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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함으로 가득찬 세상에 던지다... 용감한 녀석들,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

N* Culture/Music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12. 3.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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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너로 자리를 꿰찬지 몇 주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개그콘서트의 간판 코너로 성장한 용감한 녀석들. 늘 원만하지 않은 연애 문제로 번민에 빠지다 못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양선일을 거침없이 자극하는 자칭 용감한 녀석들 3인방 정태호, 박성광, 신보라의 이야기는 개콘의 대부분의 코너가 그렇듯 공감이라는 키워드에서 웃음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개그콘서트의 주요 포맷 중 하나로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는 음악 꽁트로 재미를 더하고 있는데요. 이전에 드라마티이즈한 뮤지컬 형태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오버가 이어지는 개콘, 이젠 강렬한 비트의 힙합 비트에 랩을 얹어 한층 젊어진 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사랑에 힘들어하는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들을 묶어서 소재로 활용하다보니 음악도 한층 젊어진 느낌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 용감한 녀석들 지난 주 방송분에서 신보라가 자신들의 싱글앨범이 나온다고 공언하더니 약속대로 첫번째 디지털 싱글인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가 등장했습니다. 요즘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예상대로 귀에 감기더군요.^^


남녀 관계부터 불합리한 세상까지...


무모할 정도의 용감함을 내세우는 그들은 개콘 PD 서수민의 외모를 대놓고 까거나 한가인, 유희열, 일본 등 연예와 시사를 넘나드는 다양한 대상에 대한 직설적인 화법으로 웃음 주는데요. 사실 이 코너의 메인 소재는 그렇게 주단위로 끼워넣어지는 부차적인 에피소드보다는 아무리 파내도 새로운 이야기가 샘솟는 뭍 화수분 같은 여자들에 대한 풍자어린 고발이 주를 이룹니다.

한번 쇼핑을 시작하면 그 넓은 백화점을 무한 뺑뺑이돌고 한번 화장을 시작하면 무섭게 길어지는 화장 시간으로 남자를 지치게 만드는 그녀들, 여친만 믿고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대간 남자친구 대신 밖에서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만행도 서슴치 않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무한 반복을 하는 식이죠. 심지어 유일한 여성 멤버인 신보라는 자신의 행동을 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규정하며 보란듯이 남성들을 자극하는 역설적인 웃음을 던져주죠.


같은 개콘의 애정남이 여성팬을 향한 최효종의 사심(?) 가득한 정리 때문에 남성들의 공분을 사는 케이스라면 용감한 녀석들은 그 반대편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흔히 갖는 불만어린 선입견을 고착화시키면서 여자들에 대한 불만을 끌어 당기는 식이랄까요. 헌데 남자들의 악플에 시달린다는 최효종과 달리 용감한 녀석들에선 그런 얘기가 없는 걸 보면 시청을 하는 여자들도 자신들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제가 여자였다면 설령 그게 극히 일부의 여자들에 대한 희화화라도 적잖은 불만을 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요.

아무튼 이번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에는 이렇게 용감한 녀석들을 통해 개그의 소재가 됐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애초에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가 이미 방송에서 선보였던 버전에 좀 더 살을 붙이고 제대로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수고를 더했다는 걸 빼면 차이가 없을 정도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기다려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 하지만 그럼에도 버림받고 눈치밥을 먹어야 하는 남자들이 왠지 더 애잔하게 느껴지곤하죠.-_-;; 이 불합리한 남녀 사이의 평행 저울~~


열정과 함성으로도 안된는 건 안될지도...


매주 용감한 녀석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캐치프레이즈 혹시 기억하시나요?
"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 포기 대신 죽기살기로 우리가 바로 용감한 녀석들".

그들이 부르짖는 메시지를 듣고 있으면 설령 연애 문제로 힘들더라도 기다리고 준비하고 노력하고 포기를 모르는 열정으로 살아가라고 희망을 심어주는 것 같지만 이 블랙 코미디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여자들에 대한 비꼬기와 따끔한 일침으로 끝났다면 그래서 희망으로 얘기해줬다면 좋겠지만 세상사가 어디 그리 만만한가요. 요즘처럼 살기 팍팍한 때는 체감 되는 희망의 온도는 영하 가까이 떨어지기 일쑤죠.


용감한 녀석들에서도 이런 희망없는 세상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불합리한 남녀 관계에서 시작해 확장시켜 갑니다. 그리고 직설적인 키워드를 얹어 후련하게 이야기하죠. 하지만 가슴에 팍 와서 꽂히던 "기다린다 해도 안될놈은 안돼. 기다려도 안되는 세상이야. 이게 바로 우리 사는 세상이야. 준비한다 해도 안될놈은 안돼. 이게바로 우리사는 세상이야" 같은 부분이 주는 여운이 늘 남더군요.

불합리하지만 노력해보라고 얘기하면서도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된다는 명쾌한 정리.
그것이 현실이기에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한참을 웃다 가도 뭔가 헛헛한 뒷맛이 남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노력해도 뭘해도 안될 놈은 안된다는 자조는 불합리함으로 가득차 희망이 사라진 세상에 던지는 용감한 녀석들의 진짜 메시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작은 가볍게 남자와 여자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부조리와 불합리로 가득한 세상에 가하는 멋진 일침... 문제는 많은 이들이 그런 일침이 주는 통쾌함에 웃음을 짓기 보다는 부조리로 가득찬 세상에 여전히 분노를 키워가고 있다는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관련링크 : Musi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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