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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전 특히 더 후줄근하고요.

N* Kidz

by 라디오키즈 radiokidz@daum.net 2009. 11.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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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전 그렇게 생각해요. 블로그를 한다. 블로거다라는 게 그리 특별하지 않은 것이라고요. 일로서 블로그를 하는게 아니라면 그저 평범한 취미 수준이라고요. 물론 개중에는 특별한 분도 계시겠지만요.

허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와 다르게 역시나 나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일단은 조금은 특별하게 보는 모양이네요. 여전히 블로거는 특이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걸 보면요.

David Ascher Interview @ clubic neteco M6web
David Ascher Interview @ clubic neteco M6web by kerolic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얼마 전의 일입니다.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더라고요.
최근엔 좀 뜸하긴 하지만 블로그를 5년 가까이 계속하다보니 가끔 매체와 인터뷰를 하곤 했던터라 전화 상으로는 인터뷰 제의를 어렵잖게 받아들였지요.

모 대학 소속이라고 자신을 밝히며 파워 블로거들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여기서부터 제가 좀 부주의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일상을 담는 다는 것에 또 뭔가 블로거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해줬어야 했는데요.

아무튼 얼마 안있어 기획안이 날아왔는데 이게 좀 당황스럽더라구요.
일단 처음은 평이했습니다. 질문 리스트를 보면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있었던 헤프닝, 원래 직업은 뭔지 등의 익숙한 것들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인터뷰 내용을 화면을 옮기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컷들이었습니다.
그냥 카메라가 눈 앞에 있긴 하지만 편한 인터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런게 아니었던 거죠.
 
올들어 쭉~~~ 쉬고 있지만 라디오키즈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팟캐스트에 대한 이미지를 담고 싶었나본데 뭔가 대단한 장비를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더라구요. 음악 방송 장비를 찍고 싶다거나 작업실이라는 공간에 대해 담고 싶다는 얘기가 있는 걸 보면.

#9 - Typical
#9 - Typical by Matthew Cachia 저작자 표시비영리

헌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게는 소위 장비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만원쯤 하는 초저가 마이크 하나로 녹음하는게 거의 전부니까요. 따로 음악을 틀거나 하면 그냥 컴퓨터에 있는 플레이어로 가능하니 전문 장비라는게 애초에 필요가 없었죠. 저같은 아마추어에겐...^^;;

그리고 블로거로서도 비슷합니다.
뭐 다른 분들도 비슷하시겠지만 카메라 정도나 있을까요? 나머진 컴퓨터 그게 노트북이건 데스크탑이건 이 녀석 하나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게 어렵지 않죠.

상황이 이렇게 되고보니 일단 그쪽에서 생각할 제 이미지와 실제의 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에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어줍잖은 연출이 들어가서 뭔가 작위적인 모습이 되는게 아닐까란 걱정까지...

요즘은 대학생들도 미니홈피 보다는 블로그에 익숙하다지만 뭔가 파워 블로거라는 사람들은(-_- 뭐 저야 그냥 장수 블로거에 가깝겠지만) 저롷게 값비싼 장비와 작업실 같은 곳에서 대단한 걸 하는 사람인가보다라는 오해가 생기진 않을까. 또 작업실이라면 결국 우리집이 될텐데 왠지 침침한 아니 그보다 인간극장 같이 서글픈 작품이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더랬죠.

그래서 결국 고사하겠다는 의견을 메일로 보냈고 따로 답장이 없는 걸 보면 급히 다른 분들을 물색하고 있지 싶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블로거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그분들이 원하는 그림을 보여줄 음악을 업이나 취미로 하시는 블로거도 계실테고 저처럼 그냥 평범하게 글만 쓰는 이들도 있는 법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는 평범하다 못해 후줄근할 것 같은지라 고사를 하게됐고 결과적으로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네요.

역시 전 그냥 평범한 장수 블로거일 뿐입니다. 오늘도 하루하루 수명을 늘려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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