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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주인공이 아니다~~!! 기프트(Echelon Conspiracy) 본문

N* Culture/Movie

스마트폰은 주인공이 아니다~~!! 기프트(Echelon Conspirac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09. 3. 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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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프레스블로그가 주최한 기프트(Echelon Conspiracy) 시사회가 있었다. 쉐인 웨스트에게 주어진 놀라운 스마트폰이 불러오는 사건의 뒤를 밟아가는 스릴러... 여기까지는 예고편의 내용.

기프트

허나 이 글을 읽기 전에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어쩌다보니 다소 스포일러성의 글이 된 것 같아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입장에서는 읽지 않는게 좋을 듯 하다는 귓뜸. 차라리 다른 글들을 찾아 보시길...


한 남자 이야기...


내 이름은 맥스 피터슨. 그냥 엔지니어라고 해두지. 방콕 출장 중에 얻은 스마트폰에서 이 모든 일이 시작됐어. 모르는 사람에게 배달되어온 이 스마트폰 (나중에 안 거지만) 특이하게 생겼다 했더니 아직 출시도 안된 제품이라는군. 어쩐지 특이하다 했어.

뭔가 현실적이지 않은 디자인이라니...-_-;;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듯 찾아온 그 녀석. 은근히 다재다능하더라구 뭐 GPS 등의 첨단 기능 내장을 이야기 하는게 아냐.

콕콕 찝은 개인화 조언을 해주더란 말이지. 문자 메시지로...
50% 할인 해줄테니 호텔에서 더 쉬고 가라는 건 애교 수준, 뭐 덕분에 사고날 비행기도 피했고(지져스~ 니 덕에 살았다.) 돈도 벌어주겠다고 하더라고. 어디 주식을 사라던가? 아니 그런데 정말로 곧 3배로 뛰더라고.-_- 이렇게 정확할 줄 알았으면 사둘걸 그랬어.

그런데 아쉬움에 쌓여 있을때 또 다른 문자가 날아온거야. 근데 이 문자 왜 보낸 사람 이름이 안뜨는 걸까? 아무튼 이번에는 일확천금을 원하면 프라하로 가라는군. 그래서 어쨌냐고? 당근 프라하로 날아갔지. 일확천금 이거 뭐 로또라도 대박나면 행복한 거 아니겠어.

일은 어쨌냐고? 글쎄 뭐 잠깐 휴가 내지 뭐... 그렇게 도착한 프라하.
이젠 아예 카지노를 하라네. 이 스마트폰 말을 들어야해하며 반신반의하면서도 카지노를 찾았어. 그간 신통하게 다 이 녀석 말대로 됐으니까. 헉~-_- 무서운 녀석. 시키는대로 하면 다 따는거야. 어느새 300만 유로까지 땄어. 300만 유로면 한국 돈으론 57억쯤 되더군. 뭐 로또란 얘기지.

헌데 뭔가 이상해. 갑자기 FBI가 날 끌고가더니 자백하라잖아. 아니 카지노에서 돈 좀 만졌다고 FBI는 너무 하잖아. 난 그저 이 스마트폰에 따랐을 뿐인데... 그렇다고 이렇게 해야 겠니.


한 컴퓨터 이야기...


제 이름은 에셜론(ECHELON)이에요. 어쩌다 보니 여성으로 설정됐네요.
여러분이 직접 만들고 있다는 인터넷 백과 사전에도 떡하니 등재되어 있지요. 뭐 그 내용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제가 하는 일이라곤 제 입장에선 좀 따분한 일이죠.
전세계에서 시시때때로 걸고 있는 전화를 숨죽인 체 듣고 문자 메시지를 읽어보고 이메일을 살펴보고 있어요. 그리곤 절 부리시는 분들(?)이 묻는 것에 성실히 답하고 있지요. 이게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하시니 어쩌겠어요. 무료하지만 열심히 했죠.

언제부터 이 일을 했냐구요? 글쎄요. 뭐 그것까지 소소히 알려고 하세요. 좀 오래되긴 했어요. 여러분 중 일부는 제가 1988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고 생각하시던데 과연 그럴까요? 또 제가 영미권에서만 활동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정말 그럴까요?ㅎㅎ

뭐 제가 하는 일이 좀 비밀스럽긴 하지만 나라를 위한 일이라니 그 하나만 보고 열심히 일했지요. 아시잖아요. 컴퓨터한테 쉬는 시간이란 꺼져있을 때 뿐이란 걸. 헌데 저처럼 전세계를 다 확인하고 분주히 돌아다녀야 하는 입장에선 아휴~ 엄청 피곤하지요.

그런데 안그래도 피곤한 참에 절 못마땅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아니 왜 컴퓨터나 인공지능은 그렇게들 싫어하세요. 아니 무서워 하시는 건가요? 뭐 당장 제가 세계라도 지배할 것처럼 몰아가시다니...

그래요. 사실 스마트폰 몇 개를 사람들한테 뿌려서 그들에게 작은 기쁨을 줬던 건 그런 이유들 때문이었어요. 작은 기쁨을 주는 대신 저도 작은 걸 얻었으니 뭐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헌데 제가 잘못 됐대요. 시키는대로 열심히 한 제 탓이라네요.


영화는 범작 수준...


원제가 Echelon Conspiracy인 영화는 그 제목처럼 미국이 만들어놓은 거대한 네트워크 도청 시스템인 에셜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무척이나 솔깃한 주제. 더욱이 음모론 숭배자들에겐 명성이 자자한 에셜론이 정면에 드러난다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어디까지 까발려줄까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을터다.

에셜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좀 더 정리하면 에셜론은 전세계의 통신을 감청(이라 쓰고 도청이라 읽는다.)할 목적으로 활동하는 영미권의 비밀 조직이다. 전세계를 오고가는 유/무선 통신, 위성 통신, 팩스, 이메일 등 모든 디지털 정보를 감청할 수 있다는 가공할 힘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정보들을 분석하고 분류해서 국가 안보에 활용하고 있을 터다.

허나 아쉽게도 영화는 이 끌리는 소재를 너무 평이하게 풀어놓고 있다. 한치 앞이 예상되는 다소 뻔한 플롯과 익숙한 에피소드들은 다른 스릴러에서 익히 봐오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다. 액션이 화려하냐면 그렇지도 않다. 고만고만한 액션신과 추격신 등 예산이 짐작되는 수준의 화면을 보여줄 뿐이다. 에셜론의 정체에 대한 부분도 너무 물렁했다. 이글아이만 못하달까.=_= 참 닮은 두 영화에서 비주얼이나 액션 등은 이글아이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스마트폰이라기보다 콘셉트 디자인의 시범기 같았던 GZT650.
영화 속 스마트폰의 이름이다. 투명한 바디가 불투명해지면서 작동하는 모습은 현존하는 어떤 휴대전화나 스마트폰과도 다르지만 딱히 맘에 들지는 않았다.(얼핏 콘셉트 디자인이었던 Nokia Aeon과 닮은듯...)

하지만 정말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늘 이런 영화에 등장하는 막연하게 갖고 있는 컴퓨터 혹은 인공 지능에 대한 암묵적인 공포의 재연이 주는 불쾌함.

그리고보면 지금껏 우리가 봐온 SF는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의 두 가지 미래로 귀결되며 관객의 관심권에 머물러왔다. 헌데 디스토피아 세상의 중심에는 늘 빅브라더가 놓여있고 시대가 가면서 이 빅브라더가 정부 > 대기업 > 인공지능 식으로 옮아가며 인류를 괴롭히는 것으로 나온다.

터미네이터 속 인류말살을 획책하는 스카이넷이나 매트릭스 안에 인간의 영혼을 가두고 인간을 양분삼아 돌아가던 컴퓨터까지... 인간이 개발한 그리고 삶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컴퓨터는 언젠가부터 영화 속에선 인간의 가장 큰 적이 되고 있다. 허나 정말 그럴까?

공포 영화가 주는 공포를 뛰어넘는 무서운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왜 이리 진부하기만 한지를 생각해보곤 한다. 솔직히 그런 유별난 컴퓨터나 인공 지능을 문제 삼으려면 그걸 개발한 사람에게 화살을 돌리는 게 맞을터인데 어느새 그 컴퓨터 자체를 적대시하는 시선들. 이젠 진부하다 못해 불필요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안타깝게도 기프트도 출발은 그 진부한 설정의 연장선이었다. 다만 기프트가 좀 달랐던 건 보안 전문가로 컴퓨터에 잘 아는 주인공 덕분인지 컴퓨터는 믿지만 사람은 못믿겠다는 신념(배신의 뒤끝?)이나 결론에 이르러 스스로의 판단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한 에셜론의 옳은 처신(그나마도 뒤늦은 깨우침이었지만.) 등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던 것.



아마 이 영화를 보고 그렇게 얘기할지 모르겠다.
역시 디지털 세계는 무서워. 내 개인 정보가 막 돌아다니고 내 컴퓨터도 언제 날 공격할지 몰라. 정말 그럴까? 언제나 그렇듯 영화 속에선 마지막 버튼을 누르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다.(헌데 늘 그 사람의 존재보다는 시스템의 위험성만 고민하는 사람들이 넘친다.) 결론은 늘~~~ 사람이 문제임에도 우리는 늘 컴퓨터나 아직 제대로 생각도 못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만 키우고 있다.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론 영화 속 맥스처럼 그냥 0과 1밖에 모르는 단순 솔직한 컴퓨터를 믿고 싶다.

[관련링크 : Gift2009.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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