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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히끼꼬모리들을 위하여... 히노키오(Hinokio : Inter Galactic Lov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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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히끼꼬모리들을 위하여... 히노키오(Hinokio : Inter Galactic Love)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06. 7. 4. 10:00
히끼꼬모리... 글쎄 쉽게 정의한다면 '은둔형 외톨이' 정도가 될까?
아니 물론 이보다 훨씬 어렵고 학술적인 설명을 붙이지 않으면 설명이 부족한 것 같지만 정확히 히끼꼬모리를 진단하는 건 전문의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라 하니 학술적인 부분은 접어두기로 하자.

어쨌든 이런 난해한 단어를 꺼내든 것은 '히노키오... Hinokio : Inter Galactic Love'라는 영화를 보면서 생각나는 첫 단어가 히끼꼬모리였기 때문이다.


피노키오도 아닌 히노키오라는 눈에 확 띄는 이름...
설마 나무인형이 나오겠어? 하고 들여다 본 영화는 나무인형과는 다르지만 묘하게 닮은 생경한 로봇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초등학교 교실에 전학을 온 로봇이라니? 역시 일본다운 상상력?

새롭게 전학온 학생 '사토루'.. 아니 로봇 '히노키오(아이들이 붙인 별명)'는 서툴게 학교에 적응해간다. 신기하게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 왕따에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조심스레 주변의 학생들을 친구로 만들어 간다. 아니... 자신을 왕따시키는 무리안에 들어간다. 자신을 왕따시키는 '준' 패거리가 시키는 대로 물건도 훔쳐내고 고등학생들과 몸싸움도 벌이지만 그런 일들을 계기로 친하게 어울리게 되는데...


히노키오...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 히노키오라고 하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히노키오는 주요 배역이면서도 집안에서만 지내는 사토루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교통 사고로 엄마를 잃고 엄마의 죽음이 아버지의 탓이라며 아버지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는 사토루. 그는 재활치료도 받지 않고 휠체어에 탄채 집안에서만 지내며 자기 대신 히노키오를 학교에 보내 수업을 듣는 것이다.

히노키오는 공학도인 사토루의 아버지가 사토루를 위해 마련해준 로봇이다. 교통사고 이후 세상과 그리고 자신과 담을 쌓은 아들이 세상에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지만 사토루는 그런 히노키오로 세상과의 간극을 쉽게 좁히진 못하지만 히노키오는 세상과 사토루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이자 세상에 상처입지 않으려는 사토루에게 방어막이 되어준다. 어차피 아픔을 느끼지 못하기에 세상과 충돌하면서 겪어야 하는 아픔도 모르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주변의 시선도 애써 무시하면 된다. 그렇게 사토루는 히노키오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소통...

하지만 히노키오를 통해 세상에 나아가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우정을 나누게 되면서 사토루는 조금씩 변해간다. 우정 이상의 감정으로 발전해가는 준과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아픈 사연을 통해 소통하면서 사토루는 변해간다.

심지어 아버지가 테스트 중인 감각기능 피드백 시스템을 직접 히노키오에 인스톨하여 이전까지는 아무 느낌이 없었던 세상과 스킨쉽을 시작한다. 강아지가 얼굴을 핥아대는 느낌과 준이 팔을 잡았을때의 느낌을 통해 어색하면서도 즐거워하고... 그렇게 조금씩 세상에 다가선다.

그러나 정작 세상과 벽을 쌓고 있던 사토루의 마음은 친구들 보다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더 컸다. 엄마가 아버지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미움은 사토루의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쉽게 풀어지지가 않는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아버지의 걸음걸음을 애써 외면하면서 점점 벽을 쌓아갈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와의 관계도 히노키오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물론 독설로 시작된 그것도 히노키오의 전자음성으로 전달되는 서툰 말들이었지만 사토루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아빠에겐 그 정도도 행복이었다.


그래서...

영화는 이처럼 세상과 그리고 가족과 담을 쌓고 지내는 히끼꼬모리 사토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아픔을 가진 사람이 사토루만은 아니다. 친구인 준은 아버지를 갑자기 잃은 경험이 있고 사토루의 아버지도 사랑하는 부인을 잃고 아들까지 자신을 원수보듯 하니 아픔을 가진 인물이긴 마찬가지... 그런 모든 인물을 엮어나가는 중심에 히노키오가 있었다.

일본은 사회 문제인 히끼꼬모리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 속 로봇처럼 세상과의 벽을 허물어줄 대상을 바라는 건 어쩌면 SF적인 희망사항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만의 고독에 갇혀 지내는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세상과의 소통을 도와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

'인간은 인간 사이에 있을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정의안에서 영화 히노키오는 사람 사이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히끼꼬모리는 더 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수의 히끼꼬모리가 아니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자신 안에 아픔을 가두고 자신을 옥죄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 안에서 헤어나오기 보다는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묻어두려고만 하는 사람들... 그래서 더 힘들어 하면서도 그럴때마다 세상과 벽을 쌓아가는 사람들... 물론 이런 경우 해결책은 역시 본인의 마음가짐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주변에 누군가에 손을 내밀 용기가 아닐까 한다. 정말 힘든 일이라면 아무에게라도 털어놔버리면 훨씬 마음이 편했던 기억.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으려나?

어쩌면 로봇이지만 너무나 인간 같은 그래서 서툰 걸음을 대신 띄어줄 수 있었던 히노키오가 필요한 요즘인지도 모르겠다.

독특한 설정을 큰 무리없이 풀어낸 스토리라인, 아기자기하지만 따뜻한 구성 등 전형적인 일본 가족 영화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 같다. 아역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였고...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일본영화 한편을 감상했다는 느낌으로 리뷰를 마무리할까 한다.

영화 안에 '연옥'이라는 특이한 게임에 대한 설정이 등장한다.
게임과 현실이 이어진다는 설정으로 그곳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라는 그런 설정이 깔려있는데... 글쎄... 영화를 판타지로 만들어 버렸다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지만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나도 아무것도 아닌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소원을 이뤄주길 바랬던 적이 있었다. 이를테면 간단한 징크스 같은 것이랄까.-_- 아침에 어떤 차를 몇 번 보면 운이 좋다던지 하는 것 같은 작은 믿음들... 영화 안에서 연옥이 차지하는 의미는 물론 그보다 훨씬 컸지만 어쩌면 어린시절 누구나 품어 봄직한 어리석을 정도로 순진한 믿음.. 그런게 아닐까?

히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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