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별 사고는 없었지만, 말은 참 많았던 그곳. 롯데월드타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걸설 당시 세계 5위 높이의 초고층 빌딩으로 555m 높이에 123층의 위용을 자랑하던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로 적잖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게 바로 전망대인 서울스카이(SEOUL SKY)인데요. 한두층이 아니라 117층부터 122층까지에 걸쳐 꽤 넓은 공간을 전망대로 활용하고 있더군요. 123층은 식사가 가능한 라운지가 전망대와 연결되어 있었고요.
할인 티켓을 살 수 있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달리 이곳은 공식 사이트에서만 사전 예약을 할 수 있고, 예약 시 약간의 할인 혜택이 있어 꼭 미리 예매를 하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특이하게 조조할인도 있으니 꼭 야경을 보거나 대낮에 도심을 내려보고 싶다가 아니면 아침 시간을 노려보시는 것도 방법일 거고요.
서울스카이를 가기 전에 가장 고민했던 건 맑은 날(미세먼지가 없는 날) 가야겠다는 거였죠. 기상청도 아니니 미리 날씨 흐름을 정확히 맞추긴 어렵지만, 최근 미세먼지가 조금 낮아진 것 같아서 도전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구름이 많지 않은 맑은 날이긴 했는데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 있어서...ㅠ_ㅠ 그런데 제가 서울스카이를 찾기 하루 전에 200만 번째 입장객이 나왔더군요. 그런 행운을 거머쥐었다면 좋았을 걸. 아쉽...
암튼 서울스카이 입장을 위해 서울스카이 전용 앱으로 예약한 후 현장에서 종이 티켓을 다시 발권받았는데요. 예약 시간은 주간, 야간을 모두 볼 심산으로 오후 7시 30분꺼로 예약했는데 줄이 길면 1시간도 대기할 수 있다기에 6시 30분쯤 갔더니... 바로 입장이 되더라고요. 예약 시간보다 빨랐지만, 대기열이 없다면 바로 올라가실 수 있다는 건데 위에 올라가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건 아니니 빨리 올라가도 문제는 없었지만, 그냥 정시에 올라가는 게 나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서울스카이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미리 대기 동선을 고려해 여기저기 긴 줄을 설 수 있도록 만들어 뒀더라고요. 눈이나 귀가 심심하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 대기를 해야 한다면 역시 힘들겠구나 싶을 정도였지만, 전 바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바로라고 해도 간단한 보안 검사를 포함해 6~7분은 걸린 것 같네요. 보안 검사의 경우 라이터 같은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살피는 건데 아무래도 초고층 건물 꼭대기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니 필요한 절차 같았습니다.
스카이셔틀이라 불리는 전용 엘리베이터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빠른 녀석으로 거의 1초에 2개층을 올라 1분 만에 117층까지 쑤욱 올라가더라고요. 63빌딩과 달리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엘리베이터라 바깥 풍경을 볼 수는 없지만, 화려한 OLED 스크린이 시선을 사로잡더라고요. 층이 올라가는 걸 카운트하거나 스크린을 좀 보고 있다 싶으면 이내 전망대에 도착해 버리긴 하지만...@_@
서울스카이에 올라보니 각 층별로 구성은 조금씩 달랐는데요. 117층은 평이한 편이었는데 118층에 올라가니 강화 유리를 깔아놓고 발아래로 잠실을 내려볼 수 있는 스카이 데크가 있었고, 119층에는 반대로 천정이 뚫린 야외 데크가 있어 전망대에서 즐길 수 있는 나름의 액티비티를 제공하더라고요. 실제로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스카이 데크에서는 아예 오르지 못하는 사람부터 아래를 내려다보지 못한 채 사진만 찍고 나오는 사람, 앉거나 눕는 등 적극적으로 그곳을 활용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까지 꽤 다양한 군상들을 만날 수 있더군요. 저는 어느 쪽이었냐면 뭐 아래를 바라보고 걷는 건 괜찮지만, 앉거나 눕는 건 옷이 더러워질까 봐(?) 참는 사람이라고 해두죠.ㅎ
흥미로운 건 117층부터 122층까지 오르는 건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내려오는 건 계단만 있었다는 건데요. 전망대에서 내려가면 120층과 121층까지 이동해야 하는 구조라 아래부터 위로 올라가는 건 쉽게 해놓고 다시 내려올 때는 약간의 불편을 줘서 회전율(?) 등을 유지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웬만하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 후 바로 내려가도록이요. 전 야경까지 보려고 했던 터라 머문 시간이 그만큼 길었고 오르내린 편이지만, 나이 드신 분들에겐 일방향 동선을 짜 놓은 게 아닌가 싶었단 건데 올라가는 시간은 예약 등으로 통제를 하지만, 위에서 머무는 시간은 제한이 없다 보니 이렇게 만든 게 아닌가 싶더군요.
정작 중요한 창밖 풍경은 사실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강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바라본 건 좋았지만, 은근히 뿌옇게 보이는 창밖이 조금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 아파트와 작은 빌라들이 다닥다닥 배치된 잠실의 특성상 뭔가 뷰도 아쉽더라고요.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63빌딩이 뷰 만으로는 조금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리곤 야경을 기다리기 위한 긴 기다림이 시작됐습니다. 친절하게 엘리베이터 옆 화면에 일몰 시간이 표시됐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도 정말 어둠이 내렸다 싶은 건 밤 9시쯤이었는데요. 그때까지 조금씩 빛을 더해가는 도심의 풍경은 인위적이나마 예쁘긴 하더군요.
문제는 그렇게 반짝이는 야경을 보기 위해 대기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탈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는 건데 야경을 바라볼 때만 해도 그 위험성을 몰랐다가 슬슬 내려가야겠다 했더니 이미 엘리베이터 대기줄이 통로를 가득 채우고 길게 똬리를 틀었더라고요. 내려오기 위해 대기한 것만 3~40분은 된 것 같은데... 자주 올 곳이 아니니 하루 줄을 선 정도는 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는데요. 이렇게 대기가 길었던 건 얼마 전 고장 난 엘리베이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개가 운영되던 스카이셔틀 중 한대가 고장 나서 현재 수리 중이거든요. 그래서 올라올 때도 대기가 길 줄 알았는데 올라올 때 편히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길 한번 정도는 좀 오래 대기해도 괜찮았다... 이게 첫 서울스카이 방문기의 맺음말이 되고 말았네요.ㅎ 크게 임팩트가 있었던 장소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둘러볼만한 곳,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였습니다.
[관련 링크: seoulsky.lotte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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