물고기에서 육상동물을 거쳐 원숭이가 되어가기까지를 천연덕스럽게 묘사하면서 창조론에 진화론을 더하는 식으로요. 인간으로의 진화는 슬쩍 뺐으니 그게 신성모독 수준인지는 종교인이 아니니 잘 모르겠지만, 성경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치고는 파격이 아닌가 싶더군요. 애초에 성경을 그대로 옮겼다면 종교인 대상 영화가 되었을 테고 작은 논쟁이라도 일으키기 어려웠을 테니 흥행과 흥미를 위해 이런 윤색과 도발은 심히 자연스러운 시도가 아닌가 싶긴 한데 종교계에서 좋게만 바라볼지는 모르겠습니다.



방주에 타고 싶어하는 죄 많은 인간들을 막아서는 노아의 도끼 액션도 그렇게 달라진 영화 속 캐릭터의 낯선 설정을 대변하는데요. 창조주의 뜻에 따라 홍수를 준비하는 수동적이고 묵묵한 이미지의 성경 속 노아와는 달리 타락한 인간들 사이에서 언제 찾아올지 모를 홍수를 대비하는 영화 속 노아는 입체적인 인물로 재조명됩니다.



기적과 환상을 오가며 신의 뜻을 전달받은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 그 방주를 타락한 인간들에게 지켜내는 과정, 또 적지만 노아의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툼을 통해 자신들의 욕심으로 이 세상을 오염시켜가는 인간이란 종족을 노아 일가를 마지막으로 멸종시켜야 할지에 대한 모든 결정을 노아에게 묻고 있거든요. 덕분에 영화는 초반의 판타지물에서 인물 간의 심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쪽으로 흐르고 성경의 메시지를 벗어나 인간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선 노아 가족이나 카인을 대변하는 두발가인말고도 눈에 띄는 존재가 있는데요.

바로 타락 천사 혹은 감시자로 묘사된 거인이란 존재입니다. 인간보다 먼저 창조되어 신의 뜻을 받들었지만,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그의 자손을 가여이 여겨 이 세상에 강림했다가 영롱한 빛을 잃고 용암이 엉겨붙은 듯 불편한 돌 육신을 얻게 된 그들은 인간을 돕지만 탐욕스러워진 인간과 결국 반목해 창조주에게 용서를 비는 존재로 그려지는데요. 그들의 존재 덕분에 영화는 마치 반지의 전쟁 마냥 판타지로 치닫지만, 거꾸로 짧은 시간 안에 그 거대한 방주를 한 가족이 만들었다는 성경의 허구에 묘한 현실감을 부여하고 노아와는 또 다른 측면의 고뇌와 감정을 영화에 풀어놓습니다.



아마도 영화 후반은 온전히 영화만의 스토리인 것 같은데...
정 의를 되새기며 인류의 멸종을 이야기하는 노아와 가족 모두의 미래를 포기할 수 없었던 나메, 불임의 몸을 치료받아 수태를 경험하며 끊길뻔한 인류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일라까지... 섬세한 인물 묘사로 다툼과 탐욕, 자비와 사랑이라는 는 인간애를 풀어내며 성경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끝맺음합니다. 정의, 자비, 사랑 모두 우리의 의지가 끼어들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가 남는달까요? 종교 영화로 보면 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냐며 씁쓸한 뒷맛을 남길 영화겠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판타지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꽤 잘 전해지는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뭐~ 그런 이유로 요 작품은 교회 오빠나 교회 친구들과 함께 보는 건 그리 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죠. 그냥 성격을 잊고 보는 게 더 마음 편할 듯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성경의 줄거리는 가져왔지만, 그래픽 노블 특유의 거친(?) 상상력으로 새로운 발상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니까요. 신의 징벌보다는 인간 사이의 고뇌와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으니. 중세시대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면 감독이나 배우나 화형이라도 당했겠지만 현재이니. 창조주의 눈 밖에 나서 노동으로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언젠가 구원받을 거란 생각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겐 더 묵직한 영화일지 모르겠습니다.


또 영화 자체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영상미나 영화적인 재미 역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2시간 20분 가까운 긴 러닝타임을 끌어감에 있어서도 딱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흡입력에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니까요. 호불호야 분명히 나뉘겠지만 이 정도명 범작은 되지 않나 싶네요.

PS1. 종종 어색하게 보이는 어설픈 CG는 영화를 더 가볍게(?) 만들던데... 혹시 의도한 걸까요?
PS2. 므두셀라만 창조주가 제대로 이용했어도 홍수 말고도 인류를 멸망시켰을듯.
PS3. 최첨단 임신 시약부터 엄청난 동물을 간단히 잠재우는 수면가스까지... 기적을 매번 행하는 노아 일가...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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