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고 루머가 쏟아지는 기간, 대형 전시회를 앞둔 전자제품 업체들의 행보는 늘 흥미진진합니다. 루머 수준에 머무르는 제품을 내놓을까 아니면 루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디바이스 혹은 루머에서 빠진 부분이 추가되어 루머가 전해줬던 아쉬움을 호감으로 바꿔놓게 될까 여러 가지로 기대감이 쌓여가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신비주의 마케팅을 좋아하는데요.
기업마다 마케팅 포인트가 달라서 모두 신비주의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이번엔 어떤 녀석일까에 대한 기대감이 좀 더 오래가길 바라는 편이죠.
그렇게 보면 최근에 안타까운 제품이 바로 IFA 2013을 앞두고 베일을 벗겨버린 LG전자의 G패드(Gpad) 8.3인데요. 경쟁사에 뒤쳐졌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회복하는데 주력했던 LG전자가 나름 '전략' 모델임을 강조하며 꺼내든 모델로 알고 있었는데 왠일인지 9월 1일에 그러니까 IFA보다 빨리 뚜껑을 열어버렸더군요.
물론 아직 실사용이 가능한 건 아니고 동영상이나 기타 자료가 공개되어 속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냈다고 할수는 없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주요 특징이 어떤지는 모두 공개했더군요. 보도 자료의 내용만 보면 공식 미디어 데이 수준~^^;;
그럼 이렇게 한발 빠르게 G패드를 공개한 LG전자의 노림수는 뭐였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혹시 G패드 8.3가 의외로 IFA의 메인은 아니기 때문은 아닐까? LG전자가 힘을 싣는 전략 모델이 맞다면 티징을 비롯한 바람몰이에 IFA가 시작될즈음 미디어 데이 행사를 통해 정식으로 공개했어야 맞을 것 같은데 먼저 뚜껑을 열어버린 건 이 녀석이 행사의 메인은 아니라고 자체적으로 선을 긋는 건 아닐까 하고요.
사실 G패드 8.3은 태블릿 PC 시장에 LG전자가 내민 도전장이지만 이미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시장은 저가의 중국산 보급형 모델들이 첨예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니 G패드로 큰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설령 정식 출시 후 호평을 끌어낸다고 해도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저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진 못할 가능성이 크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LG전자가 IFA에서 챙겨야 할 건 경쟁사들에게 밀리는 유럽시장에서 G2 같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입지를 높이는 걸테고 그걸 위해 G2 등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G패드에는 살짝 힘을 빼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본 건데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일단은 G2로 대동단결. 뭐 그런 시나리오 아닐까요?^^
일단은 G2에서 선보였던 노크온, 동시에 4개의 앱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태스크 슬라이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이어주는 Q페어까지 태블릿 PC의 사용성을 고려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품었다는 G패드 8.3의 완성도. 그리고 태블릿 PC 시장에서 절치부심한 LG전자가 반전에 성공하냐 일테지만.... IFA 2013이 시작되기도 전에 베일을 벗어버린 태블릿 PC 마케팅 하나로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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