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NEOEARLY*

세대교체와 일본 재건을 설파하는 에반게리온의 주역, 안노 히데아키와 사기스 시로의 영화 신 고질라... 본문

N* Culture/Movie

세대교체와 일본 재건을 설파하는 에반게리온의 주역, 안노 히데아키와 사기스 시로의 영화 신 고질라...

라디오키즈 2017.04.11 14:00

"안노 히데아키가 왜 고질라를?" 


신 고질라(Shin Godzilla, シン・ゴジラ)의 메가폰을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가 잡았다고 했을 때 든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괴수물(혹은 특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신 고질라에 대해서는 훌쩍 잊고 있었는데요. 일본에서 꽤 호평을 끌어낸 후 국내 개봉을 했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니 안노 히데아키가 총감독으로 나선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더라고요.


전통의 괴수를 통해 미래 일본의 재건을 이야기하는 안노 히데아키의 신 고질라...



- 이 뒤에는 스포일의 가능성이 있는 얘기들이 나올 수 있으니 아직 신 고질라를 보지 않으셨다면 참고하세요. -


고질라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 특촬물의 제왕 같은 시리즈로 핵폭탄의 참화를 입었던 일본인의 불안감을 형상화한 괴물이라고들 합니다. 방사능을 뿜어내는 괴수가 도심을 삽시간에 무너뜨리고 일본을 파멸로 몰아가곤 하니까요. 한 가지 흥미로운 건 그런 고질라가 종종 인류의 희망이 되어 또 다른 괴수와 맞서는 설정을 보여주며 인간의 적이자 친구라는 묘한 관계를 만들어 왔다는 건데요. 이번 작품 역시 고질라 시리즈가 지켜온 이런 흐름은 조금이나 챙기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바다를 통해 도쿄로 밀려온 괴수. 일본 정부는 정체불명의 이 괴수의 처리를 놓고 고민을 하고 그 사이 도시가 파괴되고 도시를 파괴하는 와중에 이 괴수는 진화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준 후 다시 바다로 숨어버립니다. 피해 수습에 골몰하던 일본 정부 앞에 다시 나타난 괴수. 이전보다 두 배나 커진 모습에 자위대를 투입해 괴수를 공격해보지만, 압도적인 괴수의 힘에 밀려 위기를 겪게 되죠. 그 사이 이 괴물의 정체가 갓질라(GODZILLA)로 알려지고 고질라를 격퇴하기 위한 정부의 준비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진화를 거듭해가는 고질라는 그들의 노력을 단숨에 수포로 만들어 버리죠.



이쯤에서 다시 돌아보는 안노 히데아키, 그리고 사기스 시로의 존재감은 이 영화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데요. 생각해보니 안노 히데아키는 괴수 & 아웃사이더 전문가더라고요. 에반게리온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사도의 모습으로 보여줬던 창의적인 모습이 그대로는 아니지만, 심해어 같은 모습에서 공룡처럼 변해가는 고질라의 진화하는 색다른 설정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렇고 일본은 구하기 위해 관료주의에 빠져 더디게 움직이는 엘리트 관료와 거리가 있는 아웃사이더 같은 인물들이 힘을 모아 돌파구를 마련해 간다는 설정도 전통적인 고질라 시리즈보다는 안노 히데아키가 연출해온 애니메이션처럼 느껴지거든요. 또 중간중간 에반게리온풍(?)의 음악이 등장해 쫄깃한 긴장감을 올려주는 건 에반게리온 음악을 맡았던 사기스 시로의 작품이었고요. 




이렇게 신 고질라는 묘하게 에반게리온의 감성을 수십 년을 이어온 고질라에 엮어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요. 도심을 공격하고 방사능을 뿜어내는 고질라를 격퇴하기 위해 미국이 나서고 도 한번 일본에 핵폭탄이 떨어질 위기에 맞서 최후의 반격에 나서는 아웃사이더 정예팀의 활약으로 이어지는 영화의 마무리는 흡사 외계인이든 초자연적인 괴수든 미군이 막아낸다로 귀결되던 할리우드의 일본식 해석으로 읽히더군요. 특히 중간에 자위대는 전쟁을 위한 거지 괴수와 맞서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뭐 이런 뉘앙스의 대사까지 나오는지라 여전히 껄끄러운 관계인 우리가 보기에는 씁쓸한 부분도 있었지만, 구세대가 아닌 신세대로의 세대교체와 그들에 의한 일본 재건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안노 히데아키의 메시지는 꿈을 잃고 현실에 매몰되어 원치 않는 달관 세대에 빠진 일본 젊은이의 마음에 작으나마 파문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보기엔 허술해 보일 수 있는 이 작품이 2016년 일본에서 개봉한 실사 영화 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을 정도니까요.(참고로 전체 흥행 1위는 뜻밖의 너의 이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막 추천하긴 그렇네요. 전통을 챙긴다고 CG와 요즘 감각을 섞으면서 고질라가 더 애매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우리나라에서 특촬물은 아무리 CG를 더했어도 낮춰볼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말이죠.ㅎ


[관련 링크: Movie.daum.net]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2 Comments
댓글쓰기 폼