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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Culture/Movie

음악으로 소통하는 종교 영화... 미션(The Mission)

라디오키즈 2007. 10.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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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 세계적인 영화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의 첫 내한 공연이 있었다.

올해 79세인 이 노 음악가는 어쩌면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것이다.

1928년 생으로 그간 수많은 영화 속에서 우리의 가슴을 울렸던 그의 음악들.

러브 어페어의 Piano Solo에 눈물 짓고 시네마 천국의 Love Theme에 가슴 절절한 아픔을 느껴본 이라면 그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마력에 가까운 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워낙 다작을 한 것으로 유명해서 아직 그의 영화를 다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알려진 작품들은 거의 봤다고 생각했었는데... 용케 놓치고 있는 작품이 있었으니1986년 만들어진 종교영화 '미션(Mission)'이 그것이다.

롤랑 조페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의 이 영화는 1750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진지한 종교적 메시지와 함께 문명과 비문명 사이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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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남미 오지에 있는 그들의 영토 경계를 합의하지만 간단히 그어진 이 경계는 훗날 커다란 학살을 불러오는 참혹한 결과를 낳는다.

남미의 오지에서 과라니족을 감화시켜 자연스럽게 문명을 전파하던 신부들은 과라니족 마을에 교회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한편 원주민을 사냥하던 노예상 멘도자는 사랑 때문에 친동생을 살해하고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가브리엘 신부의 권유로 새로운 삶을 얻고 신부가 되어 헌신적으로 과라니족의 개화에 힘쓴다. 하지만 그렇게 평화로웠던 마을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이기 시작하는데...


아름다운 풍광의 대자연...

남미의 오지에서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던 과라니족을 찾아가는 가브리엘 신부의 여정은 아슬아슬하고 위험천만한 자연과의 싸움이다. 특히 육중한 굉음을 내뿜으며 추락해가는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1986년 작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대자연의 살아 숨쉬는 모습을 거실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처럼 현장감 있는 소리와 화면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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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원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사회의 풍경이나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진한 그들의 모습과 밀림에서의 삶도 거친듯한 영상 속에 잘 표현되고 있다.

특별한 CG 같은 재주는 없지만 덕분에 아날로그적인 풍광이 화면 가득 담겨 있어 디지털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아련함 같은 매력으로 나를 남미 밀림의 어느 곳으로 이끌었다.


명불허전. 배우들의 호연...


영화의 중심에 선 두 인물은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가브리엘 신부와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노예상 멘도자다. 일찍이 뜻한바 있어 사명을 받들고 원주민들을 찾아나선 가브리엘 신부와 달리 멘도자는 노예 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치다가 깨우친바 있어 원주민들과 정을 쌓아가고 결국 신부가 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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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둘은 원주민과 그들의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사랑과 무력이라는 조금은 상반된 성향으로 포르투갈 군대와 맞서지만 결국 그들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믿음이었다. 신의 힘을 믿고 사랑으로 포르투갈에 저항한 가브리엘 신부나 원주민들을 믿으며 그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칼을 빼어 든 멘도자 모두 하나의 목적을 바라보고 행동한 이들이란 것이다.

롤랑 조페가 가브리엘 신부와 멘도자 역에 제레미 아이언스와 로버트 드 니로라는 배우를 선택한 것은 여러가지로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흔들리지 않는 신부로 조금은 유약해 보이면서도 강한 믿음으로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전달하려는 가브리엘 신부에 제레미 아이언스의 이미지는 제법 잘 어울렸던 것이다. 조금 훤칠한 키와 호리호리한 체격에 진중한 얼굴, 사제복도 썩 잘 어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있어 보이는 그의 외모는 극중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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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 니로도 흠잡을 때 없다. 아니 이 배우에게 흠을 잡아내는 게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거리낌없이 원주민들을 사냥하던 거친 모습과 원주민의 친구가 된 후의 따뜻한 모습의 멘도자는 전혀 다른 인물 같지만 삶의 고뇌와 성찰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드 니로 답게 잘 연기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개봉 당시에 영화를 봤다면 몰라봤을 리암 니슨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그다지 비중이 높다고 할 순 없지만... 참고로 세 배우의 출생 년도는 로버트 드 니로(43년), 제레미 아이언스(48년), 리암 니슨(52년) 순.


지문이자 대사이고 언어였던 영화 속 음악들...

노래로 대사를 전달하는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미션에서의 음악은 지문이나 대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일례로 경계의 눈빛을 던지는 원주민들과의 첫 만남에서 가브리엘 신부가 꺼내든 것은 성경도 무언가 서툰 원주민 말도 아닌 오보에 하나였고 이내 연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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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Gabriel's Oboe를 연주하며 원주민들과 나름의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활을 들이대며 다가오는 원주민들 앞에서 움찔 움찔하던 연주였지만 마땅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없었던 상황에서 그가 내민 음악이라는 언어는 원주민들과의 벽을 허무는 특별한 힘을 발휘한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한 여러 가지 음악들은 극중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영화 음악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긴 하지만 원주민과 말이 통하지 않는 모습을 그려나감에 있어 관객과 원주민들의 정서를 합치시켜 주는 데는 분명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 음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를 뛰어넘는 진지한 삶의 메시지...

미션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종교 영화로 사랑과 믿음이란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주는 영화다. 하지만 비종교인인 나 같은 이가 봐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선교 형태를 가지고 말이 많았던 요즘이고 보니 영화 속 선교의 모습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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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에서의 선교는 조선시대 서양 선교사들이 행했던 방법처럼 새로운 문명을 전파하면서 종교적인 메시지를 몸소 실천하고 설파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글쎄... 결과적으로 이런 서양의 선교로 수많은 나라들이 문명이라는 것을 받아드리고 꽃피워갔다고 하지만 가끔 그 모든 것이 식민지 시대 영토 확장의 일환으로 진행되던 종교라는 이름의 사업이라는 생각도 가졌었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전쟁과 살육을 우리는 역사책이나 현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지 않았던가. 하지만 난 미션을 굳이 그런 민감한 종교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원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친구가 되고 그들의 안녕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종교가 아닌 인간 본연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건 과라니족도 마찬가지로 한때 자신의 동료와 가족을 죽이고 잡아갔던 멘도자를 용서하고 기꺼이 받아드리는 그들의 모습은 종교적 신념 이전의 순수한 인간의 본성이었기에 멘도자가 흘리는 뜨거운 참회의 눈물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 모든 게 영화적 서사 구조를 위해 각색된 이야기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다시 엔니오 모리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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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아쉽게도 난 지난 엔니오 모리꼬네의 내한 공연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존경에 마지않는 영화 음악의 대가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좋은 기회였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 공연을 볼 수 없었기에 아쉬움이 매우 컸는데... 어쩌면 이렇게 미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나 스스로 어느 정도나마 그 아쉬움을 떨쳐내고 자했던 것 같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새로운 곡은 또 다른 영화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면서 이번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한다. 우리시대 최고의 Kino Maestro로서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영원히 내 마음 속에 흐르길...

PS. 여러분이 기억하는 엔니오 모리꼬네 최고의 영화 음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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