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을 마무리 짓는 헐리웃의 대작영화 킹콩을 드디어 챙겨봤다. 1933년의 원작을 기억할 만큼 나이가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보면서 '아. 이건 본 거 같다' 싶은 장면들이 무척이나 많은 영화였다.
(리메이크 작이니 당연하겠지만...)
피터 잭슨이 꼭 리메이크 해보고 싶었다는 이 영화는 결국 그가 준비한 첨단 CG의 힘을 빌어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영화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내게 킹콩은 그다지 우호적인 캐릭터가 아니었기에...-_-;
사실 뭐 그저 그랬다.(오리지널이 풍기던 특촬영화 느낌은 사라졌지만...)
나오미 왓츠가 열연한 '앤'과 앤디 서키스가 연기한 '킹콩' 사이의 감정은 사랑으로 비쳐지지만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고...
그 둘 사이의 모습은 사랑보다는 스톡홀름 컴플렉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낯선 섬안에서 일행과 떨어진체 거대한 괴물에 납치당한 그녀. 도망쳐 보려고도 하지만 킹콩과 보내는 그다지 길지 않았던 하룻새 -_- 애틋한 감정이 생기다니. 뭐 자기 생명을 구해주고 잡아먹었어야 할 자신을 먹지 않아준것에 대한 보답일까?
킹콩쪽도 마찬가지다. 다른 섬 처녀들은 잘도 먹어치운것 같더니만 어찌하여 예쁜 백인처녀는 봐준 것일까... -_- 설마 알비노에 대한 경외심??
(어찌됐든 흑인 처녀들만 보다가 하얀 그녀를 보니 딴 생각이 생긴걸까) 그냥 살짝 잡아먹었다면 명을 단축하진 않았을텐데...
뭐 그둘은 주인공 커플
(?)이니 그러려니 하기로 하고 영화를 보면서 가장 언짢았던건 역시나 잭 블랙이 연기한 '칼'이었다. 어쩜 그다지 자기 중심적인 사상으로 가득찬 인간인지. 이 길다면 긴 모험의 시발점으로서는 인상적이었을지 모르겠으나 그 때문에 쓸데없이 죽어간 모든 사람이 불쌍할 뿐이다. 대사도 얄밉게 짝이없지만... 가장 마지막 그의 대사가 정말이지 사!악!하게 들렸다.
"비행기가 죽인 게 아냐. 짐승을 죽인 건 미녀였던 거야." 라니..
정신차려 킹콩을 죽인건 다름아닌 너라구...!!!
그리고 지미. 왠지 지인과 닮아 애착이 갔던 녀석. 당사자는 알까.
자신과 이미지가 닮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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