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의 새로운 극장판이자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될 프리퀄로 찾아온
스타트렉 : 더 비기닝(Star Trek)이 드디어 공개됐다.
떡밥이 제왕이란 J.J. 에이브람스의 영화였던 덕에 처음부터 뭔가 숨겨진 뒷 이야기는 없는지 또 낚시의 희생양이 되는 건 아닐까 극장을 찾기 전에 노파심을 품기도 했지만 한마디로 영화는 담백한 SF였던 것 같다.^^
우선 영화 모임 이야기부터...
본격적인 영화 이야기를 꺼내기 앞서 우선은 영화 모임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내볼까 한다.
어느덧 8번째 2009년 들어선 처음이었던 이번 모임에도 6명의 다양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블로거들이 모여 수다도 떨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기존의 영화 모임들처럼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라고 주최측인 난 생각하고 싶다.-_-;;)
네이버와 Daum의 양대 영화, 미드 전문 블로거로 꼽고 싶은
송씨네님과
아톰비트님을 필두로 지난 인디아나 존스 영화 모임 이후 오랜만에 함께한
artreal123님, 여기에 서울 생활 두달 반째라는 광주 출신의 젊은 프로그래머이자 블로거셨던
말랑말랑님 등 익숙하거나 낯선 블로거들과의 만남이었지만 이번 모임을 통해 또 하나의 기분 좋은 끈을 엮은 것 같은 기분.
아톰비트님이 선물해 주신 원두.
5주년 기념 선물이었다.ㅠ_ㅠ 감동~
오프라인에서 블로거를 만난다는 건 역시 온라인에서 그들의 글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가볍게 차를 마시는 동안 시작된 수다는 영화가 끝나고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계속됐지만 대체로 영화도 만족스럽게 본 것 같고 모임도 즐거워했던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모쪼록 정신없는 일상에 찾아온 느긋한 시간으로 즐겨줬음 하지만 어땠을지. 다음 영화 모임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도 즐거운 모임이 계속되길 바랄 뿐이다.
그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면서...
참고로 혹 스포일성 이야기가 나올수도 있으니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나중에 영화를 본 후에 읽어 좋다는 형식적인 안내물을 걸고 영화 이야기를 해본다.
줄거리는...
언제나처럼 우주를 항해하던 엔터프라이즈호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함선.
그들의 공격으로 엔터프라이즈호는 순식간에 위험에 빠지고 커크 함장은 끝까지 함선을 지키며 800여명의 선원과 자신의 부인과 아이를 구하지만 자신은 목숨을 잃고 만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커크의 아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아버지의 부재는 이 젊은 청년을 불량스럽게 만들었지만 결국 운명에 이끌려 스타플리트에서 훈련을 받게되고 우여곡절 끝에 새롭게 건조된 엔터프라이즈호에 오른다.
한편 자신의 출신 때문에 마음 한 구석에서 깊은 고뇌를 했던 벌칸족의 스팍은 우수한 성적으로 이미 부함장의 자리에 올라있었는데 사사건건 이성과 감성이라는 측면의 충돌을 계속하던 커크와 스팍. 스타 플리트에 갑작스런 벌칸의 구조 신호가 들어오면서 영화는 롤러코스터 같은 항해를 시작한다.
올드팬과 새로운 팬을 위한 배려...
스타트렉은 알려진 것처럼 오랜 시간 미국의 인기 TV 시리즈로 장수한 드라마다.
덕분에 극장판만 해도 이미 10편이 넘고 TV 시리즈도 배우들을 교체해가며 긴 우주 항해를 계속해왔다. 덕분에 미국에서는 스타워즈에 필적할만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지만 반대로 국내에선 스타워즈 만큼이나 대중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작품 중 하나.
나도 어렸을 때 AFKN에서 몇편, MBC 등에서 외화로 방영했던 걸 몇 번, 최근 케이블TV에서 방송한 걸 몇편 이런식으로 단편적으로 접한게 전부일 만큼 스타트렉은 친숙하진 않지만 막연히 익숙한 작품이었다. 뭔가 이렇게 긴 시리즈면 보지 않아도 대충은 내용을 꾀고 있는 그런 기분 있지 않던가.^^
암튼 그런 이유로 올드팬도 아니면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어쨌든 과거 TV시리즈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 올드팬에 대한 최고의 배려는 역시 레오나르 니모이의 등장이 아니었나 싶다. 트레키들에게 영원한 스팍으로 남았을 그의 노쇠하지만 선굵은 귀환은 시리즈의 긴 수명을 들어냄과 동시에 과거의 스팍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지닌 올드팬들을 자극하기엔 충분한 요소였던 것 같다.
또 어느덧 70세를 훌쩍 넘긴 이 노쇠한 배우의 무게감은 그 자체만으로 가볍게 흐를 수 있는 SF 액션 블록버스터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니 그를 이야기 속에 배치한 건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영화 정보를 통해 안 사실이지만 그는 이전의 스타트렉 극장판을 두편이나 감독하면서 시리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던 배우였기에 J.J. 에이브람스의 요청에 기꺼이 화답해 출연을 결정했을 듯 싶다.
물론 스타트렉을 몰랐던 세대가 보기에도 이번 영화는 부족함이 없다.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힌 화려한 화면과 폭발적인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스케일과 영상은 CF처럼 감각적인 속도로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롤러코스터 같다는 그들의 홍보 문구가 허언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2시간을 넘는 긴 러닝 타임도 비교적 매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한꺼번에 등장해 향후 시리즈의 매력이 될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도 원작을 안다면 더 즐거웠을테고 원작을 모르더라도 애정을 갖을 만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아쉬움을 꼽자면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터라 주역을 제외하곤 비중이 약한 그래서 술루역의 존 조가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는 부분이 좀 그랬달까. 또 위노나 라이더가 스폭의 어머니역으로 등장한 것도 놀라웠던...
커크와 스팍, 황금 콤비가 되기까지...
전 시리즈의 프리퀄이자 새로운 스타트렉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인 만큼 시리즈를 이끌 주역인 커크와 스팍이 상반된 개성의 인물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개연성을 드러내기 위해 영화는 그 둘의 다름 먼저 확실히 보여주며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을 겪으며 삐딱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천재 커크.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 그는 자질은 뛰어나나 그 능력을 고작해야 여자들 꼬시는 데나 활용하는 지극히 진화형 주인공스런 포스를 발휘하다 맘 한번 고쳐 먹고 우주를 구하는 인간적인 면모의 주인공으로 날을 세우고.
그 반대편에 선 완벽한 이성주의 민족 벌칸을 대표하는 스팍.
히어로즈의 사일러로 유명세를 떨친 잭커리 퀸토가 연기한 이 인물은 논리로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벌칸인과 지구인 사이의 혼혈로 그려지며 논리적이지만 그 깊은 내면에는 억누르지 못하는 감정의 끈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으로 커크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다보니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임기응변에 능한 커크와 논리가 우선인 종족의 특징을 고스란히 닮은 스팍은 늘 충돌을 벌이지만 성격이 다른 부부가 더 잘산다고
(?) 상반된 성향을 합치시킬 때 이 둘의 시너지는 최고가 된다. 덕분에 훗날 스타 플리트 역사에 기리기리 남을 영웅이 되지 않던가~~ 이번 영화는 그렇게 둘의 성장을 훑으며 다른 두 사람에게 우정이 자리하는 모습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다.
부디 새로운 서사시로 이어지길...
두 시간이라는 시간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꽤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다.
단순히 우주 공간에서 펼쳐지는 함선 간의 전투 만이 아닌 벌칸이나 인근의 다른 별 등 지상에서 벌어지는 액션, 혹은 거대한 함선 속의 액션 등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한 액션이 쉼없이 쏟아진다. 우주를 배경으로한 장대한 모험 액션의 축약판 정도.
허나 스타워즈의 라이트 세이버 대신 페이저와 광자 어뢰로 무장한 스타트렉 속 액션은 극적이기 보다는 무난한 느낌이었는데 그 증명이라긴 모하지만 왠일인지 악당인 네오를 무찌르는 장면에서도 그 흔한 환호나 박수도 없이 객석은 평온한 느낌이었다.-_- 환호하기엔 관객의 나이가 좀 많았던 건가? 아니면 악당의 활약이 빈약한 탓이었는지도... 개인적인 복수심으로 수십억의 생명을 앗아가는 네로였지만 그를 비난하기엔 그냥 지구가 아닌 작은 별의 붕괴 하나로 보인 탓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영화는 오리지널의 디자인과 2000년대의 기술력이 배가된 화려한 영상미, 추억을 회상케 하는 나레이션과 스코어로 마무리한다. 장대한 우주를 향한 그들의 모험은 이제 시작이란 이야기다.
일단 시리즈를 준비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인터뷰를 통해 밝혔지만 후속편도 J.J. 에이브람스가 연출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다시 젊은 배우들과 펼치는 모험으로 스타트렉의 장대한 스토리를 재구성해줬음 좋겠다. 이미 007 시리즈가 비슷한 시도를 펼치고 있으니 이런 스타일도 이젠 트렌드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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