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본사는 제가 묵었던 파빌리온 호텔에서도 2~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동 거리야 선전(심천, 深圳) 내에서 워낙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으니(밥 먹는다고 40분, 발마사지 받으러 50분 이런식) 특별할 게 없었지만...
막상 눈앞에 들어온 화웨이 본사의 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더군요.
둘레가 20km나 된다는 그래서 마치 하나의 도시처럼 만들어진 이곳에는 중국의 수학자 이름을 딴 도로부터 직원을 위한 아파트와 거대한 사무동, R&D 센터, 직원 교육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 마치 빌라처럼 꾸며진 게스트 공간까지 큼직한 도시와 같더군요.
이곳이 트레이닝 센터...
참고로 생산직을 제외하고 화웨이의 직원은 17만명으로 이곳 선전에만 5만 여명이 근무한다고 하더군요.
선전시가 젊은 것처럼 이곳에 근무하는 이들도 평균 연령이 29세일 정도로 젊은 편이고요. 버스로 화웨이 본사 곳곳을 누빌수록 새삼 거대하다, 그러면서도 각 구역을 테마별로 구성하고 다른 느낌의 건물을 배치해 각각의 구역의 인력이 편안하게 근무를 이어갈 수 있는 휴식 공간, 대형 구내 식당 등을 구역별로 갖춰 업무 하나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고 있다고 느꼈는데요. 실제로 중국내 기업 중 화웨이의 연봉이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근무 강도가 높다고 하지만요.^^;;
이곳은 테스트 센터...
이곳은 R&D 센터...
세련된 느낌의 트레이닝 센터는 1,000명의 강사가 1,000여 가지의 강의를 하는 곳으로 신규 입사자나 진급 대상자들이 주나 월단위로 교육을 받는 곳이라고 했는데요. 직원이 아니더라도 종종 화웨이 제품의 사용법 등을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파하는 용도로 활용한다고 하니 화웨이와 사용자를 이어주는 작은 통로 역할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곳은 R&D 센터 지하의 전시장...
이쯤되니 화웨이 기지, 화웨이 지구 등으로 불리고 있을 이곳을 화웨이 캠퍼스로 불러도 어색할 것 같지 않더군요.
어찌보면 구글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니까요. 2003년부터 선전 안쪽에서 조금 더 외곽으로 나오면서 이렇게 거대한 본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는데 화웨이의 심장부를 돌아보면서 느낀 건 중국이라는 이미지에 가려 절대로 가벼이 볼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지금도 위력적이지만 앞으로 더 강해져갈 회사의 저력이 꽤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거든요.
백악관을 연상시키는 테스트동을 지나 화웨이 본사 건물 중 가장 높다는 R&D 센터로 이동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요. 5만 가까운 본사 근무 인원에서 또 절반 수준이 연구 개발에 뛰어들어 있을 정도로 R&D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점점 화웨이라는 회사가 무서워지더군요.
화웨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D 센터 지하의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었는데요.
End to End라고 해서 이통사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부터 단말,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모든 통신 관련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화웨이의 저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를 통해 화웨이는 스마트폰 이전에 이통사가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 있는 기술, 장비의 제작 등 캐리어 비즈니스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컨슈머 비즈니스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거였는데요. 실제로 화웨이는 자신들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도 직접 만들고 SSD와 서버를 만들어 거대한 클라우드를 돌리는 등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방면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그걸 위해 컨슈머 비즈니스 외에도 캐리어 비즈니스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등 크게 세가지 사업군을 이끌어가면서 각각의
사업군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설명도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보니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한 캐리어 비즈니스에 비해 컨슈머 비즈니스엔 비교적 최근에 뛰어들어서 아직 시행착오를 포함한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국내에
화웨이 X3를 선보이는 것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강력한 신작을 선보이고 있는 그들의 묵직한 위용이 좀 더 피부로
느껴지더군요.
화웨이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군 등을 살펴본 후 화웨이 구내 식당에서 특별한 식사를 한후(식사 얘기는 한꺼번에 모아서 폭발 시켜 드립죠.) 화웨이 본사의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간 화웨이가 컨슈머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얻은 성과를 소개하는 브리핑에 이어 블로거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뒤따랐습니다. 브리핑 중에 어센드 메이트 7의 디자이너가 삼성전자 출신의 김준서씨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는데요. 그곳에서 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무리였던 것 같고 대신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넘어 프리미엄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화웨이와 관련된 수많은 숫자들과 만난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리고 이어진 Q&A 시간에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중국의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화웨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아직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날카로운 질문 사이에서 읽혔지만, 돌려보면 현장에서 직접 만져본 어센드 P7(Asend P7)이나 어센드 메이트 7(Asend Mate 7) 같은 걸출한 녀석들이 국내에 출시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국내 진출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외산 스마트폰 메이커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답습하는 화웨이 코리아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 합쳐진 결과가 아닌가 싶더군요.
화웨이 입장에선 스마트폰 유통의 핵인 이통사와의 관계와 그들의 요구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단말 출시 속도와 방향 사이의 고민이 사용자들 입장에 선 블로거들은 그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자급제 시장을 공략하는 식으로 매번 한 타임 늦은 출시 시기 때문에 정작 좋은 반응을 얻을 타이밍을 놓치고 마는 외산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자급제 시장을 공략하기에도 막상 물량을 들어왔을 때 충분히 소화될 수 있다는 자신이 없는 상태일테니 이통사와의 예비 고객 사이에서 무엇 하나 쉽지 않을 현재의 화웨이 코리아가 안타까우면서도 끝에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자라는 고언을 되새기며 한국 시장에 대한 뚝심있는 공략을 계속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봤습니다. 사용자에게 좀 더 많은 선택권이 돌아갈 수 있도록이요.
하지만 지금의 화웨이의 모습으로 미래까지 일단락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진 건 그들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통신망과 스마트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End to End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런 자산을 잘 만 굴리면 향후 중국 내의 어떤 스마트폰 제조사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더군요. 화웨이 X3는 하늘 높이 치솟은 우리나라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선전에서 만난 메이트 7이나 P7은 블로거들 사이에서 꽤 좋은 평가를 끌어냈으니 만큼 국내에 출시된다면 지금보다는 화웨이 코리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물론 언제 나오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_=;;
이 글을 찬찬히 보셨다면 아마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시지 않으셨을까 싶은데...
화웨이, 역시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대륙의 회사더군요. 그들의 비전이라는 Buiding a better connected World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 뿐 아니라 국내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이 글은 화웨이코리아로부터 여행 비용(숙식, 교통)을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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