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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결말... 미스트(Stephen King's The 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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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공포란 장르는 이질적인 매력으로 유혹해오는 쉽사리 떨쳐내기 어려운 그 무엇이다.
대중 문화속 공포 코드에 민감히 반응하는지라 공포 영화는 늘 기피의 대상이면서도 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끌리는 그런...

미스트(Stephen King's The Mist)도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몇 해전 우연찮게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게 됐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괴한 안개와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이 겪게 되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는 짧은 단편이었음에도 오랜 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최근 미스트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 과연 원작 소설을 어떻게 표현해 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영화를 접하게 되었고 이번 포스트를 통해 그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줄거리는...

 

 

평화로운 호숫가 마을 롱레이크에 폭풍이 지나가고 기이한 안개가 나타난다.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마트로 향하는 데이빗과 그의 아들 빌리, 변호사 노튼. 마트는 폭풍이 지난 틈을 타 장을 보는 사람으로 가득하고 장을 보던 사람들 앞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안개가 몰려든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 사람들은 갇히게 되고 그저 진한 안개인줄 만 알았던 속에서 괴물들이 나타나 사람들은 점점 고립되어 가는데...

 

원작을 고스란히 살린 영상...

 

 

앞서 말했듯 내게 미스트의 감상 포인트는 원작 소설을 얼마나 잘 그려내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몰려든 안개와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온 괴물들, 시시각각 그들을 공격해오는 이계의 생물들 때문에 공황에 빠진 사람들, 한쪽에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며 안개와 맞서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공황의 한쪽에선 이 모든 일을 신의 분노라 여기며 종교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고 행동하는 광신적인 무리가 생겨난다.

사람들은 안개 속에서 분열해나가고 이를 쫓아가며 영화는 원작의 무거움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주요 소재인 희뿌연 안개는 소설 속의 그것 만큼이나 사람들의 가슴을 짓누르며 불안을 만들었는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는 공포라는 이름의 폐쇄적인 공간에 관객을 몰아넣고 있다.

또 한없이 무겁게 내리 깔리는 안개 외에 공포를 몰고오는 이계의 생물을 표현하면서도 원작의 그것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스티븐 킹이 글로 풀어놓은 모습대로 등장하는 흡반을 달고 있는 괴물이나 날벌레들도 상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소설이라면 저랬을 거야하는 상상을 현실화해줬다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소설과는 다른 후반부...

 

 

전반적으로 소설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한 영상과 초중반의 이야기와 달리 영화는 원작 소설과 다른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적기 애매하지만 원작 소설에서 다소 두루뭉술하게 표현됐던 안개나 괴물이 등장한 이유에 대한 부분을 영화는 더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원작의 경우 막연히 마을 근처의 군부대가 연관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던져놓고 독자가 상상력이라는 살을 붙여 원인을 추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 영화에서는 좀 더 직설적으로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원작의 이야기를 더 많이 변주하는데 특히 영화의 엔딩은 주인공들이 마트를 탈출해 무작정 안개를 벗어나려고 달리는 것으로 끝나는 소설과는 달리 색다른 반전 코드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반전에 집착하는 후반의 이야기가 색다르면서도 안타까웠는데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호불호가 많이 나뉠 듯 하다.

(어떤 결말인지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안개 걷히다...

 

 

이렇게 소설에서 시작해서 영화를 끝으로 미스트라는 안개는 걷혔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의 느낌은 어쩌면 미스트의 공포는 안개와 괴물들이 가져다 주는 것 이상으로 인간 본연이 가지고 있는 나약한 심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뻔한 것이었지만 스티븐 킹이 과거에 가졌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흡혈귀라든가 늑대인간이라든가 하는 괴물을 소재로 했지만, 몇권째가 되자 인간 내면에 뿌리를 박고 있는 사악한 비전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미스트도 괴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사건의 원인이나 광신도와 같은 사람들의 움직임은 인간 내면의 어두움에 더 다가가 있으며 스티븐 킹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부분에서 더 대중적인 공포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공포 영화를 질색하는 편이지만 이미 원작을 접한 터라 훨씬 부드럽게(?) 대면할 수 있었던 영화 미스트.
 
최고의 공포라거나 놀라운 공포라고 치켜 세워줄 순 없지만 음울한 안개 넘어 무언가 신비로운 존재(?)를 상상해본 적이 있다거나 인간에게 내제된 어두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공포 소품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굳이 5점으로 평가한다면 3.5정도...?

PS. 국내 포스터나 예고편은 낚시줄을 너무 길게 늘어뜨린 듯 해 안타까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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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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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2:07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영화도 영화대로 스티븐 킹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엔딩 부분이 마음에 들던데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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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6:46 신고
      전 원작의 다소 허무한 엔딩보다는 영화가 나았지만... 그래도 묘한 이질감 때문에 엔딩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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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2:11
    이것도 보고싶던건데 봇봤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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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2:50
    아이쿠, 이런 ^^; 트랙백을 잘못 넣었습니다. 잘못넣은 한가지는 지워주세요~
    영화랑 책 내용이 다른거였군요.
    으으. 역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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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6:47 신고
      네. 영화랑 책이 뒤가 다릅니다.
      약국 장면까지는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만...^^

      그리고 요청하신대로 트랙백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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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3:48
    원작에도 나오는 '비겁한 결말'을 따르지 않는, 헐리우드 답지 않은 엔딩이라 더욱 맘에 들었습니다.

    인간이 벌린 극한의 악몽에서의 비겁함, 어쩔수 없는 선택, 그리고 그 악몽이 걷혀나간 후 남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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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6:51 신고
      전 원작의 암울한 엔딩도 좋았던지라... 결국 안개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잠드는 주인공 모습...

      극장판은 좀 낯설었지만 이쪽은 이쪽대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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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7:03
      원작은 약간 희망적이지 않았나요?^^
      라디오에서 무언가 들은 것 같은 주인공, 희망이라는 단어로 끝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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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4 17:09 신고
      네. 스테판님 말씀대로 무언가를 들은 것 같은 주인공이 아들에게 희망이란 단어를 말하고 싶다라고 마무리되지만... -_- 전 요게 어두워 보였거든요.

      제 맘이 어둠에 가득차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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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5 12:12
    공포 영화를 안좋아해서 볼지 안볼지는 미지수지만.. 영화채널등에서 리뷰해주는걸로 봐서는 볼만할듯 한데 선뜻 보러갈 생각이 들지는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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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5 16:04 신고
      서두에도 밝혔지만 저도 공포영화를 싫어라해요.
      -_- 어렸을 땐 단지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들은 것 만으로 밤을 꼴딱 세운 적도 있지요. 헌데 그만큼 매력적이라는게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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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5 20:17
    리뷰 잘 읽었습니다~ 보면서 계속 그 안으로 빠져 같은 느낌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ㅎㅎ

    스티븐 킹이라는 이유때문에 어찌되었든 늘 기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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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6 01:31 신고
      스티븐 킹의 소설들이 영화화에 성공한 작품이 많아서 더 브랜드 파워가 강한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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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6 13:41
    아... 소설과 결말이 다르군요. +_+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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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6 18:34 신고
      섬연라라님의 글 너무 잘 봤습니다.^^ 멋진 글이었어요.
      그리고 소설과 영화의 결말은 다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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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01 13:58
    아무리 봐도 결말은 감독의 심술로 보입니다. 며칠 헤멘 것도 아닌데 자기 자식에게 그렇게 쉽게 총을 쏠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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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03 02:07
    주소가 바뀌었나봐요. 문자열에서 숫자로....
    트랙백 타고 왔더니 못 보게 되네요. 아쉽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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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21 01:51
    이 영화 결말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을보면 주인공들의 무사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을수 있는 그런 안정적인 결말을 기대한 마음 선한 사람들 같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너무 충격적이었고, 다보고나서 그 허탈함때문에 영화를 비난할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개인적으론 결말이 인상적이고 가슴에 너무나도 깊게세겨진 완성도높은 결말이었습니다.

    글구 라디오키즈님 글 잘보았습니다.영화보고나서 님 리뷰를 보니 뭔가 가슴이 뻥뚫리는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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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24 07:13 신고
      네. 저도 본문에 적었지만 원작과 다른 결말을 택하면서 논란 아닌 논란을 야기한 것 같습니다. 봉구님은 영화의 결말이 더 오래 남으신거고 사실 저도 원작과 다른 결말 덕분에 영화 엔딩이 더 기억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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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5 10:19
    저는 스티븐 킹의 영화라는 이야기에 별 생각없이 보러 갔다가 너무 가슴 옥죄는 경험을 한 탓에 이후 원작을 찾아본 경우입니다.

    사실 결말이 논란이 많이 됐긴 하지만 결말만으로 취급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공포영화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렇게 극장에서 안절부절 못하도록 괴로웠던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괴물이나 안개보다 희망 없는 현실이 가장 두렵다는 것을 느꼈지요...

    미스트에 대해서 저도 한번 써보고 싶은데, 아무튼 리뷰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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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6 17:46 신고
      원작과 소설 어떤 쪽이 더 나으셨나요? ^^
      둘의 차이가 확연하면서도 비슷해서 저도 공포영화를 싫어하는게 그 제어할 수 없는 한계 상황이 싫어서 인거 같아요.

      희망 없는 현실...=_= 요즘 우리네 삶 같기도 하구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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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6 10:47
    트랙백을 건다는게 엉뚱한 글까지 트랙백 걸어버렸네요;; 원작이 있는 단편소설집도 이제막 일어보려던 참 입니다 ㅎㅎ
    • 프로필 사진
      2009.04.06 18:09 신고
      아. 넵. 두 개 중에 한개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작 소설도 재밌게 읽으시길 바랄게요. 은근 스티븐 킹의 소설은 미국적이면서도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읽고나면 제법 썰렁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