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인생 국밥이라고 해도 좋을 맛난 국밥을 파는 괜찮은 순댓국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입 짧은 자기조차 사로잡은 곳이라며 소개한 그곳. 마침 흑석역 근처 핸드드립 전문점 리앤홍에서 커피클래스가 있었던 날이라서 소문의 순대나라를 찾았는데요. 좁다란 흑석 시장 골목을 타고 돌아가니 흑석시장, 중앙대, 흑석역 같은 접두어에 맛집이 붙어 검색되는 그곳 순대나라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앤홍 커피 클래스] 흑석역 근처 흑리단길의 핸드드립 전문 카페 리앤홍에서 경험한 뜻밖의 커
커피를 하루에 두 잔 이상은 마시지만, 그냥 편히 마실줄만 알았지 갑자기 커피클래스에 참여하다니.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갑자기 커피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할까 싶습니다. 좋은 사람들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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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서울에서 경험하기 힘든 마을을 낀 추억 어린 시장 골목 분위기에 이끌려 걷다보면 간판에서부터 적잖은 내공을 드러내는 순대나라. 더운 여름에도 가게 밖에 걸려있는 커다란 가마솥이 연신 더운 김을 내며 팔팔 끓고 있었는데요. 얼핏 보면 국밥에 소주 한 병으로 회포를 푸는 초로의 중년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지만, 그런 선입견에 압도되어 그냥 지나치기엔 꽤 훌륭하고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가성비는 물론이고 평소 순대국밥에서 돼지 잡내가 나서 못 먹는다고 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맛집이거든요.
자리를 잡고 메뉴를 둘러보니 순대국밥 7,000원, 돼지국밥 7,000원 등 가격에서부터 괜찮은 인상을 주더군요. 순대국밥과 돼지국밥 사이에서 고민을 살짝 하다가 돼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어떤 걸 주문할지 고민되면 종업원에게 물어보셔도 되지만, 돼지국밥은 내장과 부속이 좀 더 많고, 순대국밥은 순대가 더 많다고 생각하고 고르시면 됩니다. 주문이 끝나면 이내 테이블 위에 반찬이 오릅니다. 돼지고기와 늘 최상의 조합을 자랑하는 새우젓과 국밥의 든든한 친구 부추, 빠지면 아쉬울 깍두기와 배추 겉절이. 그리고 넉넉하게 찍어 먹으라는 듯 가득 담겨 나오는 고추와 쌈장까지 부족함 없이 넉넉한 인심을 찬에서도 보여주더군요. 구성만 좋은 게 아니라 김치의 정갈한 맛도 좋았습니다.^^
잠시 후 잘 우러나 더 깨끗한 순백의 국물과 함께 돼지국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밥에 국물을 부었다 덜어내고 또 부어서 온도를 맞추는 토렴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이 집 국밥은 순대와 여러 돼지 부위가 담긴 꽤 풍성한 모습이었는데요. 국물이 참 맑고 뽀얗더라고요. 숟가락으로 마셔보니 맑음이 입안에 쫙 퍼지는데 무겁거나 기름지지 않고 깔끔했고요. 국밥 안에 들어있는 건더기에서도 잡내가 나지 않았던 게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가게를 추천한 이유를 그 순간 알겠더라고요. ...전 뭐 좀 냄새가 나도 잘 먹지만, 돼지 잡내 때문에 국밥집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는 분도 이곳에선 100전 100승할 것 같았습니다.ㅋ
그렇게 기분좋게 한 그릇을 비워냈는데요. 오래된 시장 골목의 순댓국집이라는 이미지가 세대와 연령을 초월해 모두가 이 곳을 쉽게 찾게 하는 데는 적잖은 핸디캡일 수 있지만, 저처럼 맛을 보고 나서 흑석동 순대나라를 주변에 소개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기에 오래된 가게로 이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대로만 지켜간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가게가 될 것 같은데요. 재개발 없이 이 맛을 꾸준히 유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저도 블로그에 소개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내돈내먹으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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