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는 전세계 전자 부품 시장에서 큰 입지를 점하고 있는 대만의 OEM 업체를 주축으로 다양한 신제품과 트렌드가 분출하는 뜨거운 전시회다. 그런 만큼 지금껏 많은 신제품들이 이 기간 소개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처음 컴퓨텍스 참관 제의를 받았을 때 나 또한 전반적인 컴퓨텍스의 분위기에 대한 기대를 품고 함께했던 거였고 아마 이런 기대는 나뿐 아니라 함께 컴퓨텍스를 찾은 블로거들 모두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
일단 규모 면에서는 최대라 할만큼 컸던 게 사실이었다. 예년의 행사가 열렸을 대만 세계 무역센터(TWTC) 외에도 별도로 마련된 난강 전시장까지 추가로 사용한 올 컴퓨텍스는 정말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대략 1,000개를 훌쩍 넘는 회사와 3,500개를 상회하는 부스 숫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었고 그렇게 작년보다 1.5배 규모가 커진 이번 컴퓨텍스는 동반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까지 합치면 규모 면에서는 정말 '대단한' 행사였다.
하지만 내실을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WiMAX 홍보에 열을 올리며 별도로 WiMAX 관련 행사까지 열었던 intel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Centrino 2의 발표를 미루면서 컴퓨텍스에 대한 일반의 기대치를 떨어트리는데 일조했고 관련 업체들의 부스도 대부분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뭐랄까. 시장 전체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 아무튼 현장의 느낌은 대략 그러했다. 그나마 대만 세계무역센터에 비해 난강 전시장에는 많은 부스걸과 이벤트로 좀 더 B2C의 느낌을 살리고 있었지만 역시 기대치에는 조금 못미쳤다.
다양한 업체가 여러가지 새로운 상품을 내보였다면 좋았겠지만 대부분 이전에 다른 곳에서 발표된 바 있는 상품의 재탕이거나 순수한 바이어 상대의 세일즈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니...
뭐 원래 컴퓨텍스가 그렇게 B2B의 형태가 강한 전시회였다면 사전에 그 부분까지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지만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지는 매력적인 B2C 성격의 전시회를 기대하고 찾았던 지라 실망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함께 했던 블로거들도 대부분 비슷한 아쉬움을 표하며 눈에 띄는게 신제품이 없다거나 이번 컴퓨텍스가 전체적으로 평범했다는 평가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해외 바이어로 보이는 사람들이 다수 컴퓨텍스 전시회장을 찾은 것을 보니 사업적인 면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뒀을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역시 뭔가 아쉬운...
이제 17 ~ 19일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World IT Show를 기대해봐야 할 듯하다. 그 녀석은 좀 더 볼거리 풍성한 B2C 전시회이길 기대하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