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밤을 불사르는 미드 삼총사... 그레이 아나토미 vs CSI 마이애미 vs 닥터 하우스
요즘엔 케이블이나 인터넷으로 빠르게 미드가 유통되면서 더 이상 공중파의 외화 시리즈를 기대하는 이들이 없는 것 같지만, 아니 외화 시리즈라는 표현 자체가 낯설지도... 공중파 외화 시리즈에는 나름의 거대한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이해하기 쉽고 착착 와닿는 감칠맛 나는 성우들의 더빙이 그것인데요. 매주 방송되는터라 한꺼번에 시즌을 통채로 챙겨보며 궁금증을 덜어내는 식의 시청 습관을 갖긴 어렵지만, 주말의 즐거움을 위해 기다리는 이 시간 또한 공중파 외화 시리즈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봄 개편으로 방송 3사의 외화 시리즈 편성 시간이 공교롭게도 일요일 밤으로 몰렸습니다. 일요일을 지켜온 CSI 마이애미 시즌 6와 경쟁하듯 최근 합류한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5에 이어 그동안 토요일에 방송됐던 닥터 하우스 시즌 2까지 일요일로 시간을 옮겨와 제대로 경쟁을 펼치기 시작한 건데요. 3사의 자존심을 걸었는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이란 건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방송 시간도 고만고만하게 겹치고 있으니까요.
대략 편성표를 살펴봤으니 아시겠지만, 문제는 그 방영 시간의 중첩에서부터 발생합니다. 계속 채널을 돌려가며 볼 수도 없는데 세 작품은 비슷한 시간에 한꺼번에 전파를 타버리니까요.
덕분에 선호도에 따라 각 작품에 대한 시간 안배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데 저는 한때 CSI 시리즈를 정말 재밌게 봤던 적도 있지만, 굳이 꼽는다면 좋아했던 시리즈는 CSI 뉴욕이었기에 CSI 마이애미가 아닌 그레이 아나토미를 중심으로 보고 있네요. 이어서 닥터 하우스를 보는 식으로...(호반장님께 죄송해지는...=_=)
일요일 밤에 찾아오는 외화 시리즈들은 국내 성우들의 연기를 경험하는 장이자 국내 드라마와는 다른 신선한 소재가 주는 미드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한주를 마무리하거나 한주의 시작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라는 장점 속에도 너무 늦은 시간에 그것도 시간이 겹치다보니 아쉬움이 꽃피네요. 그나마 개편 전처럼 토요일, 일요일 식으로라도 나뉘면 좋을텐데...
아마 많은 이들이 이러저런 이유로 더빙판인 공중파 보다는 자막판인 케이블이나 인터넷으로 다운로드해서 몰아보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 같지만, 저는 앞으로도 공중파의 외화 시리즈를 지지할 생각입니다. 돈도 안되고 시청률이 안나와서 밀리고 밀린 그들을 지지해줄 누군가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과거 어린시절부터 품었던 외화 시리즈에 대한 의리를 지켜 나간다는 생각으로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계속 지지하는거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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