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오랫동안 믿고 쓸 수 있도록 고객의 신뢰를 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선언과 함께 공개된 건 OS 업그레이드 및 사후 지원을 담당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개소한 건데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후 지원을 하겠다는 일견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얘긴데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LG전자가 의지를 불태운 건 왜일까요?
사실 스마트폰은 가전 전 분야에서 두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LG전자에게 아직 아픈 손가락입니다. 피처폰 시절엔 히트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존재감을 높였지만, 스마트폰에 합류가 살짝 늦어지고 초반에 선보인 모델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와중에도 재부팅 문제 등 몇몇 문제를 노출하며 신뢰도에 타격을 받기도 했고 아직 그런 이미지가 LG 스마트폰을 괴롭히고 있고요.
그렇게 고전하던 LG 스마트폰이 지난해 G6, V30을 선보이면서 과거에 언급되던 약점을 개선하고 상당히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직접 써본 전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다수의 타 브랜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아직 달라진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만나지 못한 채 과거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LG 스마트폰을 폄훼하고 있는 걸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왕왕 만나게 됩니다.
LG전자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 개소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이런 낡은 이미지, 약점이 될 수 있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LG 직원들이 직접 도시락을 싸서 쫓아다니며 달라졌다, 좋아졌다를 설파하고 V30 같은 제품을 체험시켜 이미지를 개선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힘든 상황이니 문제가 있었던 전작의 문제는 이미 개선했고, 앞으로도 믿고 쓸 수 있도록 OS 업그레이드와 사후 지원까지 든든하게 이어가며 더 신뢰 가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어필하고자 한거죠.
이런 정책 변화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 변화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기존 모델 대비 성능과 디자인 등이 확실히 달라진 덕분에 발 빠르게 새로운 폰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새로운 폰이 주는 만족도가 더 이상 예전만큼 높아지지 않게 됐죠.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아니더라도 새 폰으로 교체하려는 사람이 적어졌고, 그만큼 스마트폰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수명이 길어지면 수시로 일어나는 보안 업데이트는 물론 메이저 OS 업데이트 같이 챙겨야 할 건 많은데 정작 제조사가 이런 부분을 챙겨주지 않아 아쉬움이 커지게 되는데 LG전자가 이 부분의 아쉬움을 파고들겠다는 걸로 읽히는데요. 당장 V20과 G5의 안드로이드 8.0 오레오 업그레이드를 약속하고 중저가 모델까지 편의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만족스럽게 쓸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버프를 뿌리겠다는 걸 강조한 LG전자. 하지만,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공을 들이느라 자연스럽게(?) 소홀해졌던 사후지원에 힘쓰겠다는 선언이 기대되면서도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오래 안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사후지원을 지속하겠다는 건 분명 사용자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소식이지만, 이번 선언에는 최소 몇 년은 사후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얘기가 없는 데다 제조사 입장에선 새로운 제품을 팔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후 지원만 계속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현실적인 걱정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선언적인 의미의 사후지원 강화 약속이 아니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확실한 믿음이 될 때까지 LG전자가 긍정적인 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모쪼록 눈앞의 판매량에 주목하기 보다 그 판매량을 계속 견인해줄 고객의 신뢰도를 쌓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마음으로 OS 업그레이드와 사후 지원을 강화해 가길 바라봅니다. 그저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라 달라진 LG전자 스마트폰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들에게 믿음을 전해 다음 스마트폰도 LG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게 아니라 감화시킬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길 기대하면서요.^^
[관련 링크: Social.L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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