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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국형' 재난 영화... 해운대(Haeun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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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전부터 어색한 CG와 애국심에 기댄 마케팅을 펼쳤다는 이유 때문에 적잖이 공격받았던 영화 해운대. 허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니 순식간에 관객수 500만을 돌파하는 등 무서운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박중훈의 트위터에 올라온 이야기를 보니 이미 손익분기점도 돌파...;;


해운대

처음엔 그런 비난에도 선방을 거둔 이유가 혹시 배급을 맏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의 힘 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한적도 있지만 막상 극장에서 본 해운대는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한국형' 재난 영화였다. 영화 자체도 흥행 요소가 충분했다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모든 이야기는 2004년 크리마스 직전 인도네시아 바다에서 시작된다.
폭풍과 함께 찾아온 쓰나미로 초토화된 그곳에서 살아남은 해운대 토박이 만식은 그곳에서 있었던 사건 때문에 연희를 좋아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체 애만 태우며 살고 있다. 연희와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가는 사이 만식의 동생 형식은 우연찮게 구조하게 된 서울 아가씨 희미와 티격태격하며 또 하나의 사랑을 키워가고...

한편 일본 서쪽에서 계속되는 지진의 움직임에 메가 쓰나미의 가능성을 발견한 김휘는 해운대를 찾아 어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전처 유진까지 그의 생각에 반하며 메가 쓰나미의 가능성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마도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시작으로 메가 쓰나미는 현실화되는데...


재난 영화의 구조에 충실하다...


국내에선 그리 많이 시도되는 장르가 아니긴 하지만 한때 일본 특촬물 수준의 괴수 재난 영화들이 제법 촬영됐던 기억이 난다.-_-;; 괴수 재난 영화도 그렇지만 본디 재난 영화라는게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미력할 수 밖에 없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충실한 영화들이다.

그 안에는 앞서 재난에 대한 정보를 쥐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욕망이나 그 외의 이유 때문에 이를 알리지 않은 이들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속절없이 당해야 하는 이들, 또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재난에 정면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 그려진다. 물론 그들을 덮쳐드는 가혹한 재난도 어김없이 등장하며 재난 후에 남아 새로운 삶을 개척해가는 이들까지 등장하면 큰 그림의 재난 영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해운대는 전형적인 헐리웃 스타일의 재난 영화의 플롯에 충실하다.
조금씩 다가오는 재난을 인지하지만 간과하는 사람들과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재난에 놓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또 조금이라도 빨리 재난의 존재를 알려 피해를 최소화 시키려하는 이도 등장한다. 물론 이들도 쓰나미를 막지는 못하지만 그들은 다가온 거대한 재난 앞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삶을 개척해간다.

여기에 헐리웃 재난 영화들의 거대한 비주얼까지 담아냈다.
그 만족감이야 크지 않았지만 어쨌든 흉내 정도는 내줬는데 해운대가 한국형 재난 영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이런 헐리웃 따라하기 비주얼이 아닌 넘쳐나는 우리네 정서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적인 서사에 충실하다...


이혼한지 7년. 전처가 키우고 있는 딸은 아빠의 존재를 모른다.
그저 엄마가 아는 교수님 정도로만 소개받았지만 왠지 그에게 눈길이 머문다. 그래서 그가 아빠라는 걸 알았을때도 바로 아빠라 불러주지 못했다.

백수로 빌빌대는 동네 노는 형을 아들로 둔 어머니는 구두 한짝 없어 면접도 못간다는 아들을 위해 사놔도 신을지 안신을지 모르는 아들의 구두를 사기 위해 오랜동안 기다렸을 야유회를 포기한다.

한때 해운회사를 운영하다가 이제는 사업가로 변신해 해운대 일대에 거대한 쇼핑몰을 세우려던 남자는 동네 사람들에게 욕지거리를 듣고 계란을 맞아가며 자신의 야망을 키워가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어느 순간 자신이 그 긴 세월 함께한 이들과 생각을 같이 한다.

주연이 아니라도 해운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확립했다. 평범하게만 보였던 일상 앞에 갑자기 찾아온 쓰나미를 때문에 그들의 삶은 통채로 요동쳤지만 이런 일상은 헐리웃의 그것과는 다른 우리네 정서를 온전히 닮아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꼬리표는 이런 인물들의 캐릭터에서 완성된다.
단순히 한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헐리웃 스타일의 재난 영화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설픈 CG라는 재앙에 해운대는 침몰했겠지만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인물들의 호흡은 영화를 오랜 여운이 남는 감성어린 작품으로 완성했다.


윤제균표 스토리텔링의 힘...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을 거치며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조합을 내세워 영화적 재미를 추구해온 윤제균 감독. 특히 최근작이었던 1번가의 기적을 통해 자신 만의 밀땅 스토리텔링을 관객들에게 선보인 그가 만든 한국형 재난 영화 해운대는 전작들 이상으로 울고 웃기는 그만의 장기를 내세우고 있다.

재난 영화 특유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에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담은 휴먼 코미디적인 감성을 녹여 냈다는 이야기다. 그 덕분에 해운대를 점령한 메가 쓰나미 안에서도 관객들은 울고 또 웃을 수 있었다. 눈물 날만하면 웃기고 웃을만 하면 콧날을 찡하게 만드는 그만의 코드.

이런 스토리텔링의 힘은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어온 CG의 어설픔까지 덮어내는 느낌이었는데 윤제균 감독이 애써 CG 장면은 몇분 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기대치를 낮췄던 그 CG는 예상대로 기대 이하였다. 뭔가 어색한 느낌 가득한 화면의 연속...-_-;;

짧은 시간 등장한다지만 그 때문에 제작비도 많이 올라갔을테고 허술한 CG는 해운대에겐 독이 됐지만 윤제균 감독이 영화를 다루는 방식은 이런 상황에서도 관객을 웃겼다 울렸다를 반복한다. CG의 엉성함을 비난하려다가도 스토리 텔링에 이끌려 웃다가 울기릴 반복할 수 밖에 없단 이야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아쉬운 편집이나 CG의 엉성함을 덮는 한국인 공통의 정서가 듬뿐 담긴 영화의 내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누군가는 살아간다...


해운대에 찾아온 메가 쓰나미는 순식간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짧은 시간 동안 해운대를 아니 아마도 부산을 초토화 시켰을게다.

해운대 언저리에 빼곡히 들어선 현대 문명의 상징이자 비뚫어진 욕망의 탑 같은 마천루들도  단번에 제압당했고 수천, 아니 수만에 이르는 사람들도 생명을 잃은 처참한 공간으로 바뀌어 버린다.

하지만 그렇게 쓰러져간 사람들을 뒤로하고 살아남은 이들은 떠난 이들을 애도하며 남은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도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 가족을 잃고 연인을 잃고 친구를 잃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것. 가슴 속에 커다란 생채기 하나씩을 안게 됐지만 지금 곁에 남아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

남겨진 이들의 새로운 삶과 희망 찾기. 거의 대부분의 재난 영화가 그리는 익숙한 결말은 해운대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앞바다에서 일어나는 가상의 상황에 조금 더 현실감을 느끼기도 했고 파국에 다가가는 사람들을 숨죽이며 지켜봤던 영화. 해운대. 꽤 오랜동안 영화가 남긴 여운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PS1. 연희 아버지의 제삿날. 왜 크리스마스에 죽었는데 제사는 한여름에 지내는 걸까?
PS2. 김인권과 이민기의 연기는 정말 빛난다. 다른 배우들도 제 몫을 다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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