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의 인수로 반사이익을 얻는 곳은 어딜까?

이글루스가 네이트를 운영중인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다는 보도 이후 이글루스 사용자들이 술렁이고 있더군요.

이글루스와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 관련 공지

이글루스를 떠날테니 DB를 백업해달라는 성격급한 사용자부터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사용자 혹은 그래도 이글루스를 사용하겠다는 사용자들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어제 오늘새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이글루스에 가입은 했었지만 실제 이글루스에 블로그를 만들어서 운영해본 적은 없기에 이번 사건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잘것 없는 블로그라도 운영하는 입장이고 보니 마냥 이번 사건을 보고 넘길수만은 없네요. 당장 이글루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5월경에 완전히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이와 관련해서 생각해본 건 과연 이글루스를 떠난 이들이 갈곳이 어디겠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간 이글루스를 사용하셨던 분들은 이글루스가 일반 포털이 제공하던 블로그 서비스에 비해 자유롭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을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글루스의 서비스를 사용해 왔을 것입니다.

더욱이 이글루스는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서 다른 곳에 비해 역사도 긴편이어서 많은 키 블로거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사실 이번 이글루스의 인수합병도 그 분들이 가장 많은 부분에서 반대를 하고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신의 글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산이 되길 원치 않으며 혹 있을지 모를 이글루스의 싸이월드화를 우려하면서 떠날 준비를 하시는 분도 다수 계시더군요.

과연 이분들의 우려대로 이글루스가 싸이월드화되고 동의없이 자신의 글들이 차용된다면 이분들은 어디로 이동할까요?

1.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블로그로의 이동
포털 블로그는 그 목적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국내의 대형 포털은 앞다퉈 블로그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그곳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나 운영행태에 못마땅해하는 블로거가 많은 형편이니 가급적 이런 곳으로 이동하는 건 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네이트를 피해 다른 포털로 흡수될 확률은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2. 비포털형 블로그로의 이동
현재는 비포털형 블로그도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서비스 중입니다. 각 언론사이트에서 부터 쇼핑몰 등에서도 블로그를 서비스하는 곳이 있죠. 구색갖추기 정도로 서비스하는 곳들도 있긴 하지만 맘먹고 여기저기 서비스를 비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발견 못하란 법도 없으니까요. 다만 이 경우 왠지 부족한 기능등에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태터툴즈나 워드프레스등 독립 블로그툴로의 이동
사실 이쪽이 가능성만으로 따지면 다른 서비스에 이동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곳이라면 충분히 자신만의 서비스를 운영이 가능하며 더욱이 저작권 등 민감한 부분에서도 더 안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글루스 시절보다는 호스팅 비용등 다소 높은 운영비용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으며 설치형 블로그에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이를 익힐 학습의 시간도 일정부분 필요할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3곳으로의 이전도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기존에 포스팅했던 다양한 자료들을 그냥 버리고 이동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아마 발빠른 개인 개발자나 반사이익을 노리는 블로그 사이트측에서 DB변환툴을 제작해서 블로거들의 이전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도 있겠죠.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우선 이글루스의 인수합병이 끝난 시점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기존 서비스인 이글루스를 크게 흔들지 않고 현재의 운영체제를 고수해 나간다면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현재의 안정적인 이글루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떠나려는 사람들의 숫자도 당연히 줄어들겠죠.

하지만 분명 떠날 사람들은 떠나기 마련이고 블로그를 접는 것이 아니라면 어딘가 새로운 둥지를 만들고 안착하려 할 것입니다. 다수의 키 블로거가 자리를 잡는 그곳이 당연하게도 이번 이글루스 인수합병의 반사이익을 얻게 되겠죠. 과연 그곳이 어디가 될지...

혹 이글루스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어디로 이동할 계획이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