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애플이 생각보다 풍성한 선물을 풀어놨더군요.
7인치대로 나오는 아이패드 미니야 이어지는 루머로 안나왔다면 더 어색해질 상황이었고 13인치에도 레티나를 적용한 맥북 프로 루머도 최근 쏟아지면서 이번에 함께 출격할 건 예측됐지만 아이맥과 4세대 아이패드까지 예상 못했던(?) 새 모델들도 함께 등장한 건데요.
어떻게 이번엔 기대치에 차는 모습이었나요?
전 아이패드 미니보다 다른 녀석들이 더 눈에 가던데... 여러분은 어떠셨을지 모르겠네요.
애플 스스로 세웠던 금기 같은게 있었죠.
3.5인치 이상은 한손으로 쓰기가 불편해서 안된다라는 신조로 해상도는 높아졌지만 화면은 그대로였던 아이폰, 7인치 갤탭은 망할거라며 독설을 날리며 지켜온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
하지만 최근 두가지 금기가 모두 깨졌죠. 아니 아이폰의 경우 좌우폭은 유지했으니 아슬아슬하게 아직 금기를 지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패드 미니의 출시는 여러가지로 화제였는데요.
잡스가 세운 금기가 깨진 것도 그렇지만 아이패드의 사용성이 또 어떻게 진화해갈까에 대한 상상까지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 낸건데요. 담론이야 당분간 계속 오고갈테니 아이패드 미니를 우선 살펴볼까요~
7.9인치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온 아이패드 미니는 기본적으로 아이패드 2와 비슷한 사양을 제공합니다. A5 프로세서가 달려있는 것도 그렇고 레티나가 아닌 1024 x 768(162 PPI)이란 해상도를 제공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나마 500만 화소 카메라나 LTE를 지원하는 등 최신 모델다운 변화를 더하긴 했지만 사양만으로는 크게 진화했다는 걸 느끼긴 어렵죠.
하지만 이전 아이패드의 묵직함에 휴대나 사용에 곤란함을 느켰다면 두게 7.2mm, 무게 308g, 10시간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전해줄 가벼움과 높아진 휴대성이 더 없이 맘에드는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넉넉한 앱등 생태계는 워낙 탄탄하니 사양과 휴대성 얘길 하고나면 남는 건 가격일텐데요. 아이패드 2와 닮은걸 감안하면 329달러(36만원 정도)라는 가격이 매력적인지...는 역시 구매자의 판단에 달렸겠죠.^^ 참고로 경쟁작인 킨들 파이어 HD나 넥서스 7은 200~250달러 수준입니다.
A6X 프로세서와 라이트닝 커넥터 등을 적용한 4세대 아이패드는 아이폰 5과 '급'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언젠가 출시될 녀석이었으니 그렇다치고(지금 시점이 적정했는지는 의문이지만서도) 제 눈엔 아이패드 미니보다 신형 아이맥과 맥북 프로에 눈길이 가더군요.
특히 그 녀석들에게 눈길이 간건 최근 애플이 보여주고 있는 방향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맥북 에어부터 그렇긴 했지만 아이폰 5에서 강하게 다가온 초슬림이 신형 아이맥에 그대로 내려 앉았더라고요.
풀HD와 레티나를 각각 얹은 21.5인치(1920 x 1080)와 27인치(2560 x 1400)의 큼직한 화면을 품은 바디를 참으로 얇게 뽑아낸건데요. 저희 회사 개발자들 책상이 얼마 안가 27인치 아이맥으로 확 교체될 것같은 데자뷰가... 암튼 참고로 가격은 21.5인치 모델은 1,299달러(143만원 정도)부터 27인치 모델은 1,799달러(200만원 정도)부터 출발합니다.
재밌는 건 레티나를 비롯해 주옥같은 마케팅용 단어를 양산했던 애플답게 퓨전 드라이브라는 새 단어를 만든 건데요.-_- 이미 PC 진영에선 흔했던 SSD와 HDD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하드디스크에 떡하니 부친 퓨전 드라이브의 포스~ 애플이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으니 얼마 안가 모두 퓨전 드라이브를 연호할 것 같은 느낌이... 아이맥은 상대적으로 대중의 지지는 약하긴 하지만요.
그런가 하면 신형 맥북 프로는 13인치에 레티나(2560 x 1600)를 적용한 케이스인데 전작인 15인치 맥북 프로이 가격 등을 문제로 많이 팔리진 않은 듯 하지만 특유의 깔끔한 화면으로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어낸 걸 감안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과 휴대성으로 대중에게 어필해가지 않을까 싶네요. 가격은 1,699달러(188만원 정도)부터 시작하더군요. 꿀꺽~
이 외에도 개선된 맥 미니까지 출시하며 맥 라인에선 풀라인업을 업데이트한 듯하더군요. 헌데 이번에 보여준 애플의 행보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애플의 또 다른 면을 보게 합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빨라진 제품 출시 주기가 먼저 눈에 들어는데요. 간혹 1년 이상의 텀을 보이기도 했지만 보통 1년에 한번씩 새 모델을 업데이트 해오던 행보와 달리 뉴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4세대 출시 시기는 극히 짧아졌죠. 아이폰 5 출시 시기에 찾아온 라이트닝 커넥터 등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 미니 같은 종례의 애플의 틀을 깨는 제품까지 출시할 정도로 애플을 몰아세운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이런 변화를 만든 단초가 아닐까 싶네요. 킨들 파이어를 출시하며 미국내에서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 그와 함께 넥서스 7 등 직접 하드웨어를 챙기며 태블릿 PC에 날을 세우기 시작한 구글까지...
아이패드 하나로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승승장구하던 애플이지만 최근의 상황은 애플에게 그리 낙관적이지 않게 돌아가는터라 경쟁사들의 예봉을 꺾기 위해 아이패드 미니 카드를 꺼내든 걸테니까요. 애플에게 긍정적인 건 당장은 경쟁사를 걱정할 만큼 애플이 수세에 몰린 것도 아니고 아이패드 미니의 출시 시기도 그리 느리지 않았다는 건데요.
그래서 아마존, 구글 등이 애플을 조금이나마 몰아세우긴 했지만 아이패드 미니 출시 후에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이어갈지에는 물음표를 달게 되네요. 아이패드 미니가 예상보다 비싼만큼 애플의 수익성 우선 정책은 향후에도 계속될걸로 보이는데 결국 애플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 구글과 아마존 등은 저가 시장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지. 애플의 수성, 경쟁사의 공격... 어느 쪽이 최후에 웃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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