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SCE)가 코드명 NGP로 불리는 신형 휴대용 게임기와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를 발표하며 휴대용 게임 시장 리드를 위한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차세대 PSPS, NGP는...
현재의 PSP를 잇는 차세대 기기인
NGP(Next Generation Portable Entertainment System)는 그간 PSP 2로 불리우며 꾸준히 루머를 달고 다녔던 녀석이다. 그만큼 어떤 모습과 성능으로 등장할지 대중의 기대가 높았는데...
막상 뚜껑이 열린 NGP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지만 여러가지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려 4개의 코어가 장착된
쿼드 코어 프로세서와 GPU를 탑재하고 5인치로 더 커진
OLED,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전용
NGP 미디어, 거기에
Six-axis와
듀얼 아날로그 스틱 등 PS3 등이 가졌던 장점을 일부 흡수하며 차세대기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것만 봐도.
반면 디자인은 PSP Go와 같은 슬라이드형으로 나올거란 소문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존의 PSP와 더 닮은
(그만큼 익숙한) 형태로 등장했는데 PSP Go와 아예 다른 라인으로 갈라지는 건지 아니면 SCE 내부에서 양쪽 디자인을 놓고 벌인 싸움
(?)에서 기존 PSP 디자인이 승리한건지 궁금해진다.
그 외에도 최근의 IT 트렌드에 맞춰 3G와 Wi-Fi 등 무선 통신 기능을 강화해 게임 정보 교류와 멀티 플레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네트워크 서비스인
라이브에리어(LiveArea)나 GPS를 이용한 위치기반 서비스인
니어(Near)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에 발표된 NGP의 사양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특징 : 쿼드 코어 장착, LiveArea, Near
- 디스플레이 : 5인치(960 x 544, 16 : 9, 멀티 터치) OLED
- 프로세서 : Quad-core ARM Cortex A9
- 그래픽 : Quad-core PowerVR SGX543MP4+
- 크기 : 182 x 83.5 x 18.6mm
- 기타 : 3G, Wi-Fi 802.11b/g/n, GPS, 블루투스 2.1, 전/후면 카메라, Six-axis 센서
분명 진보한 성능과 가능성을 담고 있는 제품임에도 익숙한 스타일을 따른 탓인지 마니아가 아니라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어려울 듯 하지만 NGP가 채택한 쿼드 코어가 이후 스마트폰 등 타 플랫폼까지 영향을 주게될 것인만큼 충분히 주시할만한 모델이 될듯하다.
[관련링크 : SCEi.co.jp]
더 눈길 끈 PlayStation Suite...
개인적으로는 NGP 이상으로 눈길을 끈게 같은 날 발표된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PlayStation Suite)였다.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는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 이상의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소니에릭슨이 준비한
엑스페리아 플레이(Xperia Play)를 통해 제기됐던 모바일 시장 진입을 공식화한 발표이자 SCE의 독자 플랫폼을 안드로이드 진영에 개방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게 아닌가 싶다.
물론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SCE의
플레이스테이션 서티파이드(PlayStation Certified) 라이센스를 얻어야 하겠지만 안드로이드에서 PS 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설렌다. 게임 부족에 시달리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단비가 되어줄듯~ 참고로 NGP에서도 돌아가는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 기반 게임으로 초기엔 PS1의 인기 게임이 이식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자사의 게임기인 NGP 뿐 아니라 엑스페리아 플레이 등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로 게임을 확대시켜갈 준비를 하고 있는 SCE.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PC 등으로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 중인 안드로이드 진영을 품에 안은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만 출시한다면 다시 한번 휴대용 게임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 하다.
[관련링크 : SCEi.co.jp]
SCE, 구글과 새 시장을 열다...
이렇게 NGP 출시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1위 탈환에 나선 SCE.
하지만 그보다 더 기대할 부분은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 발표로 소니와 구글의 연합이 더 탄력을 받겠다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미 구글 TV 플랫폼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며 메이저 TV 업체 중 구글과의 제휴에 가장 기민한 모습을 보였던 소니가 이번에는 SCE를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사의 게임을 공급키로 했으니 양사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건 자명한 노릇. 게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SCE와 확장일로에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만남이 보여줄 폭발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것 같다.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성장은 닌텐도의 경쟁사로 애플이 올라설 만큼 게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단말 판매 대수로는 이미 아이폰을 앞섰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은 모바일 게임에서 아직 쓸만한 게임이 적다는 질타를 받아왔고 그 누구도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닌텐도와 겨룰거라곤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
꾸준한 버전업으로 운영체제의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게임의 부재로 안드로이드폰을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주던 상황에서 SCE가 플레이스테이션 스위트를 발표했으니 쓸만한 게임이 부족한 구글과 게임을 유통할 시장이 절실한 소니에겐 서로의 니즈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상황이 아닌가 싶다.
달리 말하면 위기의 소니가 개방이란 키워드로 구글이 가진 거대 시장을 배후로 두게 됐고 구글은 게임 부재를 해결할 키로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를 안게 됐다는 얘기다.
하드웨어 중립적인 플랫폼인 만큼 안드로이드 외에도 타 플랫폼으로의 진출 가능성은 있지만 일단 안드로이드에서 파괴력을 보여줘야 이후 행보도 SCE의 전략대로 움직일 수 있을테니 당분간은 전력투구하는 SCE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둘을 바라보는 애플이나 닌텐도의 대응, 휴대용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사이에서 사용자의 니즈에 얼마나 부합하는 게임이 출시되느냐 등이 관건이지만 두근 거리는 이번 행보에 기대어린 응원을 보내며 지켜볼 생각이다.
... 게임 부족에 시달리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지지하는 사용자의 한사람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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