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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당신께...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본문

N* Culture/Movie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당신께...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08. 1. 22. 10:21
동화 속 공주를 현실로 끌어낸다면...?
 
그녀는 척박한 현실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현실 속에서 어떤 사랑을 꿈꿀까라는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디즈니의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는 동화의 세계 안달루시아에서 졸지에 뉴욕으로 떨어진 여인 지젤에 관한 이야기다.
  

다분히 디즈니다운 소재를 맛깔스럽게 버무려 놓은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줄거리는...


동화 속 나라 안달라시아에 행복한 하루를 살아가는 지젤. 그녀는 전형적인 동화의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예쁜 외모, 착한 마음씨, 사랑스런 노래솜씨까지 모두 가진 그녀는 매일 백마탄 왕자를 만나 결혼하기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다 운명적으로(?) 에드워드 왕자와 만나게 되고 행복한 결말을 위해 그와 결혼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데 왕위를 독차지하려는 에드워드의 계모 나리사 여왕의 음모로 낯선 세계 뉴욕에 떨어지게 된다.

그녀가 소원하는 행복한 결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그녀와 그의 이야기...
 

그녀... 낯선 뉴욕에서 내게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 낸 사람. 하지만 그는 아름다운 사랑의 결말을 의심하는 듯 하다. 왜 그는 현실이라는 단어만 늘어놓고 사람들을 영원히 갈라놓는 일을 할까? 왜 그는 진실한 사랑의 힘이 진실한 사랑의 키스가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하지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설교를 늘어놓는 그가 그리 싫지 않다. 내겐 운명의 짝이 이미 있는데... 에드워드 왕자님 언제 오시는 거에요.

그... 처음엔 미친 여자인 줄 알았다. 모건이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를 집에 드리는 일은 하지 않았을 테지. 덕분에 낸시와의 결혼에도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더욱이 그녀는 너무 자기 마음대로다. 아무대서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당황스럽고 내 삶을 휘젓는 것도 유쾌하지 않다. 그렇지만 글쎄. 왠일인지 그녀의 천진함과 풋풋함이 좋다. 그간 잃어버리고 있었던 아니 가슴 속 어딘가에서 화석이 되어버린 것 같은 감정을 쉼없이 자극해오는 그녀. 하지만 내겐 낸시가 있는데... 곧 결혼도 해야 하는데...


동화 속 왕비 후보 현실에 강림하다!


천상 동화 속 주인공인 지젤의 뉴욕 생활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다.
안달라시아에 하루만 더 있었다면 왕비로 살면서 행복한 결말을 맞았을 그녀를 여왕은 절대 행복할 수 없는 땅 뉴욕으로 밀어냈고 뉴욕은 특유의 불친절함과 현실이라는 올가미로 풍성한 드레스로 도심을 휘젓는 그녀에게 차가움을 선사한다.

허나 그녀가 누구인가.
언제 어디서나 행복과 사랑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준비된 '인재'가 아니던가.

뉴욕 생활이 조금씩 익숙해질수록 그녀의 능력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타잔보다 더 우수한 그녀 만의 특별한 능력. 목소리로 동물을 부리기는 안달라시아가 아닌 뉴욕에서도 썩 잘 통하고 아무 천이나 보이는대로 드레스로 변신키시는 실용적인 능력 또한 낯선 곳 뉴욕에서의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어디 그 뿐인가? 천진하고 낙천적인 그녀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서고 동화적인 감성으로 뉴욕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을 맺어가고 더 없이 현실적인 이혼 전문 변호사 로버트의 굳어진 마음을 흔들어 버린다.


사랑을 놓고 벌어지는 현실과 판타지의 줄타기...


마법에 걸린 사랑은 이렇게 동화 속에서 나온 여자와 뉴욕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의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그간 디즈니가 설파한 판타지 속 사랑과 현실의 사랑의 괴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나 환상처럼 찾아오는 운명의 사랑을 기대하고 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그렇게 막연히 운명만 기다리다간 어느날 자신의 이름을 결혼정보회사에 올려놓고 연락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어려운 현실 속의 사랑. 언젠간 깨져버릴지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현실의 인간에게 동화 속 인간이 갖고 있는 순수한 사랑의 모습은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아니 솔직히 그렇게 들린다.

이렇게 우리는 점점 더 차가워지고 냉소적으로 변해가고 있고 현실이라는 이름의 보호막을 둘러 자신의 감정이 상하는 것을 애써 막고 있다. 그래서 사랑이 깨지더라도 의례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급히 수습하기 바쁘다.

영화 속에서 현실을 대표하는 로버트가 그런 인물이다.
정말 현실적이다. 자신의 상처를 추스르고 무시하고 그래서 일종의 자기 암시처럼 자신은 괜찮다고 규정해버린다.

허나 그 다른 편에는 순진무구함과 다 잘될거라는 낙천주의를 앞세워 진실한 사랑을 설파하는 지젤이 서 있다. 사랑의 절대적인 힘을 믿고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론을 펼치는 그녀다.

이처럼 상반된 두 세계, 두 인물, 두 가지 사랑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제작진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영화에 적절히 추가했다. 그렇게 현실과 동화의 아슬아슬한 줄을 그리고 그 위에서 현실의 우리가 보기에 진부해 보일 수 있는 순수하고 절대적인 사랑과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언제든 깨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다.

관객들은 때론 순수함에 때로는 현실 쪽에 무게 중심을 두며 영화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어느 쪽이든 판단은 관객의 몫이니까...


공주가 팔리고 뉴욕이 팔린다...


너무 세상의 때가 묻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미국에서 불고 있다는 프린세스 마케팅 열풍에 대한 것이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 장식을 한 결혼식장에서 예식을 올리는 것이 유행이라고 하며 이런 공주 상품 시장의 규모만 해도 4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한다.

디즈니가 주도하고 있는 이 시장은 자사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인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의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서 웨딩드레스나 보석, 결혼식 소품 등의 상품을 개발해서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판매를 하는 것으로 여성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판타지를 자극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어쩌면 그 마케팅의 정점에서 동화 속 사랑을 현실로 꺼내면 이렇다고 친절히 예시를 들어주는게 이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던 것. 이 영화를 통해 동화 속 사랑을 꿈꾸는 이들은 모두 디즈니에 낚인 것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상상이지만 솔직히 제일 먼저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거닐고 센트럴 파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또 한번 강하게 밀려왔다. 영화가 뉴욕의 멋진 곳만 콕콕 찍어서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니지만 뉴욕이 가진 이미지에 동화의 양념을 뿌려놓은 탓인지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었다. 지젤이 뉴욕 시민들과 노래를 부르며 공원을 도는 디즈니랜드 풍 퍼레이드부터 곳곳에서 뮤지컬을 공연하는 브로드웨이까지...

우리 영화도 외국에 선보일 것을 염두에 두고 도시의 이미지를 잘 꾸며서 내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고 결과적으로 한편으로는 디즈니의 마케팅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광을 해외에 잘 세일즈 했으면 좋겠다는 다분히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쩌겠는가 머릿속에 여과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늘 논리적이지는 않으니...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당신께...


뒷 부분에 공주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니 왠지 영화에 대한 비판만 담아놓은 것 같지만 사실 영화는 즐겁고 경쾌할 뿐 아니라 따뜻했다.^^

지젤과 로버트의 사랑이 평행성을 그리다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진부한 설정도 나쁘다기 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했으며(이미 여러 차례 학습된 덕분에) 적당한 수준으로 동화를 비트는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이미 뻔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살짝씩 비틀어주니 그 또한 새로웠다고 할까.

영화의 타깃은 아직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20~30대의 여성일테지만 디즈니식 사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큰 눈망울로 열심히 아름다운 세상과 사랑을 노래하던 지젤 역의 에이미 아담스의 노래나 그레이 아나토미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을 맥드리미. 패트릭 뎀시의 까칠함과 다정다감한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헤어 스프레이 이후 또 한번 뮤지컬 영화(?)에서 멋드러진 노래를 불러주는 에드워드 왕자역의 제임스 마스던이나 기대보다 출연 비중이 낮아 조금 아쉬웠던 나리사 여왕역의 수잔 서랜드 등도 자신의 자리에서 특유의 색깔을 잘 발하고 있었다.

정리하자면... 마법에 걸린 사랑은 마법에 기꺼이 걸릴 준비가 된 이들에게 최고의 영화였다. 판타지를 꿈꾸는 이,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이... 어쩌면 당신에게 썩 잘 어울리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대한 해답이 아닌 아름다운 판타지를 보여준 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이었다.

PS. 지젤과 로버트 역의 배우들의 나이가 만만치 않은 것도 30대를 노리는 전략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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