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봇 얘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라는 단어 혹시 들어보셨나요? 직역하면 불쾌한 골짜기라는 뜻이 되는 이 단어는 사람과 닮은 존재를 대할 때 우리가 느끼는 불쾌한 기분을 말하는데요. 그냥 사람처럼 눈만 깜빡이는 디자인에는 귀여움을 느꼈다가 그것이 사람과 닮아갈수록, 하지만 진짜 사람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을 때 불쾌함은 극대화되고 이 둘의 감정선이 마치 골짜기 모양의 그래프처럼 그려진다고 해서 이런 단어가 생겼는데요.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상용화를 위한 로봇들이 계속 개발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불쾌한 골짜기에 대한 경험이 늘어만 가는 것 같습니다. 만드는 쪽에서는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이 정도 이상은 구현하기 어려워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종종 등장하는 로봇들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지곤 하거든요.
그런데 스웨덴 기술 기업인 퍼햇 로보틱스(Furhat Robotics)가 제안한 소셜 로봇 퍼햇(Furhat)에서 제가 느낀 감정도 불쾌한 골짜기 자체였습니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장착된 스피커 위에 사람의 얼굴 같은 게 올려져 있는 디자인의 이 로봇은 일반적인 스마트 스피커와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듯 이 녀석과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죠. 문제는 그 디자인인데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해 사람 모양의 얼굴 부분에 원하는 얼굴을 투사하고 표정을 만들어 사용자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생김도 어색하고 작동 모습도 다소 기괴하네요.
원하는 얼굴 모습을 설정할 수 있고 직접 커스터마이징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기괴함을 떨치기 어렵다는 게 문제인데 퍼햇은 이 로봇을 집집마다 보급하기보다 회사 등에 보급해 직원 교육용도 등으로 활용해보라고 제안하는 것 같은데 회사에서라도 이런 로봇에게 무언가를 교육받아야 한다면 저는 싫을 것 같네요.=_=;; 그냥 얼굴 없는 스마트 스피커에 당분간은 만족하고 싶어요.ㅎ
[관련 링크: furhatrobot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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