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잠잠해지고 있지만 얼마전 한 블로거에 대한 언론과 대중이 비난이 쏟아졌었습니다. 한 블로거가 공동구매를 주선하고 고액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진거죠.
블로거 개인의 문제를 마치 모든 블로거가 부정하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기존 언론의 공격, 거기에 순수성을 찾아야 한다는 블로거들의 동조와 언론의 지적이 블로그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으며 수익형이 아니라고 해도 프로라면 수익을 내는게 문제될게 없다고 역공을 펼치는 블로거들까지 저만의 논리를 세워가며 설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그런 민감한 이슈가 쏟아지고 있던 와중에 삼성전자가 기존의 S블로거를 블루로거(Bluelogger)로 재편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S블로거 2기로 활동하다가 자연스레 블루로거로 옮기게 되었기에 저 역시 발대식에 다녀왔는데요. 최근의 이슈와 함께 여러가지로 생각할 게 많았던 자리가 아니었나 싶네요.
새로운 소통을 이야기하다...
-_- 사실 전 퇴근이 늦었던 탓에 발표 내용은 거의 듣지 못했지만 함께 하셨던 블로거들의 뒷이야기를 살펴보니 삼성전자의 고심이 느껴지더군요. 앞서 소개한 사건 직후 삼성전자는 온라인 소통원칙이라는 걸 발표했죠.
정직(Honesty), 투명(Transparency),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이라는 대전제에 따라 소통하겠다는 건데요. 블루로거 역시 이 소통원칙의 연장선상에서 활동하게 될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꾸려온지 7년쯤 되다보니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과 여러가지 관계를 맺어왔는데요.
돌아보면 블로그나 블로거를 일방적인 홍보 채널, 마케팅 포인트로 생각하는 곳도 있었고 블로거와 인간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통을 이루는 존재로 보는 곳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전자보다는 후자가 블로거에게도 기업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들의 마인드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죠.
그나마 대기업일수록 이런 소통의 마인드를 중시했던 거 같은데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블로거보다 훨씬 노출되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더 조심하고 한번 더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와중에 그 사건이 터졌으니 더 많은 고심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블루로거 프로그램은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사용해보고 리뷰를 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와의 만남이나 개선 의견을 사내로 전달해 서로의 의견이 자연스레 소통되게 하겠다고 합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100%는 어렵더라도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자세는 블로거가 기업에 기대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디 앞으로 이런 포인트가 잘 지켜졌으면 하고요.^^
블로거, 기업이 함께 고민할 문제...
사실 이런 기업과 블로거의 파트너십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수백만이나 되는 블로거 중에 기업과 관계를 맺는 건 일부고 그 안에서 어떤 얘기를 주고받는지 모르니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데서 그런 시선을 보내는 거겠죠.
그런 부분은 십분 이해합니다만 이런 관계 안에서 블로거가 일방적으로 기업에 끌려가는 것도 아니고 기업에게 따끔한 이야기를 전해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한다는 건 외부에선 모르실테니 기업과 관계 맺기가 조심스러울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짧은 호흡으로 치고 빠지는 경우보다 6개월 이상 긴호흡으로 관계를 맺고 소통해가는 프로그램은 블로거에게도 기업에게도 플러스가 되는 만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와 또 다른 IT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고요.
이번에 터진 사건은 저 역시 우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은 기업이 블로거를 마케팅 채널이 아닌 동반자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블로거가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흔드는 외부의 손길 역시 달라져야 하는 시점이 요즘이니 말이죠.
기대하는 것과 하고자 하는 것...
그런 상황에서 블루로거에게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것.
특별한 건 없습니다. 신제품 리뷰 기회 + 초심으로 세운 대전제를 지켜가며 블로거의 소리에 좀 더 귀기울이고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 정도죠. 저 역시 그렇게 블루로거를 통해 이야기되는 부분들을 외부에 전달할테고 한편으로는 블로거와 기업 사이의 관계를 제 방식대로 끌고 갈거고요.
혹 이런 이야기에 또 다른 판단 기준을 내세우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이게 잘못된거고 저렇게 하는게 맞다라는 기준. 물론 그 기준은 맞는 것이겠죠. 하지만 수백만의 블로그, 그 숫자 만큼이나 다양한 가치관으로 무장한 블로거들을 몇가지 기준으로 줄세울 수 있을까요? 어떤 틀에 가둘 수 있을까요?
전 그런 외부의 규정보다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제 블로그가 부끄럽지 않게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글쓰기를 계속하는 편을 택하고자 합니다. 내 블로그와 내 얼굴에 부끄럽지 않은 글. 그게 수많은 수행착오를 거치면서도 블로거로서 가고자하는 제 궁극의 목표니까요. 그럼 앞으로도 블루로거로 활동하는 모습 지켜봐주시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따끔한 조언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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