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번개 이야기...
제 블로그에 종종 들르신 분이라면 제가 AudioLog라는 걸 녹음해서 올리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겁니다. 매주 한번씩 올리고 있지요.
헌데 그 AudioLog의 시작까지 아시는 분은 얼마 안계실 것 같아서 살짝 얘기해보자면 그 녀석의 시작은 제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라디오DJ가 꿈이었답니다.
대학시절... 엄밀히는 군 전역 이후 시작한 취미가 개인음악방송이었습니다.
당시 세이클럽 등에서 Winamp 등을 이용해 음악방송을 진행하시던 분들이 많았죠.
저도 그런 이 중 하나였고 매일밤 8시부터 10시까지 두시간씩 방송을 진행했었습니다.
나름의 열정과 재미에 폭 빠져 있었던 시절이었죠.
물론 많진 않았지만 청취자의 반응도 좋았기에 더 즐겁게 방송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몇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학교 축제때 DJ콘테스트가 있었는데 2회 출전에 2회 모두 대상을 거머쥐는... 쿨럭~
어차피 아마추어 행사였지만 조금은 으쓱하기도 했고 상금도 있었으니 더 행복했지요.
사실 거기서 멈춰야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 제가 넘어선 안되는 선을 넘었거든요.
지금은 서울에 있지만 당시만 해도 전북권을 누비고(?) 있었던 탓에 전주MBC에서 개최했던 DJ콘테스트에 나서는 무모함을 보였던거죠.
결과는...-_- 어쨌냐구요?
아쉽게도 본선 진출에 그쳤답니다.ㅠ_ㅠ
만약 그때 성적이 좋았다면 지금 직업이 라디오DJ였을 것이라는 후문이...
아차... 이야기가 너무 엉뚱한 곳으로 흐르고 있죠.
부산 번개 이야기를 하려다가 과거사나 읊고 있다니...
다시 부산 번개로 돌아가볼까요.
앞에 장황하게 늘어놓은 개인음악방송이 이번 번개의 핵심입니다.
그때 함께 방송을 들어주시던 분들과 그러니까 애청자들과의 번개 모임이었거든요.
Let's 부산...
그러니까...-_- 참으로 오래전에 저와 관계를 맺던 분들과의 만남인 셈이죠.
당시 중학생이었던 청취자들이 어느새 수능을 치뤘으니... 최연소 청취자였던 초등학생도 지금은 고등학생이겠군요. 쿨럭~ 이번이 세번째 모임이었는데 처음엔 부산... 두번째는 대전... 다시 부산으로 이어지고 있네요.
나름 전국구죠.
의외로 제 방송은 부산분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탓에...;;
아무튼 그런 이유로 부산까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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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과의 만남은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의 모임이었기에 처음엔 10명 이상이 모일 생각이었는데 몇분이 자리하지 못하셔서 저를 포함한 8명이 1박 2일의 짧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해운대 갈매기와 누리마루 낙조...
첫날... 오후 2시 경에 부산역에서 모인 일행은 해운대로 향했습니다.
저는 골판지와 함께 KTX를 타고 부지런히 부산까지 내려갔지요.
나름 부산에서 가볼만한 곳을 뽑아내서 해운대와 누리마루를 보러갈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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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향한 해운대에는 겨울 바다를 찾은 사람들이 많더군요.
손에 손에 새우깡을 들고 갈매기를 유혹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갈매기한테 새우깡을 주는 건 배 위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인 줄 알았는데 갈매기들이 익숙하게 새우깡을 채가는 모습에서 프로다운 아름다움(?)까지 느껴지던데요.
그렇게 해운대를 돌아 향한 곳은 누리마루였습니다. 웨스틴 조선 호텔 옆에 있더군요.
잘 정돈된 산책로와 절벽에 조성된 계단들이 깔끔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을 만한 명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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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달린 산책용 계단을 한참 돌고 돌아 누리마루에 도착했습니다.
거리는 얼마 안됐지만 여러가지 얘기를 하며 사진 찍기에 바빠서 정작 천천히 향하게 된 거죠.
2005년 APEC 정상회담의 주 무대였던 누리마루.
너무 늦은 시간에 방문한 탓에 들어갈 볼 수는 없었지만 광안대교 위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보며 담아온 사진은(아마추어 티가 나지만) 맘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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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를 떠나서 향한 곳은 숙소가 있는 송정이었죠.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선 숙소에선...-_- 글쎄요. 별 일이 없었습니다.
소량의 알콜과 과자. 그리고는 그 먼 타향까지 가서 열심히 텔레비전을 시청했지요.
이어지는 이야기... 이야기... 그렇게 새벽 2시를 넘기고서야 일행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훗~~ 그렇습니다.
뭔가 많이 부족해 보이는 저희의 일정. 아무래도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모임이었기 때문에 스케줄이나 모여서 할 일에 대한 것도 약간의 밑그림 뿐이었답니다. 그러니 이런 저런 빈틈도 생겨났지만 무슨 패키지 관광을 온 것도 아니니 그런 정도의 헛점은 더 자연스러운 일이라 자위했습니다.(함께한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 주셔야 할텐데...)
아쉬웠던 둘째날... 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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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도...-_- 뭐랄까 MT 두번째 날의 아침같다고 할까요.
너무도 익숙하고 친숙하게 컵라면으로 때웠으니까요. 입가심으로는 99% 카카오 함량을 자랑하는 다크 초콜릿. 크레파스 씹는 기분이라는 말들이 나오긴 했지만 뭐 먹을만 하던걸요.@_@;
잊지못할 선물도 받았지요.ㅠ_ㅠ 손수 만들고 포장까지 한 하트 모양의 휴대전화 스트랩.
잘 쓸게요~ 동화님. 너무 예뻐요.
이튿날 송정의 바다도 무척 좋았습니다.
적당한 날씨... 청명한 바다... 모여만 있어도 행복한 사람들...
해운대보다는 찾은 이가 적었지만 휴일을 맞아 연날리기에 바쁜 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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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_- 지나치게 빡빡하게 스케줄을 잡은 탓에 점심만 먹고 홀랑 올라와야 했습니다.
처음엔 딱히 모여봐야 뭘 하겠느냐라는 생각에 다음날 출근을 위해 일찍 올라오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기차시간이 다가오니 괜히 초초해지고 아쉽기만 하더군요.
멀리 대전에서 오신 우주제일천재님께도 심히 미안했고...
그렇게 떠나온 부산... 짧았던 1박 2일의 이번 여행도 오랜동안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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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임에 함께 해준... 골판지와 호빵님, 푸렌님, 카이져님, 스칼렛님, 서랍속의 동화님. 그리고 우주제일천재님까지... 우리 오랜동안 이 짧았던 이틀의 추억 잊지 말아요.
음악방송도 하지 못하고 있고 메신저로나 방명록에서 종종 인사만 나누고 있는 열악한 상황인데도 주말 시간을 내주셨던 것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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