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톡이 화제다.
단순히 1,000만이나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쓰는 무료 메시지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이통사가 그들을 상대로 서비스 제한이라는 칼을 빼들었다는 흉흉한 소식 때문에 말이다. 그 소문대로 SKT나 KT 같은 이통사들이 최근 자사의 트래픽 부하를 이유로 많은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서비스의 목을 죄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이런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해당 서비스 사용자가 늘면서 트래픽은 늘어나는데 이통사 수익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투자만 늘어나게 한다는 것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들의 논리는 어딘가 맞지 않다.
내가 쓸 수 있는 데이터도 다 못쓴다...
애초에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을 사용하는 이들은 보통 월정액으로 규정된 이통사의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는 선량한 사용자들이고 이통사의 요금제에는 일정한 데이터 사용량이 보장되어있다. 헌데 최근 이통사가 보이는 행태는 그런 용량과는 무관하게 차단하겠다는 으름장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몇달전 KT는 55,000원 이하 요금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고객들의 mVoIP 사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Wi-Fi라면 상관없지만 3G 사용자는 어느 순간부터 스카이프나 바이버 등의 mVoIP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이통사들이야 무임승차니 뭐니 말해도 문제는 45,000원 요금제라도 그들이 규정한대로 3G에서 500MB의 무선 데이터를 보장함에도 그 한도 안에서 mVoIP를 제한 받는다는 사실이다.
500MB를 초과했다면 모를까 아니 초과한 상태라도 추가로 데이터 요금을 꼬박꼬박 부담하는 상황에서 이통사 편의에 따라 소비자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 받는다는 것에 당시에도 말이 많았는데 최근엔 mVoIP 기능 추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피플도 슬쩍 제재를 하고 있다고 한다. 3G에서 마이피플로 전화를 걸면 네트워크 상태가 안좋다며 연결이 안된다고.-_-
정상적인 서비스라면 자신이 쓰기로한 데이터는 쓸수 있어야 함에도 그게 적잖은 정액 요금제를 내고 있는 사용자의 권리임에도 이통사의 폭압에 가까운 대처에 이렇게 글 하나로 불평하고 끝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운건 나 뿐일까?
이통사의 망 문제에 서비스는 볼모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실행한 이후 더 열악해진 KT의 3G망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걸 느끼면서 또 그때문에 이미 일부 사용자를 QoS 차원에서 제한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망 트래픽 얘기만 꺼내고 있는 이통사를 보면 참 한심스럽다.-_-;;
이통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10%의 사용자가 전체 무선 트래픽의 90%를 차지한다는 얘기는 그 10%가 문제라는 얘기도 되지만 나머지 90%가 미처 안쓰고
(못쓰고?) 있는 막대한 데이터에 대한 잠재적인 비용은 정액 요금제란 이름으로 이통사가 손쉽게 꿀꺽하고 있다는 얘기일텐데
언제까지 망투자 비용에 대한 으름장에 일반 소비자가 볼모가 되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차라리 앞서 언급한 헤비 유저 10%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하거나 그들만 한정적으로 제재한다면 이통사는 자연스레 트래픽에 대한 부담과 망 부하를 줄일 수 있을텐데도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서비스를 볼모 삼아 서비스 제한을 검토한다는 그들에게 솔직히 실망이다.
솔직하지 못한 그들에게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이 타깃이 된건 그들이 무선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킨다기보다 데이터를 많이 쓰기 이전에 자사의 음성 통화와 문자메시지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게 더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미국의 버라이즌이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하면서도 헤비 유저에 대한 속도 제한 등으로 한정적으로 트래픽에 대한 방어를 하는 것과 동시에 대부분일 일반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는 모습을 국내 이통사에 기대하긴 어려운 걸까?
IT 강국 대한민국은 점점 요원해지고...
이렇게 각각 1,000만과 300만에 이르는 많은 사용자가 사랑해 마지 않는 서비스가 또 한번 이통사의 볼모로 전락하는 모습이 한심하고 아쉽기만 하다.
그럴때마다 드는 생각은 IT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헛구호.
정부는 늘 우리나라가 IT 강국인데도 스티브 잡스가 안나온다고 아쉬워하지만 정작 카카오톡, 마이피플 같은 서비스가 글로벌한 히트작이 되는 걸 막고 있는 건 그들의 정책 실패와 다름없지 않을까?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뭔가 인기를 끌면 여기저기서 그 서비스를 깎아내리고 싹을 자르려고 애쓰는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개발 의지는 꺾일 수 밖에 없다. 벤처건 포털이건 서비스의 싹이 잘린 무주공산 시장은 결국 외산에게 내줘 국내 시장을 호령하는 사례를 우린 종종 봐왔지 않은가. 외산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외산과 국산 서비스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없는 역차별이 성행하는 우리나라에서 쓸만한 IT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까란 의문은 더 깊어진다.
괜히 나중에 또 우리한텐 왜 저런 서비스가 없냐며 딴소리하지 말고 미리미리 정책 좀 잘 끌어갔으면 좋겠다. 대중을 볼모삼는 이통사에겐 따끔하게 한마디하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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