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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분 간의 제법 불쾌한 CF...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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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그다지 당기지 않았던... 영화 300을 어제 봤다.
스파르타군 300명과 페르시아군 100만명이 벌인 전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프랭크 밀러의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2시간에 가까운 제법 시간 동안 영화가 이어지는 사이사이 휴대전화에 적어본 단어들...

이미지의 과잉, 세피아, 폭력의 극적표현, 스토리의 부재, 동서 이분의 극단, 동양에 대한 무지에 가까운 묘사, 신탁녀, 딜리오스, 이성과 감성의 부조화, 광기, 푸른 늑대 칭기즈칸, 글래디에이터의 그림자...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렇게 짬짬히 적어뒀던 단어들로 풀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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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의 과잉

300은 정말이지 화면에는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진다. 원작인 그래픽 노블의 느낌을 이어가는 연장선상의 작업이었겠지만 영화를 본 동료 디자이너는 촬영보다 이후 후처리에만 10배의 시간이 걸렸을 거란다.

그만큼 화면은 아름다운 때깔을 자랑하고 나름의 영상미를 보여주지만... 영화에 만화적인 이미지를 채워가다보니 좀 너무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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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피아

전체적으로 300은 화면의 색조를 세피아톤으로 시종일관 이어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풍광과 다소 투박한 전투 장면을 무리없이 그려가는 데는 이 세피아톤이 제격이었던 듯하다. 풍요로운 스파르타의 모습이나 열기 가득한 전장을 관조하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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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의 극적표현

300은 전투 장면에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애초에 그렇게 맘먹고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전투 전반에서 나오는 극적인 연출들은 얼마나 전투의 디테일을 살려보려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된다. 시종일관 등장하는 슬로우모션과 CG로 도배된 화면은 폭력의 극한을 미학적으로 만들어보려고 영화 내내 애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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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의 부재

애초에 액션 영화를... 전투 영화를 표방한 탓일까.
사실 메인 스토리는 너무나 싱거운 느낌이다. 페르시아의 정복욕에 대항하던 스파르타의 왕과 병사들의 이야기. 이것만으로 영화가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부연 설명도 필요없고 굳이 스토리에 집착할 필요도 없는 영화다. 그냥 -_- 앉아서 봐주기만 하면 되는 영화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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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 이분의 극단

이 역시 장르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지만 각각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페르시아와 스파르타는 극단적인 묘사 속에서 칼을 들이댄 적들이다. 한쪽이 선에 선다면 다른 쪽은 무조건 악으로 서야 하는... 서로에 대한 이해나 소통은 전무에 가까운 그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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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에 대한 무지에 가까운 묘사

동서 이분의 극단에는 동양에 대한 무지에 가까운 묘사가 깔려 있다.
사실 이부분은 그간 숱하게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 되어왔던 부분인데... 영화 안에서 동양 연합군으로 그려지는 페르시아군은 -_-? 상상 이상의 혐오스런 인간 군상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그려진다. 왕부터 그 밑의 병사들. 심지어 동물들까지...

원작이 그래픽 노블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시선도 많지만 중요한 건 그래픽 노블에서 태어난 이 영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다수의 뇌리에는 동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혐오스럽고 비이성적이며 폭압적인 왕과 기괴한 병사드의 무리.

300의 개봉과 함께 영화를 보이콧 중이라는 이란의 심정이 이곳에 사는 내게도 조금은 전해지는 듯 했다.

- 신탁녀

사지절단과 피의 향연이 이어지는 남자 vs 남자의 구도 속에서 300의 여자들은 매몰되어 버렸다. 그나마 종종 얼굴을 비추는 왕비를 제외하곤 여배우들의 모습조차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탓일까 전투를 앞서 신탁을 받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신탁녀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그녀의 족적을 밟아가는 행렬이 이어졌도 신탁녀를 연기한 배우가 모델이었다는 이야기 등이 인터넷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심지어 영화 안에서 그녀만 보였다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었다.

세피아로 대표되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잿빛을 배경으로 스톱모션처럼 이어지는 그녀의 춤사위는 눈에 띄었지만...-_- 역시 이 영화는 남자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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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리오스

-_- 안타까운 일이지만 영화 속 배우들 중 단박에 알아본 건 딜리오스 역의 '데이빗 웬헴'뿐이었다. 반지의 제왕에 출현했던 그를 기억했던 것. 제작비의 합리화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모든 배우에게 힘을 나눠주고(?) 싶었는지 몇몇 눈에 띄는 배역을 맡은 배우라도 알아보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영화 좀 열심히 봐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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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과 감성의 부조화

그리스 문명으로 대표되는 스파르타는 스스로를 이성적인 사람들도 묘사하고 있다. 감성은 철저히 억제한채 어린 시절부터 전사로 육성되는 그들의 모습이 온전히 이성적이라고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스파르타의 남성들에서 우리 아버지 세대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씁쓸하기까지 했다.

생존 경쟁에 생의 대부분을 헌납하고 정작 위안을 얻어야 할 가정 안에서는 소외되기 쉽상인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점점 더 어색해지고 감정을 부정하기까지하는 그런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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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기

스파르타의 왕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파르타 병사들을 영화 속에서 종종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항복을 종용하는 페르시아의 밀사를 접했을 때도 그랬지만 전장에서는 시종일관 광기과 번뜩이는 눈빛을 쏘아댄다. 어렸을때부터 군인으로 육성되기에 그런 것일까? 광기 위에 깔린 차가운 이성. 스파르타 병사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인간끼리의 정 보다는 애써 그 정까지 부정하는 자세였다.

- 푸른늑대 칭기즈칸

뜬금없지만 영화를 보는 와중에 머릿속에 스멀스멀 연상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칭기즈칸이었다. 서양 작가와 서양 배우들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300이 보여준 서양 중심의 시각을 동양 작가와 동양 배우들을 주축으로 정복왕 칭기즈칸의 이야기를 다루면...-_- 설마 여기서도 서양인은 온통 괴물로 묘사하진 않겠지...


- 글래디에이터의 그림자

한편 로마 시대 검투사 이야기를 다뤘던 러셀 크로우 주연의 글래디에이터가 종종 옅보이기도 했다. 특히 왕비가 등장하는 밀밭(?) 장면에서는 글래디에이터에 대한 아련한 추억까지 일어날 정도였지만... 그게 다였다. 300과 글래디에이터는 서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달랐고 만족도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물론 글래디에이터가 좀 더 나았다.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단어들을 두서없이 나열해 놓긴 했는데...

어쨋든 영화 300의 총평을 해보자면 이 포스트의 제목을 다시 얘기할 수 밖에 없겠다.
116분 간의 제법 불쾌한 CF... 탁월한 영상으로 그래픽 노블 특유의 화면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은 좋은 시도였지만 미약한 스토리와 극적 대비를 위해 비하 수준으로 표현된 동양 문명의 묘사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다지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은 안생길 듯 하다.

더욱이...-_- 개인적으로 선혈이 낭자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탓에 영 뒷맛도 개운치 않았고... 기분도 그런데 유쾌한 영화 좀 찾아봐야 겠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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