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IFA 기간 중 저희의 다리가 되어준 베를린의 대중교통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생각해보니 강위를 떠다니던 유람선
(요건 관광용이겠죠.;;)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다 타본 것 같네요.^^

테겔 공항에서 호텔까지 우릴 실어준 택시를 시작으로 메세 베를린과 호텔 사이를 오갈때 이용했던 유반과 에스반, 그리고 이스트 사이트 갤러리와 마우어 파크를 이어줬던 트램까지... 거기에 버스까지 다 섭렵하고 다녔죠.
베를린을 가로지르는 티켓 한 장...
베를린의 대중교통에서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A/B/C 구간으로 나누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파는데 편도 외에도 종일권이 있어서 A/B 혹은 B/C, 아님 A/B/C 전부를 각각의 요금으로 하루 종일 이용할수 있다는거죠.

또
종일권은 유반 뿐 아니라 에스반, 버스 등 거의 모든 대중교통에서 무제한 환승이 가능한데요.
한번 사면 심야까지 활용 가능하고 검표원이 따로 있거나 우리처럼 티켓을 검증하는 자동 시스템이 없어서 막 탈수도 있더라고요.-_-

유반, 에스반 뿐 아니라 버스나 트램 등 어디서도 제대로 검사하는 걸 못봤네요.
듣기론 부정 사용을 하면 몇십배의 벌금을 물린다고 하지만 애초에 부정사용자를 잡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이던데...-_-;; 허나 저희는 꼬박꼬박 제대로 이용했으니 오해 없으시길~
지하를 누빈다... 유반...

본격 교통편 이야기로 넘어가서...
베를린 하면 손꼽히는 선진국 독일의 수도이니 인구도 많겠다 싶었지만 알고보니 인구는 2006년으로 340만명 수준.
그러니까 대략 서울의 1/3 정도 되는 수준이더군요. 하지만 오래된 도시답게 교통편은 잘 갖춰져 있었는데요.

유반(U-bahn)은 그런 베를린의 지하를 누비는 지하철입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승차가 가능한 구조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별도의 검표도 없고 역 자체가 워낙 투박하다 싶어 클래식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스크린 도어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고요.-_-

한편 그들의 덩치에 비해 앙증맞은 규모의 객차는 에어컨은 커녕 터널 속에서도 자연풍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창을 열어놓고 다니더군요. 또 옆 칸으로 이동할 수 없게 독립된 구조 등 우리 나라 지하철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었어요.

또 하나 특이한건 객차의 문을 타거나 내릴 사람이 직접 열고 닫는다는거죠.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당겨야 문이 열리는 구조라서 사람이 없는 역이나 내릴 사람이 없을 경우 아예 문도 안열리고 역을 지나가더라고요. 덕분에 역을 그냥 지나치는 실수도 있었지만 익숙해지니 뭐 소소~~
지상을 누빈다... 에스반...

반면
에스반(S-bahn)은 주로 지상을 달리는 기차입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유반은 유레일 패스를 쓸 수 없지만 에스반은 일반 기차와 비슷한지라 유레일 패스를 쓸 수 있다는 군요.-_-;; 하지만 그런 차이는 베를린 안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지라 전반적으로 유반과 크게 다른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왠지 허망할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역과 역시 검표 따윈 이뤄지지 않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적은게 우리나라와 다를 뿐 환승도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그리고 독일은 소문대로 역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1유로를 지불해야 합니다.
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동행한 PCP님은 1유로를 쓰고 오셨죠.^^;; 만약 화장실이 급하시면 스타벅스 같은 곳도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커피를 사야하는 경우가 있다니 근처 호텔로 달려가시는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

에스반도 승객들이 알아서 문을 열어야 하는 건 동일한데요.
지상을 달리는 기차이다보니 일반 열차나 독일의 고속철인 ICE와 만나는 경우도 왕왕 있었습니다. 커다란 역도 자주 지나고요.^^;;
동독 지역에만 있는... 트램...

마지막으로 소개할
트램(Tram)은 지상 위를 달리는 노면 전차로 레일 위를 달리는 건 기차와 비슷하지만 또 다릅죠. 참고로 샌프란시스코의 트램은 관광 상품으로 기억될 정도로 유명하잖아요.

베를린의 트램에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요.
아시겠지만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서독과 동독이 나뉘어 있었고 베를린도 서독과 동독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죠.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트램은 당시 동독 지역에서만 이용하던 교통수단인지라 지금도 구동독 지역만 운행한다는 겁니다.

종일권으로 이 녀석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역시 검표 등은 없더군요.ㅎ
저희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근처에서 트램에 올랐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도 타보지 못한 트램을 생각지도 않았던 베를린에서 타고 왔지요.

칸수는 유반이나 에스반에 비해 부족했지만 그 외에는 그리 특별할건 없었습니다.
그저 궤도 위를 달리고 가끔 신호등에 걸려서 섰다 다시 달리고 중간 중간 정거장에 서는 딱 그만큼의 운전이거든요.
베를린을 달리고 달리고...

전시장에서 호텔로 또 식사를 위해 오간 여기저기 저희의 발이 되어준 녀석들을 살짝 정리해봤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많이 차이가 나다보니 하나하나가 다 신기했지요. 앞서도 베를린의 대중교통이 우리와 달랐던 걸 몇가지 지적했지만 미처 얘기하지 못한 그리고 서울의 교통 시스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특이하게 느껴졌던 걸 이야기해보면...

우리나라 지하철 역처럼 몇번 출구 개념이 없더군요. 그럼 약속 잡기 힘들 것 같은데...
또 객차마다 문 번호도 없었는데요. 우리나라는 1-1, 1-2 식으로 문번호가 있고 나름 최적의 동선을 짜서 이동하기 위해 다음 지도 같은 서비스에서 콕 찝어서 안내해주는데 독일은 그렇게는 안되겠더라고요.

뭐 이렇게 저희를 실어 날라준 베를린의 대중교통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만 사실 주워 들은 내용도 많아서 제가 적은 내용이 다 정확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혹 현지에 계시거나 독일에 대해 잘 아셔서 제가 적은 것중에 잘못된 내용이 보인다면 가감없이 지적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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